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승이자 미국 위앙종을 이끌고 계신 영화스님은 예전부터 가까운 제자들에게 약사부처님의 불법이 현 세상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앞으로 약사불법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능엄경에 이르길, “부처님을 기억하고(意佛), 부처님을 염하면(念佛), 지금과 미래(現前當來)에 반드시 부처님을 보게 될 것이다(必定見佛)”라고 말했습니다. 일심으로 약사 부처님의 명호를 외우면, 우리는 그의 지식과 비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영화스님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약사부처님의 법문을 전한 열 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 중생에게 부처님의 명호, 수행, 서원, 공덕에 대해서 가르쳐주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부처님의 체(體)는 세 가지 마음 즉 곧음, 깊음과 자비로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부처님의 상(相)은 그의 명호, 수행, 서원과 덕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부처님은 본래 서원을 수행의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수행을 성취했을 때, 과위를 증득하고 그에 따른 명호를 얻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 경전을 설함으로써 우리가 약사 부처님의 명호, 수행, 서원과 덕을 알게 했고, 중생도 약사 부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무상의 보리를 구하도록 했습니다.
2. 상법시대와 말법시대의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부처님에겐 온갖 종류의 법의 약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힘 덕분에 우리는 보고 들음으로써 해탈의 씨앗을 만듭니다. 수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서 증득합니다. 약사경에 이르길, “내 이름이 한 번이라도 귀를 통과하면, 수많은 질병이 추방되고, 심신이 안락해질 것이며, 궁극적으로 무상보리를 증득하리라”.
3. 부처님이 열반에 들어간 후 500년을 정법시라 부릅니다. 그때는 선정 수행이 강했습니다. 대부분 수행자는 아라한과 또는 그 이상을 증득했습니다. 선정은 장애를 돌파하고 근본지를 여는데 필수입니다. 선지식은 선정을 개발하는 바른 법을 가르쳐줄 수 있으며, 누구도 바른 선정이 없으면 대승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후 500년은 상법시이며, 그때 중생은 복 수행을 좋아합니다. 절과 사리탑을 짓고, 불보살상을 세우며, 승가에 공양을 열심히 올립니다. 그다음 1만 년을 말법시라 부르며, 갈등하는데 빠지고 싸우길 좋아합니다. 현재 우리는 말법시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수행의 과위를 증득할 수 있다면, 그건 정법시가 됩니다.
3. 고와 죄를 복과 안락으로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삼악도의 인(因)은 우리를 큰 고통에 몰아넣습니다. 약사불법은 고통에 대한 이런 원인을 근절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간과 천상의 복과 안락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계율을 범한 사람은 청정을 다시 얻고, 낮은 세계로 추락하는 걸 면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중생이 잘못을 저지르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조만간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은 깨닫지 못합니다. 실수는 계속 쌓이고, 무르익어서 결국 그 결과를 피할 방도가 없고, 큰 괴로움을 겪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석가모니 부처님은 우리가 상황을 바꿀 수 있도록 이 약사불법을 전한 것입니다. 해로움은 이로움으로, 악운은 행운으로, 고통은 안락으로 바꿉니다.
4. 악과 삿된 것을 바꿔 바르고 선한 것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입니다. 마구니와 외도의 그물과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부처님의 힘에 의지할 수 있습니다.
5. 작고 임시적인 것을 실질적이고 큰 것으로 바꿉니다. 아라한들은 공에 정체하여 감히 이 세상을 헤쳐나가려 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타인을 구하기 위해서 진흙으로 되돌아가려 하지 않습니다. 소승 수행자는 출세간의 지혜를 펼쳐서 고통을 끝내고 안락을 얻고자 하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해탈은 성공할 수 있으나 타인을 돕는 방법은 모릅니다.
6. 불과를 얻기 위해서 인위를 일으킵니다(起因位得佛果). 인위란 보살이 성도하기 전 거쳐야만 하는 54가지 단계를 가리킵니다.
7. 세 가지 장애(三障)의 씨앗을 근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삼장(三障)은 첫째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내기 매우 어려운 경우인 업장(業障), 둘째는 과거 타인을 방해했기 때문에, 이제 장애 받는 업보를 짊어져야만 하는 보장(報障), 마지막으로 더는 견딜 수 없어서 그만두는 경우인 번뇌장(煩惱障)입니다. 인간과 천상에서 좋은 일을 방해할 수 있고, 습기(習氣)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8. 세 가지 관觀에 대한 지침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9. 염불과 견성을 권하기 위해서입니다. “불설관무량수경”에서 법신염불을 “이 마음이 곧 부처(是心是佛)”라고 했습니다. 즉 본각의 단계에서 여래라는 명호가 생깁니다. 불설관무량수경에서 화신염불을 “이 마음이 부처를 이룬다(是心作佛)”라고 했습니다. 시각(始覺)의 단계에서 응공이라는 명호가 생깁니다. 보신염불로 구경각(究竟覺)에서 정변지라는 명호가 생깁니다. 염불삼매는 “견성성불하는 부처님의 진실하고 비밀스러운 말(見性成佛真蜜訣)”이라고도 합니다.
10. 정토 왕생을 가리키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악하고 괴로움과 더러움으로 가득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믿기 어렵다면 며칠 동안 씻지 말고 얼마나 냄새가 나는지 보십시오. 게다가 우리 대부분은 생계를 위해서 일해야 합니다. 선택권이 있다면 하지 않을 만한 일을 매일 최대 10시간씩 합니다. 그런 게 괴로움 아닌가요?
이 약사법문은 현생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서 가르치는 동시에 말법 시대에 정토왕생이 가장 강력한 법임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현대에 적합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 약사불법은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것들을 돌볼 수 있습니다. 엄청난 복을 가진 사람만이 이 불법을 만나서 수행할 수 있습니다.
현안(賢安, XianAn)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