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북경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공식 일정을 마치고 일행과 함께 관광을 겸해 인근 지역에 멀지 않은 계단사를 찾았다. (…) 가람의 역사보다 더 시선을 끈 것은 1,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묵었다는 백송인 구룡송(九龍松)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경내 여기저기 있는 몇백 년 된 백송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 더 놀란 것은 뒷산에 있는 나무 숲이 전부 백송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의 문화 충격이었다. 애지중지하며 돌보고 있는 조계사 경내에 단 한 그루뿐인 백송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 『낡아가며 새로워지는 것들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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