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교단의 장래

 앞서 우리는 국가가 강성하게 되는 일곱 가지 조건을 배웠다. 일곱 가지 조건을 바르게 지켜갈 때 발지국이 비록 아무리 약소하게 보여도 결코 멸망하지 않으며, 또한 아사세왕이 아무리 강폭하더라도 일곱 가지 조건을 지키는 발지국을 어찌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 설법은 부처님께서 마지막 행각을 떠나기 직전의 설법이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나라가 멸하지 않는 도리를 말씀하시면서 불교교단이 걱정이 되셨는 듯 짐작이 간다. 유행경에는 곧이어 불교교단이 쇠망하지 않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교교단이 쇠망하지 않는 법문은 누가 청해서 설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셨다. 역시 당신이 멸도에 드신후의 불교 교단이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② 일곱 가지 쇠망하지 않는 법

 마갈타의 대신 우세(雨勢) 바라문이 돌아가자 세존께서 아난(阿難)장로를 불렀다. 그리고 왕사성 가까이에 있는 비구들을 무도 강당에 모으게 하였다. 이윽고 비구들이 다 모이자 세존께서는 곧 강당에 나아가시어 법을 설하시었다.

 『비구들이요! 나는 그대들에게 일곱 가지의 쇠망하지 않는 법을 말하리라. 잘 듣고 마음에 간직하도록 하여라.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자주 회합하고 모임이 많은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이 기대되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 함께 모이고 함께 일어서며 함께 승가가 하여야 할 일을 행하면 비구들은 번영하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 일찍이 정한 바 없는 일을 정하지 아니하고, 정한 것은 파하지 아니하며, 또한 정해진 배울 것〔學處〕을 잘 행하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 존경할 만한 장로들과 또 출가한 지 오래되고 승가에 아버지가 되고 도사(道師)되는 비구들을 존경하고 공양하며 그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하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 아란야(阿蘭若=한적하고 맑은 곳)에 머물기를 바라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하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 혼자 경영하며 머무를 때 사랑하는 수행자들이 오기를 바라고 또 이미 온 수행자가 있을 때는 그가 편안히 머물기를 바라는 등 그러한 착한 마음을 일으키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하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들 일곱 가지 쇠망하지 않는 법이 비구들 사이에 있고 비구들이 이 일곱 가지 쇠망하지 않는 법에 의하여 잘 교훈되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며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또 하나의 쇠망하지 않는 일곱 가지 법이 있으니 말하리라.

 비구들이 신(信)이 있고, 참(慚)이 있고, 괴(傀)가 있고, 다문(多聞)이 있고 굳건한 정진력이 있고 념(念)을 갖추고 지혜가 있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 일곱 가지 쇠망하지 않는 법이 비구들 사이에 있고 그것으로 잘 교훈되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하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또 하나의 쇠망하지 않는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비구들이 념(念)을 수습하고〔념은 잘 기억하여 잊어버리지 않는 것〕택법(擇法=법의 참된 여부를 관찰하는 것)을 수습하고 정진(情進)을 수습하고 희(喜=마음의 착한 법을 얻고서 기뻐하는 것)를 수습하고, 경안(經安=심신이 가볍고 편안한 것)을 수습하고, 정(定=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흩어지거나 흔들림이 없는 것)을 수습하고, 사(捨=고락을 여의어 기쁘고 근심스러움을 초탈하여 평등한 마음의 상태)를 수습하는 동안에는 비구들은 번영하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또 쇠망에 이르지 않는 일곱 가지 법을 말하리라.

 비구들이 무상(無常)을 수습하며 무아(無我)를 수습하며 부정(不淨)을 수습하며 고(苦)를 수습하며 사(捨)를 수습하며 탐(貪)을 여윔을 수습하며 또한 번뇌가 다 함을 수습하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하는 것이며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 일곱 가지 쇠망하지 않는 법이 비구들 사이에 있고 그것으로 교훈되는 동안에는 비구들 사이에 있고 그것으로 교훈되는 동안에는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또 여섯 가지의 쇠망하지 않는법도 말하리라. 잘 듣고 명심하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같은 청정행을 수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혹은 드러나게 혹은 은밀하게 항상 자비한 신업(身業)을 가지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 같은 청정행을 닦고, 사람들 사이에서 혹은 드러나게 혹은 은밀하게 항상 자비한 구업(口業)을 지니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 서로 청정행을 닦는 사람들 사이에서 혹은 드러나게 혹은 은밀하게 항상 자비한 의업(意業)을 지니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 이 법에 의하여 얻은 물건은 반드시 공평히 분배하지 않고는 먹지 않으며 편파심 없이 계를 가지고 청정행을 닦는 자들과 함께 분배하여 먹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 열반에 이르는 성스러운 견해를 가지고 그를 행하는 자는 틀림없이 고를 없앨 것으로 보며 그와같은 견해를 가지는 것을 혹은 드러나게 혹은 은밀하게 번영하고 쇠망하지 않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이들 여섯 가지 쇠망에 이르지 않는 법이 비구들 사이에 있고 또 그 법으로써 교훈되는 동안은 비구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망하지 않을 것이니라.』

  ③ 승가지속의 참된 법

 위에서 비구들이 번영하고 교단이 쇠망하지 않는 법을 여러 가지로 들어 보이심을 보았다. 오늘날의 우리의 생활과 오늘날의 불교교단 상태와 비추어볼 때 과연 어떠한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어긋남이 없다면 비구는 번영할 것이고 교단은 흥왕할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남이 있다면 거기에는 결정코 교단은 쇠약할 것이고 비구들은 폐실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우리들은 오늘날 개인으로나 교단상에서 벅찬 시련을 안고 있다. 불법은 영원하고, 이 땅에 불국토를 이룩할 불교 교단은 영원하여야 하고 그 핵심인 승가 또한 영원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불가불, 이 승가가 쇠망하지 않는 법문을 다시 되새기고 깊이 배울 것을 명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