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에 보면 애지중지하던 아들을 잃고 다시 살릴 방법을 찾아 헤매다가 부처님을 찾아온 ‘끼사고따미’라는 여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처님은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서 겨자씨를 얻어오면 아들을 다시 살려주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끼사고따미는 이 집 저 집을 찾아 다니다가 부처님이 왜 겨자씨를 구해오라고 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죽음’은 자신의 가정에만 찾아온 것이 아니라 언제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말입니다. 이 일로 ‘무상(無常)’을 깨닫게 된 그녀는 출가하여 끝내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겨자씨를 찾아 나섰다는 부분에서는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이 있을 리가 없다는 걸 끼사고따미 역시 그 사실을 모를 리도 없을 테니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10여 년 전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난 뒤, 한 어른을 찾아뵈었는데, 그때 그분이 해주신 말씀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인데, 네가 조금 빨리 겪었다고 생각해라.”
이 한마디에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졌는데, 어째서 그랬는지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에서 다시 돌아보면 그때의 제가 아들을 잃은 끼사고따미와 같았겠구나, 싶습니다. 마음 한켠에서 ‘나에게만’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을 거라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그게 나에게 실제로 일어날 거라는 걸 ‘깨닫는’ 건 다른 거니까요.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를 통해 원영 스님이 알려주는 불교가 그렇습니다. 삼법인과 사성제, 팔정도, 연기, 중도, 바라밀 등, 일상 속 쉬운 언어와 공감이 가는 다양한 예시로 불교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요.,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과 함께라면 불교 공부가 어려웠던 사람도, 불교를 이제 막 접한 사람도 모두 ‘불교는 이런 것이구나!’ 하고, 단박에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