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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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것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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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행자의 목소리

하루하루 어김없이 개미처럼 부지런히 열심히 움직이며 성실하게 생활하는 나의 남편이 있어서 행복하다.
남편과 함께 한 세월이 벌써 21년째 되고 보니 남편의 소중함을 더욱더 느끼게 되었다. 급한 성격을 타고난 남편이기에 나의 조그마한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남편을 원망도 많이 했다.
왜 저럴까? 맞벌이로 같이 고생하면서도 항상 나는 당하는 입장에 있다보니 남편을 원망하게 되었고 섭섭한 마음도 많이 가졌다. 하지만 남편은 나를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해 주었고 베풀어 주었다.
기독교 집안의 장남이면서도 나를 부처님께 귀의시켰고 불자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지금도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절에 보내주는 남편이 고맙기도 하다. 그런 남편의 진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내게 섭섭하게 했던 순간만 생각하고 원망했던 마음이 부끄럽다.
남편의 배려가 없었다면 어떻게 내가 불자로서 생활할 수 있었을까? 아무리 불교에 입문하고 싶어도 기독교 집안의 맏며느리라는 명분 때문에 냉가슴만 앓고 있지 않았을까? 지금은 오히려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절에 보내주는 고마운 남편이기에 더욱더 남편이 존경스럽고 고맙다.
때론 의기소침해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고보면 패기에 넘쳐 큰소리 치는 그 모습이 내겐 더 익숙한 것 같다. 남편은 30대 초반, 난 20대 중반에 만나 동반자로서 동거동락한 세월이 벌써 21년째에 접어들었다.
자존심 때문에 서로 양보하기보다는 서로 이기려고 하다보니 다툼도 많았었다. 한발 뒤로 물러서서 상대를 보면 서로 다툴 일도 아닌데 왜 지난 날은 한발 물러설 줄 모르고 다투었는지….
지금 남편은 50대 초반, 난 40대 중반에 접어들고 보니 남편의 소중함이 더해만 간다. 항상 부지런하게 열심히 살다보니 주위에서 성실하다고 칭찬을 들을 때면 더욱 남편이 고맙다.
밖에 나가서도 항상 자신감에 넘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 남편을 보면 든든하다. 의기소침해 질까봐 난 남편한테 큰소리 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자식들이 커갈수록 서로가 의지할 사람은 부부뿐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기며 남편한테 농담섞인 말로 내 마음을 전했다.
이제 우리 서로가 의지할 사람은 자식들이 아니라 우리 부부뿐이다. 앞으로도 서로 잘하자고….
남편도 그 말에 동감하는 것 같았다. 인생을 많이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이제야 남편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나와 인연 있는 사람 모두가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은 그래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힘이 들 때나 서로 힘이 되어주고 함께 할 남편의 소중함에 비할까 싶다.
오늘도 가족을 위해서 자전거 패달을 힘차게 밟으며 달리는 남편에게 찬사를 보낸다.
“언제나 변함없이 열심히 성실히 생활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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