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경북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五層模塼石塔)’을 경북 유형문화재 제12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모전석탑은 흙으로 구운 작은 벽돌을 촘촘히 쌓아 올린 벽돌탑으로 경상북도 북쪽 지역인 영양읍 현리의 반변천(半邊川)과 가까운 평지에 자리했다. 옛 사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사지 주변에서 출토된 용문(龍紋) 문양의 암막새, 탑의 치석(治石, 돌을 다듬음) 형태와 문설주(문의 양쪽에 세워 문짝을 끼우게 만든 기둥)의 인동문(忍冬紋, 꽃무늬와 덩굴무늬가 조화를 이룬 무늬),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보고서 등으로 신라 말 고려 초로 추정하고 있다.
이 탑은 크게 기단부(基壇部, 터보다 한 층 높게 쌓은 단 부분), 탑신부(塔身部, 몸돌과 지붕인 옥개석을 차례로 얹은 각 층 부분), 상륜부(相輪部, 불탑의 꼭대기 부분)로 구성됐다. 1층 탑신은 12단으로 축조했고 남면에 감실(龕室, 작은 불상을 모신 곳)을 뒀다. 감실은 화강석으로 된 장대석으로 좌우 문설주와 상·하인방(引枋, 기둥과 기둥 사이, 문이나 창 아래위로 가로지르는 부재)을 놓아 문비(門扉, 석탑 초층 탑신부에 조각된 문짝)를 설치했다.
특히, 좌우의 문설주는 표면에 당초문(唐草紋, 덩굴무늬)의 문양을 새겨 넣었다. 벽돌모양으로 석재를 다듬을 때 각진 위치에 자리한 모서리돌을 둥글게 처리하여 탑의 조형에 부드러움을 주고자 했다. 이러한 사례는 다른 석탑과 전탑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다.
탑신부는 5층이며 2층부터 급격한 체감(遞減, 탑이나 건축물 등 여러 층으로 된 구조물의 옥개부 끝단부가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정도와 그 비례)을 두었고, 경북 지역 모전석탑의 체감비와 유사한 81도를 유지하고 있다. 경사각 81도는 각층의 지붕 끝단부를 아래부터 가상의 선을 연결했을 때의 각도를 의미한다.
특히 영양 지역에 국보 제187호로 지정된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보다 규모는 작지만, 동일한 재료 사용, 5층이라는 모전석탑 계열 형식, 남쪽에 설치한 감실, 체감비 등 유사성을 띠어 같은 양식을 계승한다고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에서 확인된 바, 4층 일부까지 남아 있는 모습이었으나, 이후 1979년에 해체 복원 과정에서 5층으로 복원했고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기단 등의 주변 보수정비 공사를 진행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며 “해체보수 과정에서 기단부와 옥개부 일부가 변형된 부분은 아쉽지만, 경북지역에 집중된 모전석탑 계열의 탑으로 희소성과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 충분히 보호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동안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