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티베트 불교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티베트 명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글을 써놓고 올려야할지 말아야할지 여러번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티베트 불교를 직접 공부하거나 수행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명상을 지도하는 사람으로서 개인적인 견해나 의견을 공유해보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봅니다.
티베트 불교는 전세계에 널리 퍼져서 꽤 유명합니다. 서양인들도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건 티베트인들이 나라를 떠나서 인도와 전세계로 퍼지면서 생긴 일입니다. 특히 달라이 라마존자는 가장 유명한 불교 승려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불교를 위해서 한 기여입니다.
영화 스님은 예전에 법문에서 티베트 불교에도 구정 이상 성취한 스님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달라이 라마 존자 뿐 아니라 티베트에 유명한 스님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깔마파(Karmapa) 존자가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 깔마파 존자를 아는 분들이 꽤 있을겁니다. 그는 티베트에서 인도까지 걸어서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가 젊은 깔마파입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처음 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깔마파로 검색하면 두 명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불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을 때, 사진을 보면서 ‘아무리 봐도 둘은 다른 사람 같은데?’하면서 의아해했던 기억이납니다.
수 년 전 영화 스님은 법문에서 티베트에서 인도까지 걸어서 도망친 그 젊은 깔마파 존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티베트 불교를 좋아한다면 이 젊은 깔마파가 가르치는 명상을 배우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사실 티베트 불교는 탄트릭 즉 주력 수행이 전문이라고 합니다. 명상 즉 좌선(참선)이 전문은 아닙니다. 그런데 서양권에서는 티베트 불교가 좋은 이미지로 알려져 있고, 많은 명상 센터가 있기 때문에, 서양인에게는 불교 명상하면 티베트 불교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출가 전 뉴욕,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미국 여러 도시에 방문할 때 티베트 명상 센터를 방문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명상 지도하는 방식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든 티베트 명상 센터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명상법에 대해서는 관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동양권이나 티베트 내에서의 수행은 잘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유럽이나 미국 등의 명상 센터에서 가르치는 방식은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처음부터 기분 좋은 것을 만끽하도록 독려합니다.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대승을 미국으로 처음으로 가져간 선화 상인은 위앙종의 마지막으로 알려진 조사 스님입니다. 1960년대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살아생전 전 세계에 30개가 넘는 도량을 걸립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를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지만 영화 스님의 법문을 통해서 그리고 책으로 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르침을 조금이라도 접할 기회를 가진 것을 큰 영광으로 느낍니다. 왜냐면 그의 가르침 덕분에 좋은 기분을 즐기거나 추구하지 않는 중요성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명상을 배우고 싶다면 좋은 기분을 만끽하고 즐기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그런 경험이 온다고 거부할 필요도 없지만, 계속 그런 면을 추구한다면 여러분의 명상은 멀리갈 수 없습니다. 실제로 명상을 가르치는 방법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그런식으로 마음챙김을 가르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처음에 호기심으로 아니면 단순히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 명상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배우든 그렇듯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단단하고 튼튼한 기반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명상을 통해서 얼마나 큰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국 불교에도 뛰어난 기반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러니 멀리서 찾지 말고 가까이에서 찾아보세요. 쉽게 기분 좋으질 수 있다는 그런 명상보다는 열심히 노력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런 명상법을 시도해보세요. 세상의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으니까요.
현안(賢安, XianAn)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