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역자 | 이중표 | 정가 | 20,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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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24-01-24 | 분야 | 종교(불교) |
책정보 |
판형_152*225mm|두께_16mm|272쪽|2도|ISBN_979-11-93454-35-0 (03220) |
‘현대 과학문명은 나를 지켜줄 수 있는가?’
나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의 해답은 불교에 있다!
과학문명은 우리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과학문명을 바탕으로 성립된, 근본적으로 잘못된 세계관은 자연과 인간성의 파괴라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의 원인이 되었다. “과학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에 대해 말하는 철학에 오류가 있다. 우리의 병은 형이상학적인 것이므로, 치료법도 형이상학적일 수밖에 없다.”라는 슈마허의 지적과 같이, 현대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생명에 대한 우리의 철학적 관점을 재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많은 미래학자들 사이에서 ‘과학’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불교’다.
이 책은 한국불교계를 대표하는 석학, 이중표 명예교수가 불교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어째서 불교가 과학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명확히 밝힌 것이다. 자연과 생명, 그리고 인간에게 일어난 문제에 대해 불교에서 찾은 해답을 모았다. 연기・4성제・8정도・9차제정 등, 불교의 중심 사상을 통해 불교가 현대의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다 줄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이중표
전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 후 동 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로 위촉됐다. 호남불교문화연구소 소장, 범한철학회 회장, 불교학연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불교 신행 단체인 ‘붓다나라’를 설립하여 포교와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정선 디가 니까야』, 『정선 맛지마 니까야』, 『정선 쌍윳따 니까야』, 『정선 앙굿따라 니까야』, 『붓다의 철학』, 『니까야로 읽는 금강경』, 『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 『담마빠따』, 『숫따니빠따』, 『불교란 무엇인가』,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 『근본불교』 외 여러 책이 있으며, 역서로 『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불교와 양자역학』 등이 있다.
∙ 독자에게 드리는 글
∙ 초판 머리말
1장 현대사회와 불교
1. 현대의 위기와 그 원인
2. 비판받는 서구 문명
3. 주목받는 불교사상
4. 불교에서 추구하는 행복
2장 현대사조와 불교
1. 부분에서 전체로
2. 재평가되는 과학적 실재론과 불교
3. 데리다의 철학과 불교
4. 현대사조에서 불교의 의의
3장 불교와 일반시스템 이론
1. 머리말
2. 일반시스템 이론과 인공두뇌학(cybernetics)
3. 상호인과율(mutual causality)과 연기설
4장 진화론과 창조론의 문제
1. 진화론과 창조론의 문제점
2. 시작과 끝을 논하는 것은 사견이다
3. 연기설과 무아
4. 새로운 진화론
5장 불교의 자연관
1. 서언
2. 불교의 인과율
3. 연기론적 세계관
4. 불교의 자연관
5. 결어
6장 불교의 인간관
1. 서언
2. 실존으로서의 인간
3. 업보로서의 인간
4. 마음으로서의 인간
5. 여래장으로서의 인간
6. 법신으로서의 인간
7장 불교의 생명관
1. 요청되는 새로운 생명관
2. 근본불교의 생명관
3. 대승불교의 생명관
4. 생명공학의 윤리문제
8장 자비의 윤리
1. 서언
2. 현대사회와 윤리
3. 자비와 무아
4. 자비의 윤리의 규범성
5. 결어
9장 현대인의 삶과 선(禪)
1. 선이란 무엇인가
2. 선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3. 망념을 멸하고 실상을 관하는 9차제정
∙ 참고문헌
‘과학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라고 생각하는 시대,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과학이다
‘현대는 위기의 시대’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떤 문제를 떠올릴 것인가? 환경오염이나 기후위기와 같은 자연․생태계의 문제를 떠올리는 이도 있을 것이고, 생명 경시나 물질만능주의와 같은 인간성․사회성의 문제를 떠올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든 가볍다고 할 수도 없고, 무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는 이 문제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과학’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를 기반으로 발달한 철학과 세계관이 그 원인이라고 하겠다.
