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있수다] 포스트휴먼 시대 ‘넥스트 레벨’ 불교?
상태바
[이슈 있수다] 포스트휴먼 시대 ‘넥스트 레벨’ 불교?
  • 최호승
  • 승인 2022.08.22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광미디어는 뉴스레터 형식의 ‘이슈 있수다’에서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불교 이슈 있수다
1. 기계와 인간의 융합 시대에 불교

포스트휴먼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인간이 기계 혹은 기술과 결합하는 시대에 불교는 어떤 화두와 지혜를 제시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포스트휴먼 시대를 불교로 해석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있어요.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포스트휴먼의) 광야로 걸어가~ 저 너머의 문을 열어~
불교평론이 2022년 만해축전 일환으로 8월 26일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래와 불교’를 주제로 창간 23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열어요. 포스트휴먼 시대가 올 때 불교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을 가늠해보는 자리라고 해요. 포스트휴먼 시대라라는 “광야로 걸어가~” 불교는 “저 너머의 문을” 어떻게 열 수 있을까요?

어떤 주제들을 발표해?
포스트휴먼 개념부터 정치, 윤리, 생멸 문제, 섹슈얼리티 등을 불교적으로 해석하는 논의들이 이뤄진다네요. ‘포스트휴먼의 기본 이해와 주요 쟁점’(박수호 중앙승가대 교수)을 비롯해 ‘포스트휴먼과 불교 그리고 섹슈얼리티’(김봉률 동국대 교수),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과 동물의 상생과 공존’(허남결 동국대 교수), ‘몸속으로 들어온 기계, 몸을 확장하는 기계’(해인사 승가대학장 보일 스님), ‘포스트휴먼 시대와 불교의 역할’(해인사 국일암 감원 명법 스님), ‘포스트휴먼 시대의 생멸 문제’(이범수 동국대 교수) 등이 발표돼요.

영화 '공각기동대' 스틸컷
영화 '공각기동대' 스틸컷

포스트휴먼이 뭐야?
인간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술로 진화한 새로운 인류를 뜻해요. 최첨단 기술의 힘을 빌리면 인류의 새로운 진화 단계가 열린다고 믿는 관점에서 생겼어요. 인류가 더 나은 존재가 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게 새로운 과학기술 활용으로 정말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요. 하지만 이게 가능하다고 믿는 ‘지적인 운동’을 ‘트랜스휴머니즘’이라고 한다네요.

트랜스휴머니즘?
처음 트랜스휴머니즘 용어를 사용한 게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줄리안 헉슬리라고 해요. 그는 『계시 없는 종교(Religion without Revelation)』(1957)라는 책에서 “인류가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트랜스휴머니즘으로 지칭했어요. 이 믿음을 갖고 있는 이들이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인데, 이들은 과학기술을 잘 활용하면 인류가 자연이 부여한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한다네요.

나노기술, 셔터스톡
나노기술, 셔터스톡
영화 '외계+인' 스틸컷,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는 로봇처럼 변하기도 한다.
영화 '외계+인' 스틸컷,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는 로봇처럼 변하기도 한다.

그게 가능할까?
믿습니까? 트렌스휴머니스트들은 믿고 있어요. 파인 세라믹스 등 신소재나 바이오테크놀로지,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우주 산업, 제5세대 컴퓨터 등 새로운 첨단과학 기술이 있거든요. 분자 이하의 규모에서 물질을 다르고(나노), 생명의 기본 구성요소를 제어하며(생명공학), 뇌의 신비를 밝혀가는 과학이 놀랍도록 발전했어요.

미래에 인간이 어떻게 된다는 거야?
외국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를 보셨나요? 쉽게 말해 사이보그를 생각해도 돼요. 팔, 다리 등 인간의 육체를 기계로 대신하고 뇌파로 그것을 움직이게 한다거나 고치기 어려운 질병이나 노화를 기술적으로 막아낸 새로운 인류가 나올 수 있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 현재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비롯해 신체적 결함을 기술 발전으로 대체한 인류를 말해요. 실제 뇌와 기계 인터페이스, BMI가 1998년 개발됐고 뇌졸중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는 뇌에 이식된 BMI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게 했다고 해요. 2008년에는 BMI로 원숭이가 로봇 팔을 이용해 꼬챙이에 꽃힌 과일을 빼었다네요;;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스틸컷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스틸컷

포스트휴먼과 불교와 무슨 관계?
생로병사는 고통이에요. 불교에서 직시한 현실적인 문제이고요. 포스트휴먼을 꿈꾸는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이 고통을 과학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몸의 한계를 극복하고 노화와 죽음까지 언젠가는 이겨낼 것으로 기대해요. 인간에게 적용할 과학기술의 범위 관련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 등의 복합적인 갈등이 있겠지만, 대체로 불교는 과학기술의 적용을 포용하고 있어요. 육제적으로 초월적 존재를 언급하는 포스트휴먼의 빈 곳, 그러니까 정신적이고 내적인 초월을 불교에서 채울 수 있다는 게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의 관점이라네요. 생물학적 진화가 과연 윤리적, 도덕적 진화를 동반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이해를 돕는 영화가 있다면 추천해줘
아주 많아요. 뤽 베송 감독의 2014년작 <루시>는 특정 약물로 뇌 활용률을 100%까지 끌어올린 인간(스칼렛 요한슨)이 나와요. 최민식 배우가 나와 화제가 된 작품인데, 나중에는 생물학적 한계와 죽음을 뛰어넘어요(스포일러 주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도 있고, 2012년 개봉한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도 있어요. <인류멸망보고서>의 ‘천상의 피조물’ 에피소드에는 로봇이 깨달음을 얻고 인간에게 설법하는 장면도 연출됐고요.

이번 주 ‘이슈 있수다’는 월간 「불광」 2021년 연재 ‘트랜스휴머니즘과 불국정토’를 전적으로 참고했어요. 웹사이트 회원 가입 뒤 해당 연재를 클릭하면 더 흥미롭게 들어갈 수 있어요. 다음 주에도 쉽고 흥미로운 이슈로 찾아올게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