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도 기도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없을 겁니다. 기도를 올리는 대상과 기도의 내용은 달라도 누구나 살면서 기도를 합니다. 평소에 기도하지 않더라도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일이나 상황에 처하면 저절로 두 손 모으고 기도를 하게 되죠. 그런데 애쓴다고 해서 모든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 어떤 기도는 이뤄지고 다른 기도는 이뤄지지 않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기도를 더 잘 이룰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이 질문에 전 세계인의 영적 스승이자 평화주의자, 명상가였던 틱낫한 스님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리는 입으로 기도하고 생각으로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몸으로 말로 생각으로 그리고 일상생활로 기도해야 합니다. 마음이 깨어 있을 때 우리의 몸과 말과 생각은 하나가 됩니다. 몸과 말과 생각이 하나 되었을 때 우리는 힘든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믿음과 사랑의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틱낫한 기도의 힘』 중에서
요약하면 정성껏, 간절하게, 자주 기도해야 한다는 겁니다. 너무도 당연한 소리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세 번째가 어렵습니다. 누구나 기도를 할 때는 정성을 다해 빕니다. 마음을 모으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손도 모으고 발도 모으고 돈도 모으고 모을 수 있는 건 죄다 모읍니다. 다만 자주 그러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큰일이 생겼을 때, 잠시만 간절해지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정성과 간절함은 그것을 쏟은 시간과 비례합니다. 그렇게 보면 자주 기도하는 것, 즉 일상에서의 반복적인 실천이야말로 기도를 성취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인간이 행하는 모든 선한 행위에는 긍정적인 기도가 담겨 있다. 인간의 행위가 긍정적인 기도의 의미를 담으려면, 우리의 행위가 늘 선업(善業)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생활 속에서 기도하고 기도를 생활화해야 한다.”
-『불교기도문』 서문 중에서
『불교기도문』을 쓴 동명 스님 역시 ‘기도의 생활화’를 강조합니다. 동명 스님이 책을 쓰고, 불광출판사가 책을 출간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기도를 실천하는 데 참고할 만한 실용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죠. 특별히 절에서 하는 집중 기도 수행은 익숙해도 생활 중에 기도를 실천하는 건 영 어색한 한국의 불자들을 위한 책 말이죠. 어쩌면 이 말을 듣고, 불교는 기도하는 종교가 아니지 않나 하고 의아해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세상에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불자도 사람이고 기도를 합니다. 다만 불교의 기도는 다른 기도와 결이 조금 다릅니다. 초월적인 힘에 완전히 기대는 대신 그것을 하나의 원동력으로 삼는다고 할까요. 비유컨대 “나에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보통의 기도라면 “내가 ~할 수 있게 힘과 지혜를 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불교의 기도입니다. 무언가를 이루는 주체가 결국은 ‘나’라는 얘깁니다. 이것이 불교 기도, 『불교기도문』이 갖는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불교기도문』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현대 불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읽고,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기도집입니다. 어려운 불교 용어 대신 일상언어를 사용했으며, 평소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버스나 지하철 혹은 카페 등에서 꺼내 볼 수 있도록 한 손에 잡히는 작은 판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틱낫한 스님, 동명 스님이 말씀하신 '기도하는 삶'을 가꿔가는 데 더없이 유용한 책이라고 할 수 있죠. 좋은 일이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혹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이 책을 펼쳐 보며 기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온 몸과 마음으로 기도하면, 매일의 삶에서 기도가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되면, 반드시 그 기도가 이루어질 겁니다.
여담이지만, 처음 책을 만들면서 속으로 이렇게 바랐습니다. ‘부디 이 책이 잘 팔리게 해주세요.’ 그런데 책을 만들다 보니 점점 기도의 내용이 달라졌습니다. ‘부디 이 책을 만드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과연 편집자의 기도가 얼마나 효험이 있었을까요? 결과는 여러분 손에 달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