그동안의 인류를 지배해 온 서구의 사상들은 현재까지도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모든 것은 진보할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하고 멸망한다는 생각은 더 많은 지식과 기술의 축적이 옳은 것이라고 믿고, 모든 것을 수치화할 수 있다고 여기는 풍조는 당시에는 유효하다고 여겨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는 이제 인류를 위협할 수준의 큰 문제로 발전하였다. 그에 더해, 인류 전반에게 새겨져 있는 세계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이나 변화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커다란 단점이 존재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모두 ‘뜯어고치지 않는 한’ 그 해법을 찾을 수 없고, 무엇으로 과학이 만들어낸 세계관을 대신해야 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연기・4성제・8정도・9차제정 등
한국불교계를 대표하는 석학 이중표 명예교수가 탐구한
불교의 인간관과 자연관 그리고 생명관
문제와 원인은 알고 있지만 해결책은 알 수 없는 시급한 바로 이 시점에서, 수많은 미래학자들이 제시하는 대안이 바로 ‘불교’다. 자기상실과 가치전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인간의 참모습’을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이중표 교수 역시 그와 의견을 같이한다. 오랜 시간 불교를 공부하고 연구한 학자로서 불교에 그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먼저 현대사회의 위기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서양 근세의 사상과 철학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의 사상조류를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이 어째서 과학에 있는지를 밝히고 불교가 그 해법이 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그다음에 자연과 인간과 생명에 대한 불교의 관점을 밝히고, 이에 근거하여 미래사회에 인류가 지향해야 할 윤리에 대하여 제시한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이론적인 해설만 나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좋은 가르침일지라도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의 가장 마지막인 제9장에서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는 ‘연기(緣起)’를 깨달을 수 있는 불교 전통 수행법인 ‘9차제정’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끊임없는 수정과 보완을 통해
더욱 충실하고 제시하고 명확하게 밝혀낸
현대인의 삶의 방향
이 책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와 강의에 몰두하던 당시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으로부터 ‘불교의 생명관’을 주제로 발표해 달라는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불교학자로서 현대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명확한 불교적 관점을 제시해야 할 책임을 느꼈다고 하는 저자는 틈틈이 글을 써서 발표해 왔고, 그동안 발표했던 글들을 묶어 2010년 현대와 불교사상(전남대학교 출판부)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하지만 ‘현 시점’의 문제에 대해 다루는 대다수의 책이 그러하듯,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새롭게 출간된 개정판이다. 초판 출간 이후 10여 년이 흐르면서 당시와는 달라진 부분과 시의성이 어긋나는 내용은 과감하게 삭제하고, 그 근거나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채워넣었다. 이를 통해 현재의 문제에 적용 가능하고 유효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불교학자’이자 ‘불교연구자’로서의 이중표 명예교수의 ‘공부’와 ‘연구’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 책을 통해 현재의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로 산업혁명에 성공한 서구인들은 과학기술의 힘을 자신들의 탐욕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삼아 자연을 지배하고 자연을 파괴했다. 서구인들은 자연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의 힘이 없는 다른 민족들까지 지배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 서구인들은 약소국들을 침략하여 식민지로 만들고, 지배하면서 착취했던 것이다. 과학기술의 힘은 이렇게 자연을 지배하여 도구로 삼을 뿐만 아니라, 힘없는 사람을 지배하여 도구로 삼는다. 그 결과 자연의 파괴와 환경의 오염을 야기했고, 인간성을 파괴했으며, 지구상에 끊임없는 전쟁과 투쟁과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오늘까지도 지구상에는 전쟁이 그치지 않고, 인종과 사회계층 사이의 갈등과 투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자연의 파괴와 환경의 오염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을 터득함으로써 인류는 힘을 얻은 것이 아니라 갈등과 투쟁과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_ 본문 19쪽
과학자는 물질이 무엇인가를 탐구해 왔다. 그 결과 물질이 무엇인가는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질의 본질을 추구하여 원자나 소립자 도달했는데, 이제 그것이 물질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없는 그 무엇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중략)
이 대화에서 우리는 보어의 생각이 붓다의 생각에 접근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보어는 물질을 설명하는 개념인 위치, 속도, 에너지, 그리고 연장과 같은 언어로는 원자를 기술할 수 없음을 토로하고 있다. 그는 원자를 사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는 원자의 상(像)이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원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험들 사이의 관련성을 제시하고, 신중하게 손으로 더듬어가는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라고 토로한다. 이러한 보어의 생각은 세계는 언어에 의해 설명되고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지 구조를 통해 경험될 뿐이라는 붓다의 생각과 일치한다.
_ 본문 48~50쪽
붓다가 이야기하는 이러한 연기의 과정은 논리학에서 ‘표상-비교-추상-총괄-명명’의 순서로 이루어지는 개념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6입과 촉은 표상을 얻는 과정이고, 수는 비교하는 과정이며, 애는 추상하는 과정이고, 취는 총괄하는 과정이며, 유는 명명(命名)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논리학에서는 이러한 개념화 과정을 객관세계에 대한 주관, 즉 이성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유작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의 세계 이해에 필수적인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붓다는 이러한 개념화 작용이 세계의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고 본다. 붓다에 의하면, 개념화 작용은 순수한 이성의 사유작용이 아니다. 경험의 내용이 개념화하는 과정에는 이성보다는 감정과 의지가 크게 작용한다.
_ 본문 95~96쪽
직선적 단일 방향적 인과율에서는 원인에서 결과로의 흐름이 일방적이다. 즉 원인은 결과에 영향을 주지만, 결과는 원인에 영향을 줄 수 없다. 시간적으로는 원인이 항상 결과에 선행한다. 이러한 인과율에 의하면, 인과의 고리는 ‘A → B → C→ D……’와 같이 직선의 형태가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세계 이해는 이러한 직선적 인과율에 의한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호 의존적 인과율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A는 B, C, D…… 등에 의존하여 존재하고, B는 A, C, D…… 등에 의존하여 존재한다. 이와 같이 모든 현상들은 상호 간에 원인이 되며 동시에 결과가 된다.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은 이러한 상호 의존적 인과율이다.
_ 본문 110~111쪽
불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종교이다. 붓다는 기존의 인간관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인간의 참모습을 찾아 출가·수행한 결과 깨달음을 성취했다. 붓다가 인간의 참모습을 찾았던 방법은 합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실증적이다. 자연과학과 차이가 있다면, 육체의 물질적 구조를 밝혀 인간을 이해하지 않고, 인간의 내면적 의식과 삶을 분석하여 인간을 이해한 점이다. 이러한 붓다의 인간 이해는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것만을 신뢰하면서도 유물주의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현대인에게 인간 이해의 새로운 장을 마련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_ 본문 137쪽
과학은 인간의 생명만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 결과 환경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됨으로써 인간의 생존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생명복제도 출발은 인간의 복리를 위해서였다. (중략) 인간의 생명만이 존엄하다는 생명관은 인간 생명의 유지와 존엄마저도 파괴한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난 지금, 우리는 인간 중심의 생명관을 고집할 수는 없다. 인간의 생명만을 존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명관이 결국은 인간의 생명마저 위협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손상한다면, 우리는 생명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_ 본문 169~1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