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자는 모든 속박을 불같이 태우면서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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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자는 모든 속박을 불같이 태우면서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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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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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과 선(禪) 5 / ‘새벽형 인간’이 성취를 이룬다


지난 해 필자는 한 고등학교 선배님을 뵙고 많은 감화를 받았다. 그 분은 연매출 250억원의 유망 중소기업 전무이사였는데, 가톨릭 성당에 다니는 그 분은 보기만 해도 신뢰가 가는 얼굴이었다. 특히 2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항상 1등 출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동네 뒷산에서 운동을 한 후 직원들보다 1시간 30분 정도 먼저 출근해서 하루 업무를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 신입사원 시절부터 1등 출근을 하다 보니 회사 경비원, 청소하시는 분들부터 동료직원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란 인정을 받았다. 게다가 부서간 업무협조가 원활할 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면에서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필자는 그 분을 통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는 서양 속담과 ‘아침형 인간’이란 신조어를 떠올렸다. 실제로 역사 속의 영웅과 위인들은 물론 성공한 경영자나 정치인, 학자, 엔지니어 등 탁월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대부분 아침에 깨어있었던 사람들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영업맨, 날로 번창하는 점포의 주인, 사내·외의 신망을 받는 직장 상사 등 성공적인 삶을 끌어가는 이들의 아침은 한결같이 맑고 활기차다.

성공한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고 책을 읽는다
성공한 사람들이 대부분‘아침형 인간’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빌게이츠 회장은 새벽 3시에 일어나며, 제너럴 일렉트릭(GE) 전 회장인 잭 웰치의 업무 시작 시간은 아침 7시 30분이다. 세계 최고의 갑부들이 이렇다 보니, 미국에서는 “차가 좋은 순서로 아침 출근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몇 해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TV프로그램, ‘성공시대’의 진행자는“출연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고 책을 읽는다는 점”이라고 요약했다. 월간 「현대경영」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 CEO들은 평균 새벽 5시 54분에 일어나고 7시 47분에 출근하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들이었다.
아침 시간의 활용은 경영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지 오래다. 각종 조찬 모임이 성행하고 있으며, 새벽 시간을 이용, 건강을 위한 운동과 명상 등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면,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는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은 아침마다 불교방송을 들으며 15분간 명상을 한다. 도브 샴푸로 유명한 유니레버코리아의 이재희 회장은 새벽 4시 30분 기상해 1시간 정도 명상과 참선으로 시간을 보낸다.
최고경영자 출신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소위 ‘얼리 버드(early bird: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국무회의를 종전보다 1시간 30분이나 앞당겨 오전 8시부터 열고,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청와대는 일요일 아침에도 수석 비서관 회의를 연다.
이처럼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회자된 것은 2004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밀리언셀러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책은 문명이 야행성 인간을 양산하고 있는 시대에,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몸과 정신에 가장 바람직한 습관임을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를 통해 제시한 책이다.

깨어있는 자는
빠른 말[馬]이 느린 말을 앞지르듯이 나아간다

이런 ‘아침형’ 아니, ‘새벽형 인간’에 걸맞는 분들이 바로 스님들이다. 새벽 2~3시면 일어나 도량석을 하고 예불을 올리는 쉼 없는 정진이 바로 출가자의 삶이다. 스님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일과이지만, 재가자보다는 훨씬 적게 잠을 잔다. 특히 부처님의 하루 일과 중 잠자는 시간은 불과 1시간에 불과했다. 그것도 마음을 챙기면서 말이다.
나라타 존자(Narata Maha Thera)의 『부처님과 그의 가르침(Buddha and his teachings)』에 따르면, 부처님의 새벽 2시에서 6시까지의 시간은 4단계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시간은 경행(經行)을 하신다. 이것은 가벼운 육체적 운동도 된다.
두 번째, 3~4시 사이는 위빠사나로 마음챙김하며 오른쪽으로 누워 주무신다.
세 번째, 4~5시 사이는 아라한의 삼매에 들어 열반의 적멸 상태를 이룬다.
네 번째, 5~6시에는 대자비 삼매에 들어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를 방사하여 중생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풀어주신다. 이때는 당신이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불안(佛眼)으로 보고 찾아가서 도와주신다.

부처님은 늦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천상에 있는 천인과 브라만들에게 설법하는 등 하루 종일 가르침을 전하며 빈틈없이 보내셨다. 팔순 노인이 될 때까지 모든 중생에게 평화와 자유를 주기 위해 끊임없이 쉬지 않고 활동하셨으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하루 24시간 깨어있는 삶을 사신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잠을 줄이고 부지런히 정진할 것을 당부하셨다.

“게으른 무리 가운데서 부지런하고 잠자는 무리 사이에 깨어 있는 어진 이는, 빠른 말이 느린 말을 앞질러 달리듯이 나아간다. 제석천신은 부지런함으로써 모든 신의 으뜸이 되었다. 부지런함을 즐기고 게으름을 두려워하는 수도자는, 크고 작은 모든 속박을 불같이 태우면서 전진한다. 이러한 수도자는 열반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 법구경

아침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은 하루를 지배할 수 있고, 하루를 지배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다스리고 경영할 수 있다. 일과 가정, 여가생활의 균형을 지킬 줄 알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침 햇살’ 같은 불자(佛子)가 되자. 부처님을 닮아가는 삶은 깨달음이나 성공을 구하지 않아도 이미, ‘부처 아들’로서 부처 행을 하는 완성의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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