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미디어는 4월 20일부터 4월 26일까지 문경 세계명상마을에서 열리는 제4회 간화선 대법회 선지식 법문을 웹사이트와 불광미디어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합니다.
오늘 법문은 행복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행복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돈, 명예 같은 작은 행복은 외부에서 찾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여러분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코로나 이전 웰빙, 웰다잉에 관심 많았습니다. 잘살다가 괴롭지 않고 편안하게 죽는 것을 웰빙, 웰다잉이라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힐링이 대유행이었습니다. 이 모든 유행의 중심에는 불교의 선(禪)이 우뚝 서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인생 잘살아서 죽어서도 잘 돌아가시려면 마음공부를 수행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태어나서 죽으면 어디로 향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이고, 진정한 행복은 어떻게 느끼며, 진정한 열반은 어떻게 성취하는 것인가. 누구나 해결해야 하는 본분사요 일대사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이 일보다 중요하고 심오한 일은 없습니다. 옛 어른들은 목숨 걸고 일생을 마쳤습니다. 이런 큰일 하려면 대단한 발심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부터 ‘발심해라, 발심해라, 발심 못하면 이 일을 성취 못한다’라고 하십니다.
발심이란 무엇이냐, 발보리심입니다. ‘보리를 꼭 이루고 말겠다, 성취하고 말겠다’라는 간절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참선(=간화선)은 발심해서 깨닫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이요, 열망입니다. 참선하는 이는 무엇보다 본래면목을 깨닫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만은 반드시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확고부동한 마음을 내는 것이 참으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음공부는 마음이 문제입니다. 잘 사느냐 못사느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자기 의지와 노력에 달렸습니다. 선가(禪家)에서는 발심이 굳건하다면 3일이나 늦어도 7일이면 깨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화엄경』에서는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마음 낼 때 문득 깨닫는다고 했습니다. 이 공부는 참으로 마음 내면 바로 그 자리에서 깨달을 수 있다는 게 한결같은 말씀입니다. 한번 훌쩍 뛰어서 부처님 경지에 올라가는 것이 바로 참선입니다. 발심이 즉 보리요, 열반이 될 수 있습니다.
화두 참구란 무엇인가. 간절하게 성심성의껏 끊임없이 의심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간절하게 해야 합니다. 옛 선사 말씀에 화두 참구는 간절함 한 마디만 요긴하다고 했습니다. 이마에 간절 절자를 써 붙이고 하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간절함은 무엇인가요. 절실하게, 성심성의를 말합니다. 여러분도 늘 간절한 마음으로 긴박한 마음으로 이 공부를 해결할 큰 뜻을 내시길 바랍니다. 간절한 마음은 어디서 생기느냐. 여려분은 이 더운 날 땡볕에 앉아서 (법문 들으며)건강하게 잘 인생을 살아가지만, 숨 한번 쉬었다가 못 쉬면 내생입니다. 부처님 말씀에 찰나에 900번을 생멸한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건강하고 젊고 큰소리 땅땅 쳐도 늘 순간순간 생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공부를 어떻게든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까라는 대명제를 갖고 참으로 애쓰고 애쓰는 분이 가장 잘사는 분입니다.
화두가 안 들린다, 어렵다. 괴롭다는 말을 예사롭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공부에 절실함이 없는 분들입니다. 이 공부뿐이라는 강한 의지가 없어서입니다. 화두 참구는 간절하게 하고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오직 자신을 바치고 인생에 진정한 길을 가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화두는 늘 쉼 없이 끊임없도록 노력하고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선의 장점과 효능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선을 하면 안심이 됩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엔 화두가 잘 안되고 어렵고 괴롭습니다. 그런 화두라도 어렵다 괴롭다 그런 생각만 마시고, 꾸준하게 애쓰고 애쓰다 보면 간절한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렇게 애쓰고 애쓰다 보면 일상에서도 놓으려야 놓을 수 없고 버리려야 버릴 수 없이 화두가 성성하게 들립니다. 거기서도 멈추지 말고 더 애쓰고 더 노력하면 화두가 들립니다. 자면서도 깊은 잠에서는 아직 안 되지만 화두가 살아있습니다. 몽중일여라고 합니다. 꿈속에서도 여여할 때가 있습니다. 거기서도 멈추지 말고 더 애쓰면 화두가 여실하게 덩어리가 됩니다. 그것을 의단이라고 합니다. 그럴땐 온 몸뚱이로 화두를 들게 됩니다. 나와 화두가 하나의 덩어리가 돼서 가나 오나 앉으나 서나 화두 덩어리가 왔다갔다 하는 경지가 됩니다
우리는 누구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화를 불쑥 내기도 합니다. 또 시기와 질투로 눈물 흘리기도 하고 불안과 공포로 벌벌 떨면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화두를 꾸준하게 들면 마음이 고요해 집니다. 번뇌망상을 피우려고 해도 떠오리지 않습니다. 마음이 덤덤합니다. 이러다간 바보가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꼬집어 보기도 합니다. 마음이 고요하고 고요해지면 아주 편안해집니다. 온 정신에서 상쾌함과 즐거움을 느낍니다. 너무 좋아서 자기를 억제하기 어려울 때도 오고, 몸이 너무 가벼워 새털처럼 느껴집니다. 환희심이 절로 납니다.
