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라! 날 괴롭히던 만성 통증아, 스트레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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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날 괴롭히던 만성 통증아, 스트레스야~
  • 최호승
  • 승인 2023.12.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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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밧진 지음 | 안희영·김정화 옮김 | 212쪽 | 18,000원
존 카밧진 지음 | 안희영·김정화 옮김 | 212쪽 | 18,000원

점심을 먹다 별안간 놀라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존 카밧진 박사를 인터뷰한 ‘조선일보’ 기사가 나왔다는 겁니다. ‘한겨레’를 곧 명예졸업(?) 하는 조현 기자가 존 카밧진 박사를 미국 현지에서 인터뷰한 기사가 나왔는데, 같은 인물의 인터뷰가 나온 겁니다. 종교 담당 기자로 오랜 기간 기사를 써온 김한수 기자가 줌으로 진행한 인터뷰였습니다. 고맙게도 “도둑맞은 집중력의 시대…이제야 모두 명상을 말한다” 인터뷰 기사에는 편집자가 준비 중인 존 카밧진 박사의 신간 『내 인생에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Mindfulness Meditation for Pain Relief)』을 언급한 질문과 대답도 있었습니다.

촉이 왔습니다! 이건 기회다! 하지만 똥줄이 탔습니다. 스트레스가 옥죄어 왔습니다. 아직 신간은 인쇄소에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점에 올릴 기본적인 책 정보와 기자들에게 배포할 보도자료, 광고 문안 등 정리를 미처 못한 상태였습니다. 책이 나온 뒤 해야 할 작업들을 고도의 집중력(?)으로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인생에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은 존 카밧진 박사의 최신작입니다. 2023년 4월 영미권에서 출간됐고, 안희영 한국MBSR연구소 소장의 번역을 거쳐 불광출판사에서 출간됐습니다. 책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 만성 통증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마음챙김 명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현대 의학으로도 말을 듣지 않는 만성 통증이나 스트레스가 하나쯤 있습니다. 비만 오면 무릎이 시리거나 허리가 말썽이거나 어깨가 결리거나 목이 뻐근한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거나 처방받은 약을 먹어도,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완화해도 그때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차라리 인생의 동반자라고 불러야 할 지경입니다.

그렇다고 평생 만성 통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할까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마음챙김 스트레스 완화(MBSR)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 세계에 마음챙김 열풍을 일으킨 ‘현대 마음챙김 명상의 대부’ 존 카밧진 박사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통증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움을 감소시키는 매우 강력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존 카밧진 박사 ©Jaume Cosialls
존 카밧진 박사 ©Jaume Cosialls

통증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통증에서 발생하는 괴로움(고통)은 통증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에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존 카밧진 박사는 원하지 않는 고통스러운 경험과 관계 맺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약물이나 수술 등 의학적 치료법에 더 이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극심한 통증과 통증으로 발생한 괴로움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통증을 다루는 7가지 원칙을 설명하고, 나아가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 통증에 대처하는 방법, 통증과 관련된 생각과 감정 다루기 등 통증과 관계 맺는 구체적인 마음챙김 명상 실습으로 들어갑니다. 이 실습을 돕는 저자의 명상 오디오도 우리를 언제 어디서든 마음챙김 명상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내 인생에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 관련 작업들이 좀 정리되고 나서, 편집자 일기를 고민할 때였습니다. 머리 좀 식힐 겸 다시 한번 존 카밧진 인터뷰를 천천히 읽었습니다. 존 카밧진 박사에게 궁금했던 내용이 다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쓰는 편집자 일기의 스토리도 신간 『내 인생에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에서 계속 강조한 내용도 그 인터뷰에 다 있었습니다. 책을 편집한 전 이미 그를 믿습니다. 하지만 아직 책을 읽지 못한 분들에게 편집자의 확신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김한수 기자의 인터뷰에서 살짝 옮겨 봅니다.

Q. 명상을 환자 치료에 접목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일자리가 필요했어요. 명상과 요가에 빠지면서 과학자로서 경력은 별로 없었고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에서 일하게 됐죠. 10년 동안 ‘진짜 내 직업은 무엇일까’ 생각했죠. 그렇게 지내던 중 의사들에게 물었어요. ‘환자 몇 퍼센트에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의사들은 15~20%라고 하더군요. 나머지 환자들은 저절로 낫거나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의학적으로 더 이상 도울 방법을 모르는 환자를 돌보는 클리닉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물었어요. 통증 클리닉, 정형외과 의사 세 명이 동의해줘서 병원에 제안서를 제출했더니 ‘그래, 우리가 잃을 게 뭐 있겠어?’ 하며 허락해줬어요. 그것도 일주일에 이틀만. 설문지를 만들어서 환자를 조사했어요. 증상, 통증, 고통, 스트레스 등등을 물어서 기록했죠. 그런데 8주 과정의 MBSR을 거치면서 환자들 가운데 통증과 우울증이 가라앉는 경우가 나왔어요. 8년 동안 고통받던 사람들이 8주 만에 나아진 거죠. 마법이 아닌데 마법처럼 보였죠.”

Q. MBSR로 도움을 받은 환자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요.
“제 첫 비서가 만성 통증 환자였어요. 응급실에서 ‘두통이 너무 심한 환자가 있다’며 저를 호출했어요. 달려가 그녀에게 호흡하는 법을 알려줬어요. 30~45분쯤 지났을까, 천천히 두통이 사라졌지요. 몇 년 동안 두통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어요. 그 일을 계기로 그녀를 비서로 채용해 거의 20년간 함께 일했어요.”

Q. 그래도 불안, 우울, 불면증 등에 명상이 도움 되지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결과에 집착하면 명상은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당장 ‘기분이 좋아졌으면’ ‘두통이 없어졌으면’ ‘통증이 없어졌으면’ 원하지요. 그런데 원할수록 안 이뤄집니다. 명상은 아무것도 얻으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알아차리는 것이죠. 명상을 하면서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되면 문제도 사라지고 고통도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마음 챙김은 당신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본성을 순간순간 인식하는 것입니다.”

만성 통증과 스트레스에 둘러 싸인 우리는 언제나 ‘내 인생에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편집자는 2024년 새해에는 뭔가 달라져야겠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죽음은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을 하면서, 『내 인생에 마음챙김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챙김 명상을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절 매일 괴롭히는 만성 통증과 스트레스에 이별을 고하겠습니다. “잘 가라! 만성 통증아, 스트레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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