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전 미국에서 명상반을 시작한 지 벌써 7년이나 됐습니다. 우리가 하는 이런 명상반들은 모두 무료입니다. 그리고 종교나 인종, 나이, 숙련도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저뿐 아니라 미국 영화 스님의 많은 제자는 여러 다른 지역에서 여러 다른 언어로 명상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영화 스님께 왜 모두 무료로 진행하는지 물었습니다. 영화 스님은 예로부터 선종의 모든 조사 스님들도 대가 없이 가르쳤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선대의 조사 스님들의 정신을 따르기 위해서 그렇게 하신다고 말씀했습니다.

사실 한국이나 중국은 불교 역사가 길어서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사찰을 운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가나 신도들의 후원이 한국처럼 많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것도 훨씬 더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스승이신 영화 스님은 미국에서 15년이 넘도록 명상반을 지도해왔습니다. 우리 제자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많은 독려와 지원을 해주고 계십니다.

요즘 시대에 이렇게 무료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은 드물고 힘든 일입니다. 이런 게 그냥 당연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교회나 절도 활동을 하려면 전기세, 수도세를 내야하고, 인터넷, 핸드폰 요금도 내야 합니다.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어야 하고, 전철도 타야 합니다. 그런데 영화 스님은 어떤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우리를 끊임없이 가르쳐주셨습니다. 물론 스승님이 힘드셨을 거로 생각하며 늘 감사드렸지만, 이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출가한 후 피부로 더 와닿습니다. 처음 선 수행과 대승불교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을 땐 영화 스님이 얼마나 훌륭한 스승인지, 수행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걸 줄 수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스승님에게 배운 지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가르침들이 얼마나 깊은지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에서 명상반을 시작할 때 그랬듯 명상반을 하는 목표가 확실합니다. 더 많은 이들이 명상을 접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기회가 그들에게 바른 기반을 세울 수 있는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많은 이들이 명상과 선 수행을 통해서 원하는 걸 얻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이 과정이 수행입니다. 학생들은 참으로 다양한 문제들을 가져옵니다. 꽤 자주 저는 그들에게 줄 해답이 없습니다. 어떨 땐 나보다 나은 선생님에게 가도록 해줄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선(禪)을 수행해서 진전하면 실질적인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힘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선을 가르칠 땐 여러분이 명상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찾아오는 명상반 학생들은 초심자이든 숙련 명상가이든 재가인이든 스님이든 누구나 건강 문제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학생이 명상 수련을 통해서 건강을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불교에 대한 지식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나이가 많든 적든, 종교적 사람이든 아니든, 누구든 상관없이 지침을 따라서 꾸준히 노력하면 건강이 향상됩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미 아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명상의 기본자세로 결가부좌를 권합니다. 명상의 기반을 세우려면 가장 우선 아프고 불편한 것을 참고 견디는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결가부좌로 앉으면 발목과 무릎이 엄청나게 아픕니다. 그건 거의 누구나 다 겪는 일입니다. 대부분 처음엔 발목 통증이 제일 심합니다. 그런 후 무릎, 골반, 허리가 차례로 아픕니다. 사람에 따라서 속이 메슥거리거나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프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견디고 또 견디면서 다리를 풀지 않고 더 오래 앉으십시오. 그렇게 해나가면 기적처럼 건강이 회복됩니다. 법문을 듣지 않더라도, 특별한 호흡, 화두, 위파사나와 같은 명상법이 없어도 그냥 더 건강해집니다. 그냥 좀 더 오래 앉기만 하면 됩니다.

그냥 다른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픈 것만 참고 견디기만 해도 그 결과는 너무나 놀랍습니다. 물론 이런 어려운 자세 때문에 중도 하차하는 학생들도 꽤 많습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야 합니다.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십시오. 물론 명상이나 선 수행에 있어서 이것 외에도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바른 기반을 세우면서 마음을 열고 지혜도 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도 우선 건강이 회복돼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픔을 두려워하지 말고, 불편함을 피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명상의 기본입니다.

사진. 현안 스님 제공

현안(賢安, XianAn) 스님
출가 전 2012년부터 영화(永化, YongHua) 스님을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매년 선칠에 참여했다. 2015년부터 명상 모임을 이끌며 명상을 지도했으며, 2019년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했다. 스승의 지침에 따라서 2020년부터 한국 내 위앙종 도량 불사를 도우며 정진 중이다.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상주하며, 문화일보, 불광미디어, 미주현대불교 등에서 활발히 집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