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청정(淸淨)과 16단계 지혜(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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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청정(淸淨)과 16단계 지혜(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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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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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설법 아짠 마하 부와의 수행법문 - 열두 번째 법회(3)


이 글은 태국을 대표하는 위빠사나 대선사, 아짠 마하 부와가 영국을 초청방문하여(1974년 6월) 설한 법문과 질의 응답들을 수록한 수행법문집, 『The Dhamma Teaching of Acariya Maha Boowa in London』 중,
열두 번째 법회의 질의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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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견해의 청정(見淸淨)
마음청정을 통해 알아차림이 순일해지면 매순간의 알아차림마다 정신과 물질을 구별할 수 있는 통찰지혜가 발현됩니다.

1) 정신과 물질을 구별하는 지혜
대상에 대한 마음집중에 숙달되면 대상의 물질적 현상과 그것을 알아차리는 정신적 과정을 구분하여 볼 수 있게 됩니다. 호흡수행 시에는 배가 일어나고 꺼지는 것은 물질적 현상,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마음(정신)입니다. 마음의 대상에 대한 생각과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둘 다 마음입니다.
이 지혜가 성숙되면 몸(물질)과 마음의 현상과 이를 ‘아는 마음’을 입체적으로 포착하게 되므로 삿된 견해인 상견(常見: 영혼이나 개아가 영원하다는 견해)과 단견(斷見: 물질과 마음은 죽음과 함께 소멸한다는 견해), 유신견(有身見: 몸과 마음을 ‘나’라고 믿는 견해)에서 벗어나, ‘나’라는 개아는 단지 끊임없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물질과 마음의 복합적 혼합물에 불과함을 알아차리는 ‘견해의 청정’에 이르게 됩니다. 이 단계부터 비로소 위빠사나가 시작됩니다.

4. 의심을 극복하는 청정
‘견청정’으로 정신과 물질을 구별하게 되면, 모든 생각이나 행위에서 정신과 물질의 원인(조건)과 그 결과를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일어납니다.

2) 원인(조건)을 식별하는 지혜
수행이 깊어지면 몸의 움직임에 선행해서 일어나는 마음의 의도를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알아차리는 마음이 물질적 과정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간파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모든 현상(결과)들은 원인(조건)을 갖게 마련이며, 이 원인과 결과들은 연기(緣起), 업(業), 찰나에 의해 발생됩니다.
연기에서는 사성제(四聖諦)에 대한 무지가 올바른 알아차림을 방해해 윤회의 원인이 됩니다. ‘유신견’의 착각이 집착을 수반한 의도와 행동을 일으켜, 몸과 마음(名色)이 6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여(受) 애착(愛)을 일으키면서 생사(生死)를 되풀이하는 것이 12연기의 과정입니다.
업에 의해 발생되는 원인과 결과는 인과응보의 법칙을 따릅니다. 즉, 모든 물질적-정신적 현상들은 그 이전에 일어난 과정들에 의해 조건지어지며, 무지와 갈애, 집착이 일으킨 과거 업의 결과인 것입니다. 따라서 실재하는 것은 오직 원인과 결과의 끊임없는 흐름뿐입니다.
찰나에 의해 발생되는 원인과 결과는 실제 수행 시에 알아차리는 순간마다 발생합니다. 일례로, 호흡수행 시에 배가 팽창함을 알아차리는 순간의 원인은 숨을 들이마시려는 의도이며, 들숨은 그 결과입니다.
이처럼 알아차릴 때마다 그 원인과 결과를 식별할 수 있게 되면 모든 현상들은 원인과 결과로 조건지어진 것들일 뿐 독립된 ‘개아(個我)’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수행을 방해하는 모든 ‘의심을 극복하는 청정’에 이르게 됩니다.

5. 도(道)와 비도(非道)를 아는 청정

3) 현상을 바로 아는 지혜
원인을 식별하는 지혜가 성숙되면 모든 관찰대상에서 처음, 중간, 끝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즉, 대상이 일어나 지속되다 사라지는 현상의 3단계와, 하나의 대상이 사라져야만 그 다음 현상이 일어남에 대한 알아차림입니다. 그리하여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무상(無常)을 통찰하게 됩니다.
무상의 관찰은 상상이나 이론이 아니라 실제 현상들에 집중해서 관찰해야 합니다. 먼저, 관찰대상이 명확해지도록 집중하여 그 대상이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일어나는지, 일어난 순간 어떻게 유지되고 어떤 기능을 하다가 왜 어떻게 사라져 버리는지를 빠짐없이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일례로 마음의 작용에서 무상을 관찰하려면, 그 마음상태가 어떤 생각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으며, 그 생각은 무엇 때문에 어떻게 일어나서 변화하다가 왜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관찰해야 합니다.
이렇게 무상을 자각하게 되면 일어난 것은 소멸하기 마련이라는 괴로움(苦)과, 모든 존재는 단지 오온(五蘊)의 집합일 뿐이라는 무아(無我)를 동시에 꿰뚫어보게 됩니다. 이 통찰지혜가 ‘현상을 바로 아는 지혜’입니다.

4) 생멸(生滅)의 지혜
조건들이 일어날 때 형성된 것들이 어떻게 일어나서, 조건들이 변할 때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끊임없이 수관(隨觀)하다보면 ‘생멸의 지혜’가 발현됩니다.
찰나에 일어나는 이 지혜를 계발하려면, 일어남(현상의 일어난 원인과 순간)만을 관찰하거나, 사라짐(현상의 사라지는 원인과 순간)만을 관찰하거나, 일어남과 사라짐(현상의 일어남과 사라짐의 원인과 순간)을 동시에 관찰합니다. 일어남과 사라짐의 관찰은 일어남의 원인과 결과, 사라짐의 원인과 결과를 차례로 관찰한 다음, 그 원인과 결과의 무상함을 관찰해야 합니다.
이 같은 관찰이 예리해지면 몸과 마음의 모든 현상들을 명확히 분리해서 수관할 수 있게 되므로, 무상·고·무아가 순일하게 관찰되면서 통찰지혜(위빠사나)의 10가지 경계들이 나타납니다: ① 광명(光明) ②지혜 ③희열 ④경안(輕安) ⑤행복 ⑥확신 ⑦분발(정진) ⑧확립(마음챙김) ⑨평온 ⑩욕구(위빠사나에 대한 집착).
이들 중, 광명과 욕구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로운 현상들이지만 수행자가 이들에 집착하게 되면 장애가 되므로 ‘경계’라고 이릅니다. 서툰 수행자는 이러한 경이로운 경계들이 일어나면 드디어 도과(道果)에 도달했다는 착각에 빠져 이 경계들을 즐기느라 수행을 중단해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수행자는 이 경계들이 수행향상의 부산물임을 알아차려 이들 또한 삼법인(三法印)으로 수관함으로써, 들뜸이나 집착 없이 계속 수행에 전념할 것입니다.
이처럼, 10가지 경계들이 도(道)가 아님을 꿰뚫어보고 이 ‘감미로운 오염원’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정진하는 것이 ‘도(道)와 비도(非道)를 아는 청정’의 단계입니다.

-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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