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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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합시다.
  • 관리자
  • 승인 2007.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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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란

몇 해 전에 입적하신 경봉대선사의 말씀이 생각난다.⌜선이란 어떤 것인가 ? 선을 선이라 하면 선이 아니요 선을 선이 아니라 해도 아니다. 선은 선이면서도 선이 아니고 선이 아니면서도 선이다.⌟얼핏 들으면 복잡하고 이해가 묘연한 말이다. 선은 그 자체가 공하여서 이름과 형상이 없으나 능히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이니 이룩된 모든 것이 그대로가 곧 선이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므로 만법․만행․만사 그대로가 온전히 선의 묘용이며, 선의 표현인 것으로 이해가 된다. 불교는 지혜 완성의 길이라고도 한다. 완전한 지혜를 열어 완전한 행복을 이루어 영원한 생명과 연결 지어야 하는 것이 곧 깨달음의 내용이 아니겠는가. 인간이 개인생활에 있어서나 사회생활에 있어서 파란을 가져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 어리석어서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부른다. 개인이나 사회가 악하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어서 망하는 길로 달리게 된다. 불교는 지혜가 지상이다. 불교의 가르침은 지혜를 지상으로 하고 지혜를 중심으로 열어간다. 부처님의 지혜로 생활할 때 개인은 깨달음이요 사회는 평화와 번영이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생활 전부를 부처님의 지혜 행으로 바뀔 때 이 세상은 깨달음의 세계로 바뀔 것이다. 임지왜란 때 이 충무공이 왜적을 앞에 두고 읊은 시 가운데⌜산을 보고 맹세하니 초목이 알고 바다를 향해 맹세하니 어룡이 움직이도다.⌟라는 싯 귀가 생각난다. 우국우민의 충정이 한 포기의 풀과 한 마리의 물고기와 대화 하고 있는 그 정신세계야말로 선의 경지라 아니할 수 없다. 
그의 세계는 나도 없고 너도 없었다. 주판인 나와 객관인 모든 대상이 서로 혼연일체가 되어 있었다. 밝고 맑아 무애 자재하여 아무 것에도 거리낌이 없는 세계가 곧 그의 마음에 펼쳐 있었던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완당 김정희의 난을 보아도 그에게는 그것이 하나의 선이 될 수 있었다.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자연을 의지해서 청초하게 피고 있는 그의 수묵화. 그것은 선으로써 닦은 그날그날의 충실한 생활이 있었기 때문이다. 혜능선사계서 법성사에 계실 때, 법당 앞 깃대의 기가 펄펄 나부끼었다. 여러 사람들이 제각기 깃대가 움직인 것이다. 아니다 바람이 부는 것이다 라고 논쟁이 일었다. 그때 선사께서 ⌜깃대가 움직인 것도 아니요 바람이 움직인 것도 아니다 당신들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렇다 이와 같이 주관과 객관을 부정 하므로써 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를 퍼 벌리는 데에는 오직 참선에 의한 자기 체험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곧 논리를 초월한 자기 스스로의 터득인 것이다. 현대생활인에게 참선이 요청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김 세 훈 <부산시 진구 범천 2동 1261-4번지 서울염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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