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이 언어들은 모두 하나의 언어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바로 라틴어입니다. 로마 제국에서 사용되던 라틴어가 여러 이유로 분화하고 변형되며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서유럽의 언어, 흔히 ‘로망스어’라고 부르는 언어들이 된 것이지요. 이중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는 특히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써 놓은 단어를 읽거나 발음을 듣고 있으면 하나의 언어에서 발전했다는 것이 여실해 보입니다.
저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공부한 적이 있는데, 이 비슷한 듯 다른 언어들을 비교하고 있으면 종종 근원이 되는 라틴어가 궁금해졌습니다. 그 라틴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로망스어가 된 것인지도요. 예를 들어 ‘시간’을 뜻하는 라틴어 ‘tempus’는 어떻게 스페인어 ‘tiempo’가 되고, 포르투갈어 ‘tempo’가 됐을까요?
요는 공부를 계속할수록 어떤 기원, 뿌리를 알고 싶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교에서 이런 근원은 바로 초기불교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초기불교의 교리와 수행법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길을 담은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초기불교는 붓다께서 직접 말씀하신 원음이다. 그리고 이후 나타난 불교는 붓다의 말씀을 시대와 지역 환경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표현한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초기불교가 불교의 원형이고 뼈대이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를 꿰뚫다로 기나긴 불교의 발달 과정을 하나로 정리한 등현 스님이 아직은 초기불교가 낯선 분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 붓다의 언어입니다. 교리가 어떻고 수행이 저렇고 하는 긴 설명조의 문장 대신 호흡 따라 부드럽게 읽히도록 운문 형식으로 엮었습니다.
“하나의 문장이라도 곱씹고 음미하면서 삶과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라는 등현 스님 말씀대로 손길 닿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편안하고 느긋하게 읽어 주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불교 이해의 뼈대가 단단히 세워져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