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 400호 축시
돌계단마다
종소리 스미고초록 생명들
서서히 웃음 꽃 터뜨리는 시간바다 속 수심 천 리에도
향기로운 피가 도는 날세상 모든 구김살
세상 모든 설움과 어두움들
부처님의 가피로 말갛게 씻어내려고
조용히 두손 모아 피어난 ‘불광’숲속을 퍼져가는
푸른 메아리 되어
어느덧 눈부신 400개의 연등이 되어
사람 마음 갈피마다 걸려있네꿈결처럼 백상을 타고 오신
햇살 같은 부처님의 진리를
땅 위의 생명들에게
솔향내로 퍼뜨리고돌계단마다 스미는
종소리 속에
눈부신 400개의 ‘불광’으로 빛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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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_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하여 등단하였다. 우리나라 대표 여류시인으로 『남자를 위하여』, 『오라, 거짓 사랑아』,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나는 문이다』 등 11권의 시집을 냈으며, 미국에서 출판된 영역시집 『Wind Flower』를 비롯해 독역시집, 알바니아어시집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아이오와대학 국제창작프로그램을 수료했다.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 고려대 문창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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