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이 깨침을 이룩한 후, 부처님의 말씀은 대략 2,500년이 지나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인도 서북부 갠지스강 유역에서 시작된 부처님 말씀은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전해지는 대부분의 불교 경전은 지금은 이슬람 문명이 주류를 이르는 중앙아시아와 실크로드를 넘고,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이르렀다. 수천km에 이르는 머나먼 길이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경전은 한문으로 기록됐거나, 한문을 다시 한글 번역한 것들이다. 한문으로 기록되기 전, 경전은 서역(西域) 승려의 손에 들려 중국으로 건너오거나 동북아 승려들의 구법(求法) 순례를 통해 전해졌을 것이다. 그 경전의 언어는 어떤 것이었고, 기록된 문자는 어떤 형태였을까?
통권 600호 발간을 기념해 월간 「불광」은 경전의 초기 모습을 찾아 나섰다. 가장 오래된 불교 문헌, 한문으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경전, 훈민정음(한글)으로 기록된 최초의 불교 문헌 등을 살펴봤다. 또한 중요한 불교 문헌들이 어떻게 발견됐는지, 어떻게 전해졌는지 추적했다.
조금은 낯선 단어와 문장을 마주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교 문헌은 2,000년 전인 기원 전후까지 소급되며, 한역 경전의 최고본(最古本)은 296년에 작성됐다. 빨리어로 조성된 현존하는 오래된 문헌은 5세기경으로 소급된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직후,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석보상절』을 조성했다.
책이 발간되기까지 심재관(상지대 교수) 필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전문적인 영역을 대중적 언어로 쓰기 위해 노력한 여러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2,500년 전의 부처님의 음성은 듣지 못하지만 2,000년 전의 글은 볼 수 있다. 2,000년이라는 시간과 6,000km라는 공간을 건너 우리에게 전해진 경전과 그 과정에서 변화된 경전의 모습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