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자 동국대 초빙교수가 『불교평론』이 수여하는 뇌허불교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불교평론』 편집위원회는 “2022년 불교평론 뇌허불교학술상 수상자로 유근자 교수를 선정했다”고 11월 1일 밝혔다.
수상 저술은 『조선시대 왕실발원 불상의 연구』(불광출판사, 2022)다. 이 책은 왕실 발원으로 조성된 불상의 복장(腹藏) 유물 및 여러 관련 문헌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통해 조선시대 왕실발원 불상에 얽힌 이야기들을 2부에 걸쳐 풀어내고 있다.
1부는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상에 대한 총론이다. 조선시대를 조선 전반기(1392~1608), 조선 후반기 제1기(1609~1724), 조선 후반기 제2기(1725~1910)의 세 시기로 나눠,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상의 전반적인 흐름을 개관했다. 2부는 강릉 보현사 목조문수보살좌상, 오대산 상원사 문수전 목조제석천상,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완주 송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상, 봉원사 명부전 존상, 서울 옥수동 미타사 아미타삼존불좌상, 오대산 상원사 영산전 존상, 흥천사 노전 석조약사여래좌상 등 저자가 직접 참가한 왕실 발원 불상 복장 조사 결과를 정리했다.
심사위원회는 “불상들의 복장 발굴에 직접 참여한 ‘현장연구’의 실력이 이번 저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총 1,0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지면에는 각종 문화재의 사진자료가 풍부하기에 읽으면서 보는 책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라고 평했다. 이어 “소위 억불(抑佛)을 해야 한다던 조선시대 절대 권력층이 ‘어떻게·무엇 때문에’ 공공연히 계속해서 불상을 조성했는지 사료의 자세한 인용과 분석이 우선 학문적인 면에서 돋보인다”며 “발원문의 인용들을 보면, 학술적 글쓰기와 달리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독자에게 새삼스러운 감동하게 할 글쓰기”라고 뇌허불교학술상 선정 이유를 부연했다.
뇌허불교학술상을 수상한 유근자 교수는 덕성여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고 현재 동국대 예술대학 미술학부 불교미술 전공 강의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강원도・경기도 문화재전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가 있고, 공동 저서로 『간다라에서 만난 부처』와 『치유하는 붓다』가 있다.
“복장기록이 있는 불상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의 불교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아직 없었다”고 언급한 유근자 교수는 “조선시대 전 시기 동안 억불숭유 정책을 폈지만, 왕실에서는 지속적으로 불상 조성과 개금 및 중수를 통해 생로병사를 해결하려고 했다”며 “특히 세조, 광해군, 인조, 숙종, 영조, 정조, 순조, 고종 때 왕실 인물의 불상 조성 및 중수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상의 복장기록(腹藏記錄) 연구는 오래전부터 깊은 관심을 두고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주제”라고 밝힌 유근자 교수는 “복장기록은 불상을 이해하는데 단서를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누가 불상을 조성하고자 했으며, 그 목적은 무엇인지, 언제 만들었으며, 어디에다 불상을 모셨는지 등의 많은 정보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록의 분석은 연구 의욕에 커다란 자극제 역할을 한다”고 뇌허불교학술상 소감을 밝혔다.
뇌허 김동화 박사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자 매년 시상하는 뇌허불교학술상의 상금은 5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2월 말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