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의운하] 부산 복천사 회주 혜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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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의운하] 부산 복천사 회주 혜문 스님
  • 최배문
  • 승인 2016.03.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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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필부동心動筆不動 붓은 그대로 있고 마음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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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복천사 회주. 호는 천연天然. 1945년 경북 청도 출생. 1961년 도해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1969년 해인 강원을 졸업했다. 현재 부산 복천사 회주이면서 지리산 자락인 산청에 천연산방天然山房을 두어 천도재와 점안식에 필요한 장엄물을 직접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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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1962년 겨울 서울 조계사에서 종정이셨던 동산 스님을 시봉했다. 추운 겨울날 24시간 구공탄을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당시 6원이었던 구공탄을 한 번도 꺼뜨리지 않았다. 노장은 그런 혜문 스님을 기특해했다. 오후 불식했던 노장은 구공탄으로 끓인 물로 정확하게 10번을 세수했다. 한 번도 틀리지 않았다. 그 물로 뒷물했고 양치했다. 깨끗함과 더러움은 상相일 뿐이다. 그렇게 2년을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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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해인강원 10기로 입방했다. 자비량自備糧. 당시 학인들은 자기 먹을 것은 자기가 가지고 왔다. 입방하는 날, 사하촌에서 우연히 낯선 스님 한 분과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음식에 멸치 젓갈이 나왔다. 까까머리 행자를 좋게 봐줬는지 “맛있다. 먹어봐라.” 하며 반찬을 내밀었다. 나중에 그 스님이 대율사인 일타 스님인 것을 알았다. 입방 후 의무로 3개월간 산감山監을 했다. 절 주변에 산림이 오늘날처럼 보존된 것은 절집의 산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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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부처님 점안식 장엄물 중 팔엽, 금강저, 법륜, 다라니, 열금강지방지도列金剛地方之圖, 조상경진언造像經眞言 등을 창호지로 직접 만들고 붓으로 쓴다. 근래에 점안식 장엄물은 모두 인쇄된 것으로 사용한다. 조악하다. 스님은 7일 동안 쉼 없이 이 작업에 몰두한다. 창호지를 접어 가위로 팔엽과 금강저 형상을 쓱쓱 오려낸다. 지금은 건강이 좋지 않아 손이 떨린다. 그만큼 집중력이 더해진다. 흐트러짐이 없다. 무수히 반복된 동작이다. 심동필부동心動筆不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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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49재 요청이 왔다. 36년 전 처음으로 천도재를 지냈다. 경남 지역 특유의 염불 째가 울려 퍼진다. 건강이 허락되면 재를 나갔다. 재를 부탁하는 절은 대부분 가난한 절이다. 절의 형편을 알기에 스님은 웃으며 받아들인다. 삼신이운三身移運, 관욕灌浴, 지장청地藏請, 시왕청十王請, 전시식奠施食은  49재에 꼭 필요한 의식이다. 3시간 정도 재를 지내면 몸이 먼저 알아챈다. 홀로 짐을 꾸리고 다시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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