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노트] 10. 마음이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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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노트] 10. 마음이전의 세계
  • 오코노기 케이고(小此木啓吾)
  • 승인 2007.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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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욕구 이전의 세계

오코노기 케이고(小此木啓吾)

  최근의 나의 연구는 『마음 이전의 세계』라고도 할 세계의 해명을 목표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가지가지 욕구, 사랑, 미움이라는 감정은 역시 이러한 성립을 가진 마음인 것이다.
  물론 생물로서의 인간차원에서의 본능적인 욕구와 충동은,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갖추어 있지만 그것이 정신적(심리적)욕구로써 본인에게 뚜렷이 자각되게끔 되자면 거기에는 하나의 성립이 필요하다.
  갓 낳은 아기는 어머니의 젓꼭지를 건드리고 거기에 입술을 가까이하고 그것을 빤다는 육체적인 반사운동의 전형을 갖추고 있지만 『젖이 먹고싶다.』라는 욕구는 만들어져 있지 않다. 몇 번이고 그와 같이 젓을 먹는 경험이 반복되어 그 경험과 쾌감이 결부되어 그런 것들의 기억이 생기면서부터 비로소 젖꼭지를 찾는 반사운동이 아닌 젖꼭지를 입술로 빠는 쾌감을 구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실은 같은 일이 남녀의 성욕에 관해서도 말할 수 있는 것으로써 남녀 어느 쪽도 성적인 반사 운동이나 감각은 육체적 차원의 것으로는 누구에든 갖추어 있는 것이나 그것이 남녀의 애정행위에 관한 여러 가지 이미지는 그것이 자기자신의 성 체험의 축적을 통해서 참된 의미의 성욕, 나아가서는 성애적인 욕구로써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가지가지 욕구라고 한말로 하지만 그것이 되는 생물로써의 인간의 육체적 생리적 소질(본능)이 쾌감의 체험 그 기억 그 체험을 재현하고자 하는 경향 등 이런 식으로 심리적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만약 이 과정을 궐할 때는 그 인간은 자기로서도 불가능한 육체적 생리적 변화에 몰리면서 그리고 그것을 자기의 정신적 욕구로서는 자각하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된다.
  왕왕 종래의 정신분석에서는 일정한 욕구가 투영해서 욕구불만에 빠져서 ... 라든가 어떤 종류의 욕구와 다른 욕구가 서로 엉켜서  ...  라든가 하는 말로 인간심리를 설명해왔지만 이런 설명은 자기 마음속에 『욕구』라 하는 것을 이미 만들 수 있었던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해당하지만 문제의 『욕구』 그것이 미성립인 인간(예컨대 정신분열 환자)의 세계에는 들어맞지 않게 되는 것이다.

