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대법회 #1_대원 스님] “그대도 조주스님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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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대법회 #1_대원 스님] “그대도 조주스님 될 수 있다”
  • 최호승
  • 승인 2022.04.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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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간화선 대법회 시작 전 불법승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대중들
제4회 간화선 대법회 시작 전 불법승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대중들

1년에 단 한 번 산문을 여는 봉암사를 품은 희양산이 4월 20일 운집하는 사부대중을 안았다. 세계명상마을(선원장 각산 스님) 개원을 축하하고, 개원 기념 제4회 간화선 대법회 첫 번째 법문을 듣기 위해서다.

법석은 야단법석이었다. 세계명상마을 명상홀 앞에 스님의 법석이, 잔디가 깔린 마당에 사부대중의 자리가 마련됐다. 학림사 조실이자 오등선원 선원장,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대원 스님이 법석에 올랐다. 스님은 1986년 공주 학림사를 창건, 1995년 수좌를 위한 오등선원에 이어 2001년 시민을 위한 오등시민선원을 여는 등 평생 치열한 구도와 간화선 보급에 매진해왔다. 최근 대원 스님은 조계종의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 의장으로 추대됐다.

간화선 대법회 입재법문을 설한 학림사 조실 대원 스님
간화선 대법회 입재법문을 설한 학림사 조실 대원 스님

대원 스님은 애초 ‘생활 속의 선’을 주제로 간화선 대법회의 첫 번째 법석을 열 예정이었다. 현장에서는 달랐다. 간화선 대법회 시작을 알리는 화두를 던진 입재법문이었다. 주장자를 들어 3번 내리친 뒤 ”이미 법을 들어 설했고 마쳤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해를 돕고자 더 법문을 이어갔다.

”용수보살이 정법안장을 누구에게 전할지 고민할 때 가나제바가 왔습니다. 용수보살은 물 한 그릇 떠다 놓았고, 가나제바는 물에 바늘 하나를 빠뜨렸습니다. 그러자 용수보살은 정법안장을 가나제바에게 전합니다. 왜 물을 떠 놓고 바늘을 빠뜨렸을까요? 말 이전, 언어와 문자 이전에 서로 계합된 것입니다. 이것이 선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물을 떠 놓은 의지는 무엇이며, 바늘을 넣은 의지는 무엇인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역사 속에서 무수히 많은 문화를 발전시킨 이유는 살기 위해서입니다. 생이 무엇인가, 삶이 무엇인지 알아야 비로소 만족을 압니다. 철학, 예술, 문화, 종교 등 모든 것이 생이 존재하므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느냐, 어떤 삶이 참다운 삶인가요?
산과 바다는 메울 수 있지만, 인간의 마음은 채우기 어렵습니다. 전쟁 후 궁핍했던 우리나라는 현재 풍요롭습니다. 그런데 궁핍합니다. 만족하십니까? 뭔가 두리번거리면서 무언가를 찾고 있지 않습니까? 정신적인 빈곤에서 헤매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첨단과학의 시대에 풍요의 시대에서도 만족을 모르고 삽니다. 가난한 사람입니다.
대만족을 느낀 분이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자신이 무엇인지 낱낱이 파헤쳐서 영원한 대만족, 영원한 대행복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불성입니다. 불성 자체가 대만족이며 대행복이자 대지혜이자 대자비 그 자체입니다. 이 시대를 사는 여러분도 대만족을 누리고 사시려면 바로 자신에게서 찾아야 합니다. 불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바다를 건너려면 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불성을 찾는 방법도 그렇습니다. 그 방법이 참선입니다. 그리고 선지식을 꼭 만나야 합니다. 혼탁한 의식의 공해를 맑히고 깨끗한 불성으로 돌아와 영원한 생명으로 살아가는 게 그냥 되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불성을 확실히 깨달아 증득해 가는 방법에는 관법, 묵조선, 간화선 세 가지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관법은 기초적이면서도 과학적이라 초심자들이 수행하고 있고, 요약하자면 수식관과 자비관 사마타 위빠사나 등입니다. 주시하고 느낌을 알아차림하는 것입니다. 묵조선은 청정한 불성을 돌이켜 가만히 주시하는 것입니다. 회광반조라고 합니다. 본래 불성 마음자리를 돌이켜 비춰 바라보는 것입니다.
간화선은 바로 불성을 발견하는 지름길입니다. 묘결이요 비장이 바로 화두입니다. 어느 날, 학인이 조주 스님에게 묻습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무(無)!’ 물었던 학인은 그 한 마디에 불성을 깨달았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온 여러분이 ‘무’라고 했던 의지가 무엇인지 바로 알아들었다면 여러분이 바로 조주 스님입니다.
오늘 이 산승에게 개의 불성을 묻는다면 ‘무’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학인을 한 대 때리겠습니다. 그리고 ‘알겠느냐’라고 묻겠습니다. 모른다고 답한다면 한 마디 이르겠습니다. ‘구렁텅이 속에서 달이 뜬다.’ 오늘 자리한 사부대중이여, 이 우주를 듣고도 남는 보배가 어디 있는지 아시겠습니까? 희양산 봉우리는 높이 솟아서/ 만고에 움직이지 않는데/ 봉암계곡 흐르는 물소리는/ 저 계곡 밖으로 흐름이로다.”

제4회 간화선 대법회가 열리고 있는 문경 세계명상마을
제4회 간화선 대법회가 열리고 있는 문경 세계명상마을

간화선 대법회 선지식 법석은 4월 26일까지 이어진다. 4월 21일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영진 스님, 4월 22일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스님, 4월 23일 한국참선지도자협회 이사장 의정 스님, 4월 24일 축서사 조실 무여 스님, 4월 25일 석종사 조실이자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 4월 26일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이 차례로 법석에 오른다.

간화선 대법회의 모든 법석은 불광미디어 유튜브 채널에서 매일 오후 1시 라이브로 만날 수 있다. 단, 4월 23일 간화선 대법회는 ‘제18회 붓다 빅 퀘스천_순례, 새로운 나를 위한 발걸음’ 실시간 스트리밍 관계로 녹화 영상이 업로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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