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왕궁을 지켰던 해자가 30여 년 만에 국민 앞에 몸을 드러낸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는 “1984년부터 30여 년간 발굴조사와 2018년말부터 시작한 3년여간의 정비사업을 마친 경주 월성 해자를 31일부터 공개한다”라고 밝혔다.
경주 월성 해자(垓子, 적 침입을 막고자 성 주위를 둘러 판 물도랑 또는 못)는 1984년 시굴조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2021년까지 여러 번 발굴조사가 진행된 곳이다.
문화재청은 월성 해자가 방어기능에 조경적 의미가 더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기 전에는 땅을 파서 물을 채운 수혈해자(竪穴垓子, 4~7세기)였고, 통일 후에는 수혈해자 상부에 석축을 쌓고 물을 가둔 석축해자(石築垓子, 8세기 이후)로 변화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비를 마치고 공개될 해자는 지하의 수혈해자와 석축해자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상부층에 통일신라 석축해자 구조와 형태를 최대한 재현했다. 그래서 본연의 기능인 담수가 가능하도록 했다.
월성 해자 재현·정비사업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 중 하나다. 2018년부터 총 101억 원(지방비 포함)이 투입된 사업으로, 총 길이 550m(최대 폭 40m)에 이르는 규모다. 해자의 재현 외에도 관람객 탐방로와 경관조명, 순환식 용수설비 등이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남쪽으로는 자현해자 역할을 하는 남천이, 북쪽으로는 인공해자가 월성을 감싸는 모습을 재현해 월성 해자의 옛 기능과 모습을 회복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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