  (2) 사랑과 미움의 분화
  같은 일이 사랑과 미움의 감정에도 해당된다. 왕왕 우리들은 남편이나 아내를 사랑하고 그리고 동시에 미워하는 그런 애정갈등에 괴로워한다고 한다. (이것을 안비밸러스 - 상반병존감정이라 하지만) 그러나 사랑의 마음의 발달도상에는 사랑과 미움이 뚜렷하게 분화된 감정을 갖기 이전의 단계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을 사랑한다고 할 경우에 마치 무엇을 먹든지 또는 마시든지 하는 것 같은 사랑하는 방식의 차원의 사랑이 있다.『먹어버리고 싶도록 귀엽다』
  그렇지만 이런 사랑은 상대방의 인격성을 부정하고 때로는 파괴해버리는 공격이기도 하다. 대체로 우리들은 무엇을 먹을 때 그것을 좋아할수록 먹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먹어버리면 그 물건은 없어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실은 이 단계에서는 사랑과 미움이 아직 나누어지지 않고 있어서 사랑은 동시에 파괴이고 공격인 것이다.
혹은 또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는 경우에 마치 그것은 그 물건(이나 사람)을 지배하고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 것 같은 사랑하는 방식이 있다. 이 경우도 실은 사랑이 동시에 지배이고 소유로써 상대방에서 보면 그것은 공격이나 속박 또는 강제다. 또한 이 단계에서도 사랑과 미움은 미분화인 것이다. 
  이러한 단계에서도 물론 미움이 일어나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미움같이 보이는 것은 생각대로 먹어지지 않듯이 집에 소유되지 아니할 때의 노여움이지 미움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상대의 인격성을 인정한 사랑이 성립할 때 비로소 그 인격에 대하여 향하는 것이 미움인 것이다. 그리고 이 단계가 되면 사랑과 미움은 뚜렷하게 분화된다.
  즉 위에서 보아온 데로 사랑과 미움의 갈등에 괴로워하는 이전의 세계 사랑이 동시에 상대의 파괴이든지 강제나 속박인 것 같은 그런 사랑 밖에 성립되어 있지 않은 인간세계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정신분열병자나 강박 신경증인 사람들의 세계에는 사랑이라든가 미움이라는 세계는 실로 아직 성립되어있지 않다. 저들에게 사랑을 말하고 미움을 추궁해도 그것은 저들의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3) 불쾌 원칙과 쾌감 원칙
  프로이드가 상악암(上顎癌)으로 죽을 때까지 16, 17년 동안 주치의를 맡았던 그의 마음의 벗이 연막스.슐 박사는 장차 그것이 인연이 되어 뛰어난 정신분석의가 되었는데 저들의 이론적 연구의 하나에 불쾌 원칙과 쾌감원칙을 구별하는 시험이 있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쾌감원칙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는 쾌를 구하고 불쾌을 싫어하는 자연의 본성이 있다라는 원칙이 있다. 인간이 성장함에 따라 『현실』에 즉 하여 쾌를 구하는 가지가지 『욕구』의 만족을 연기하며 도는 길을 따라서 그것을 충족할 때까지의 불쾌을 견딜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현실원칙이라 하나 쾌감원칙에서 현실원칙에의 발달이야말로 인간 마음의 발달이라고 프로이드는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슐 박사에 의하면 쾌감원칙 그것이 이미 성립하는 과정의 소산이다.
  사람이 쾌를 구할 수 있게 되려면 쾌의 경험과 그 경험의 기억이 성립되어 있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이미 일정단계의 『마음』이 거기에 존재한다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그 이전의 단계, 『그러한 마음』성립이전의 생물로써의 인간(예를 들면 갓난아기)에서는 쾌를 구하는 쾌감원칙은 미성립이고 다만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불쾌를 피하고 불쾌에서 도피하는 불쾌원칙 뿐이라고 한다. 갓난아기는 젖을 먹고 만복의 쾌를 구하는 욕구가 작용하기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고 공복상태에서 생기는 과잉자극에 따르는 불쾌 때문에 울며 그 해소를 구하는 반사운동을 일으킨다. 이 불쾌 해소의 반사운동이 어머니의 사랑과 젖꼭지를 물려주려는 행위의 결과 쾌를 낳고 그리고 차차 뇌가 발달하며 그 쾌의 기억이 성립해서 비로소 쾌감원칙에 의한 구애(口愛)(어머니의 젖꼭지를 찾는 쾌의 욕구)가 성립하는 것이다.
  역시 분열병환자 중에는 성욕을 일종의 생리적 자극의 발생에 따른 불쾌한 긴장 뿐으로써 체험하고 그 해소는 성적인 쾌감욕구의 충족은 아니고 이런 종류의 불쾌 해소로 밖에 경험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마도 쾌감원칙의 단계에서 불쾌원칙 뿐의 결국은 『心』이전의 세계에로의 퇴행이 일어난 때문이리라.

  (4) 미음이 되어있지 않은 기억
  같은 일이 기억에도 해당된다. 어린이가 무엇인가를 경험하고, 그 사실이 기억에 남는 경우와 어른의 경우에서는 그 의미는 퍽 다르다. 마음성립 이전의 단계의 기억은 막연한 단면적 사실이 늘어서 있는지 뒤섞인 기억이고 본인에게는 그 의미가 이해되지 않은 채로 있다. 예를 들면 부모의 다툼의 기억은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한 채 단면적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마음』이 성립한 뒤에는 이 기억을 새로이 회상하면 그 의미나 줄거리가 이어져 이해할 수 있게된다.
  예를 들면 어렸을 때는 어른에게 성적 유혹이나 장난을 당한 어린 여아가 그때는 그 의미가 모르는 채로 있다가 청년기의 성의 어떠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경험의 기억이 되살아나 그 의미를 알고 커다란 충격을 받으며 노이로제가 되는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사람 가운데에 이런 의미를 모른 채의 기억이 자꾸만 쌓여가면서 그대로 자라난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저들은 어떤 의미에서 마음으로써의 기억의 세계는 되어있지 않다고 말하게 된다.

  (5) 경상단계(鏡像段階)와 『눈들이기』이후
  블란서 쟉크.라캉은 어린 아기가 성장하는 가운데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자기 얼굴로 인식할 수 있는 단계를 경상의 단계라고 불렀지만 정신병은 이 경상의 단계이전, 즉 『마음』성립이전의 세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또 루네.스핏쯔 교수는 아기가 엄마와 그 밖에 사람을 식별할 수 있게 되려면 생후 8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고, 메라니.크라인은 자기에게 쾌를 주는 좋은 엄마와 불쾌감을 주는 나쁜 엄마가 같은 엄마라는 것을 알게되려면 생후 1년간의 커다란 고뇌가 아기에게 과해진 후라고 한다. 이들 정신분석학자들의 생각은 어떤 것도 마음이전의 인간의 세계, 아니 마음이전의 마음의 세계라고도 하여야 할 것에 대하여 우리들의 눈을 새로이 열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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