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골짜기] 가을 유감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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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골짜기] 가을 유감有感
  • 신사현
  • 승인 2008.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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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골짜기

  별들의 대화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성큼 다가선 가을은 구멍이 송송 뚫린 머리로 훌훌 바람을 지나가게 한다. 무수한 상념들로 밤을 새우던 시절이 생각나고…… 이밤을 쉬 잠들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 때문인지? 어쩌다 고향을 떠나  온 하나의 별은 늘 슬픈 상념으로 빠져들던 어린 시절이었다.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본래부터 슬픔을 갖고 태어나 슬픔을 안고 살다가 슬픔만 두고 가는거라』던가. 그러나 절실한 고뇌속에서 오랜시간의 방황은 끝내 나를 부처님과 만나게 했고 부처님을 만남으로 나는 새로운 나의 길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터져나오는 환희를 억제할 수 없었다. 내가 여기 있음을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것인지? 부처님을 만남이, 보기만해도 웃음이 터지는 착한 친구들의 만남이, 항상 내 영혼을 맑은 수정알로 채워주시는 스님들의 만남이 너무도 고맙고 즐거운 것이다.
  가을은 약한 인간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외로운 이들을 더욱 외롭게 한다. 왜 그럴까? 인간이 자신의 자신을 모를 때 무언가 모르는 슬픔을 느끼게 된다. 갈 길을 모를때 더욱 막막해진다. 그래서 『자아상실이 중생인거라』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늘 슬퍼진다던 친구야, 이 가을엔 슬픔의 언덕을 넘어 항상 밝은 빛이 오는 그 곳을 가지 않겠니? 정말 이 가을을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존재하는 모두와 함께 나 또한 존재하기에 모두가 소중하고 할 일이 더욱 많아짐을 느낀다. 늙어가는 이들의 친구가 되고 가난한 이웃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면서 착한 이들 모여사는 불국토를 만들어야 겠다. 이밤도 쉬 잠못드는 까닭은 오늘도 할 일을 다 못하고 날이 저문 때문이리라. 그래도 내일이 있다기에 이 밤을 참회기도의 시간으로 삼으며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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