삶과 이별의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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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이별의 오솔길
  • 관리자
  • 승인 2007.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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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빛나는 땅을 향하여 가리

우리는 한 번 나서 한 번 죽는다. 두 번 나서 두 번 죽을 수는 없다. 누구든지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가지고 한 번 뿐인 생애를 살아간다. 일생일사(一生一死)는 삶의 철학이요 철칙이다.
무한과 영혼 속에서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이 생애, 참으로 소중하기 이를 데 없는 목숨이요, 가장 존귀한 삶이다. 우리는 이 진리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 겸허한 자각에서부터 올바른 인생은 시작된다. 하나뿐인 생명과 삶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가. 한 번뿐인 내 생애를 무엇에 바칠 것이냐 하는 물음앞에 우리는 서야 한다. 이러한 자각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아무렇게나 살아가기 쉽다.
그는 자기의 삶을 무가치한, 꿈도 없고 이상도 없는 생을 살아간다. 권태와 공허감과 따분한 생각으로 지겨운 인생을 살아간다. 그런 사람은 사는 것이 권태롭고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올가미에 걸려 질질 끌려 다니게 된다.
아무 보람도, 감동도 없이 그날 그날 하품과 태만 속에서 살며, 그것은 살고 있으되 죽은 삶이나 다름없다. 그는 참다운 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흘려 보내고 있을 따름이다.
그것은 있으나마나한 인생, 부끄러운 삶, 낙제생의 인생이다. 나의 부모가 나를 낳아 기르면서 그런 삶을 살라고 키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간생애 최고의 날은 자기의 사명을 깨닫는 날이다.’ 스위스의 사상가 칼 힐티의 말이다.
그때부터 생은 새로운 길을 걷게되고, 자아는 깊은 차원으로 향상되고, 생활에는 바람직한 변화가 생기고 마음의 문이 열린다.
우리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나의 생명이 나의 사명을 바로 만나는 것이다. 자기의 사명을 발견한 사람은 그 사명 완수를 위해 이제부터 시간을 아껴써야 하고, 몸을 튼튼하게 해야 하고, 돈을 보람있게 써야 하고, 일을 착실하게 해야 하며, 자신을 위해 보다 학문에 치중해야 한다.
남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져야 한다. 삶을 알차게, 행동은 규모있게, 결심과 변화가 마음과 생활 속에 일어나야 한다.
사명을 자각할 때 새 사람이 되는 것이요, 새 인간으로 비약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삶은 충실해지고, 광채가 나고, 향기가 풍기고, 삶의 깊이가 생긴다. 근본이 서면 길은 스스로 생긴다. 나의 생명이 나의 근본을 만나고 찾아야 된다.
불경에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다.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뜻이다. 만남은 헤어짐의 시작이다. 헤어짐이 없는 만남은 없다. 이별 없는 해후(邂逅)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는 남이 없는 이별을 해야 한다. 죽음은 인생의 영원한 작별이다.
‘철학은 죽음의 연습이다.’ 소크라테스의 명언이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죽는 준비, 죽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언제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미련과 애착이 없이 태연자약하게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자리를 준비하는 것, 이것을 철학이라고 했다.
인간은 세상의 나그네다. 우리는 헤어지는 연습, 이별하는 준비, 작별하는 훈련 속에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인생…. 영원히 사는 인생이 아니라는, 간단하면서도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먼저 깊이 깨달아야 한다. 아집(我執)과 아욕(我慾)을 버려야 한다. 내 집, 내 물건, 나의 것 나의 소유라는 관념을 지워버리고 살아야 한다. 죽으며 밥그릇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인생이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 빈몸으로 간다’. 우리는 떠날 준비를 하면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인생은 만남이다. 그러나 동시에 인생은 헤어짐 그것이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만나고 미련없이 헤어져야 한다.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철리(哲理)를 깨닫는 것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지혜요, 삶과 이별의 오솔길이기 때문이다. 佛光

한영일: 「시조문학」「현대시학」지 추천완료, 「시와 의식」「문학예술」신인상 시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현재 서울시 공무원(서대문 구청)으로 재직 중이며 시집 「다박솔의 꿈」「별바라기의 합창」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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