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뿜어도 괴롭고, 참으면 더 괴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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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뿜어도 괴롭고, 참으면 더 괴로운 ‘○’
  • 불광미디어
  • 승인 2021.07.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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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대신 희망이 있는 일묵 스님의 불교 강의

병의 원인을 없애면 치료할 수 있듯이,
화는 발생 원리의 고리를 끊어내면 사라진다.
화를 끊어낸 그 자리엔 비로소 지혜가 솟아난다.

 

 

며칠 전 불광출판사 SNS 채널에는 일묵 스님의 신간 『화, 이해하면 사라진다』의 출간 기념 이벤트로 퀴즈 게시물이 올라왔다. “내뿜어도 괴롭고, 참으면 더 괴로운 이것은 무엇일까요?” 나름 잘 만들어진 수수께끼라 생각했기 때문에 정답(?)인 “화”라고 답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예상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물론 다른 댓글도 있었다. ‘분노’, ‘짜증’, ‘스트레스’, ‘한숨’, ‘자책’, 심지어 ‘방귀’까지…(질문만 놓고 보자면 틀린 답도 아니다…).
이 댓글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책의 내용을 떠올렸다. 저자는 (댓글에 달린) 짜증이나 분노, 스트레스, 한숨, 자책… 이 모든 게 화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보통의 경우 ‘화’라고 할 때 대상에 대하여 미워하는 감정, 분노, 적의 같은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화는 ‘정신적 불만족을 동반’하고 ‘대상을 싫어하는’ 마음으로, 그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넓다.

저자 일묵 스님이 말하는 ‘화를 다스리는 지혜’의 가장 큰 핵심은 ‘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철저히 통찰할 때 화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화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이해함으로써 내 마음에 일어나는 화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화의 원인과 발생 원리에 대한 앎을 바탕으로 화가 일어난 마음을 통찰해 화와 화의 원인이 되는 해로운 마음이 나의 삶을 위험에 빠트린다는 걸 깨닫는다. 이것이 화를 다스리는 수행의 가장 큰 핵심이다. 책의 비유를 들어 생각해보면 독약이 나의 생명에 해로운 것임을 알아 그것을 먹지 않게 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 별거 아닌 것 같은 수행의 과정은 매우 어렵다. 우리는 바깥 대상을 보고 관찰하는 데 익숙하지만, 내면에 주의를 돌려 마음을 관찰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난한 과정이라 할지라도 저자는 책으로부터 얻은 지혜와 수행법의 실천을 간절히 독려한다.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는다 한들 환자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병이 낫지 않듯 화도 마찬가지다.

화는 단지 지식으로 안다고 버려지지 않습니다. 화를 버리는 방법을 배웠다면 그것을 자신에게 일어나는 화에 적용해서 화가 버려질 때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배운 대로 실천하여 화가 실제로 버려졌을 때 지식은 비로소 지혜가 됩니다. _ 본문 중에서

처음 자전거를 탈 땐 넘어지고, 다치고, 단 몇 미터도 전진하지 못할지언정 연습을 거듭할 때 어느 순간 자유자재로 몰 수 있게 된다. 화를 극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행의 시간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순간순간 일어나는 화로부터 벗어나는 지혜는 견고해질 것이고, 평온한 마음을 되찾는 데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서툰 위로의 말을 건네진 않는다. 대신 지금까지 수행자로 살아오면서 배운 것, 경험한 것을 총동원해 화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여러 지혜와 방법을 전한다. 제법 딱딱한 메시지라 여겨질 수 있지만, 저자의 한 문장 한 문장에는 화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을 향한 연민과 우리의 가능성을 신뢰하는 따뜻한 시선이 묻어난다.

화를 버리는 일은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누구라도 바른 방법에 따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어렵지만, 분명히 가능한 일입니다.
(…)
현재 자신의 모습이 부족하더라도 자신을 싫어하거나 원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면을 알았다면, 그것을 채우기 위해 바르게 노력하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보다 훨씬 좋고 훌륭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_ 본문 중에서

조건과 상황이 갖춰지면 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화를 화로 대처하는 건 어리석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런 화를 알아차리고 원인을 이해하면 화는 지혜가 된다. 화를 행복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도록 할 것인지, 장애물이 되도록 할 것인지의 열쇠는 우리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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