둘째 참선을 하면 지혜가 밝아집니다. 의정이 일어나 일체 번뇌망상이 끊어지고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화두가 더 깊게 들려서 아주 고요합니다. 흐리고 탁하고 어두운 마음은 사라지고 근본 자성이 서서히 드러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본래 부처입니다. 근본 바탕은 부처님과 똑같다는 겁니다. 본바탕이 같다라는 것은 부처님 같은 지혜와 덕상, 즉 자질을 가졌다는 이야깁니다. 맑아지면 그 근본 지혜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근본 지혜를 밝히는 것이 참선입니다.
학교에서 학문으로 배운 지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참선으로 마음을 깨치면 그 지혜는 한계가 없습니다. 비유건대 태양과 같습니다. 학문으로 얻은 지혜는 반딧불입니다. 참선은 젊을수록, 남보다 성공하고 출세하고픈 사람일수록, 머리를 쓰는 사람일수록 좋은 수행입니다. 여러본도 잘 해보시고 집안의 귀한 자식이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릴 때부터 잘 지도하면 큰 유산이 되고 가문의 영광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간화선은 생활선입니다. 간화선은 일하면서 수행하고, 수행하면서 일하는 수행입니다. 일상이 그대로 공부요, 공부가 그대로 생활이 되게 하는 것이 간화선이 특징입니다. 보통 명상한다 수행한다 하면 거의 앉아서 합니다. 그거도 좋지만, 간화선처럼 동중(動中)에서 하는 공부가 참으로 깊게 들어갈 수 있는 때가 많습니다. 일상에서 늘 선심을 잃지 않고 생활이 곧 선이요, 선이 곧 생활이 되게 하는 것이 화두선 간화선의 핵심입니다. 일과 수행이 둘이 아닌 재가수행의 길을 활짝 열어놓은 것이 화두선 간화선입니다. 참선은 자기와 화두가 하나가 되어 최상의 효과를 거두게 하는 생활선의 요체입니다. 그래서 일석이조, 일거양득입니다.
정진하다 진정한 의정 일어나 화두에 힘을 얻으면 움직이면서 공부하는 것을 익히는 게 좋습니다. 나와 화두가 혼연일체가 되면 화두가 간절해집니다. 일상에서 경계에 끄달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식구들을 위해서 하던 일이지만 싫증나고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화두가 순일하게 들리면 당당하고 여유를 가지고 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번뇌나 졸음이 많다거나 발심 못한 현대인에게 알맞은 수행이라 하겠습니다.
네 번째 효능은 건강입니다. 요즘 흔히 100세 인생 말합니다. 앞으로는 120세 이상도 얼마든지 살아가는 시대가 올 겁니다. 그렇게 건강 누리며 당당하게 살려면 수행을 반드시 하시라는 말씀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화두에 진정한 의정 일어나 순일하게 들리면, 마음도 몸도 고요한 상태가 되고 이때 은은한 법열을 느끼게 됩니다. 마음과 몸이 맑고 가벼워지면서 기분도 좋아집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도 느낍니다. 신진대사도 원활해집니다. 특히 신경 계통에 특효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수행해보면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심리적인 장애, 정신분열, 노이로제 등 어쨌든 그런 정신 질환들이 수행으로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예부터 수행이 지극하면 병약한 사람도 고목에 꽃 피듯이 건강 되찾는다고 했습니다. 건강하게 살아서 100세 인생을 바라고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보람 느끼시려면 수행 잘하시길 바랍니다.
당나라 시대의 조주라는 큰스님은 당시 수명 30세를 훌쩍 넘겨 120세까지 사셨습니다. 이 수행을 잘하면 흔히 생사를 자재한다고 합니다. 생과 사, 삶과 죽음을 마음대로 한다는 겁니다. 대단한 이야깁니다. 삶과 죽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분이 바로 도인이고, 화두를 타파한 대선사들입니다. 그 선사들 가신 옛 모습은 별의별 게 다 있습니다. 서서, 앉아서, 물구나무 서서 가신 분들도 있습니다. 죽음을 희롱하듯 멋지게 사시다가 가십니다. 여러분이야말로 진정한 삶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또 가실 때는 죽음에 대해서 확실하고 분명한 모습을 보이시길 바랍니다.
불가에서는 ‘아무개 스님 청안하십니까’라고 인사합니다. 맑은 청, 편안할 안 글자를 씁니다. 마음수행 잘해서 마음이 맑아 편안한 상태가 청안입니다. 화두가 잘 되는 상태, 동중에도 몽중에도 일여하고 의단이 되는 그런 상태를 말합니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화두가 들립니다. 화두만 들린 게 아니라 마음이 그렇게 고요하고 평화를 느낍니다. 화두가 안 되더라고 새벽에 화두가 들립니다. 그런 상태를 선정이라고 합니다. 선정의 상태에서 하루일과가 시작되도록 하십시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습니다. 화두선 잘해서 인생의 진정한 보람과 행복을 꼭 느끼시길 바랍니다.
무여 스님은 축서사 조실. 오대산 상원사에서 희섭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상원사. 송광사, 해인사, 칠불사, 망월사 등 전국 제방 선원에서 20여 년 수십 안거를 성만했다. 칠불사, 망월사 선원장, 조계종 초대 기초선원 운영위원장, 전국선원수좌회 대표를 지냈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축서사에서 전국 각처에서 찾아온 수행자들을 지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