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의 선과 정토] 팔풍(八風, 8 W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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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팔풍(八風, 8 Winds)
  • 불광미디어
  • 승인 2022.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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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이야기(64)]
출처 셔터스톡

선을 배울 때 팔풍이 뭔지 알아야 합니다. 팔풍은 여덟 개의 바람이 부는 것을 상징합니다. 늘 움직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우리를 동(動), 즉 움직이게 만들 것입니다. 이들은 우릴 움직이게 할 만큼 강력합니다. 따라서 팔풍은 또한 우리를 움직이게 할 여덟 가지 종류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저항할 수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팔풍은 무엇일까요? 팔풍은 4개의 상반되는 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것이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利)와 쇠(衰)입니다. 즉 ‘이득과 손해(gain and loss)’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일차적인 충동이기도 합니다. 그게 우리의 인생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도와달라고 물으면 우린 먼저 ‘왜 내가 도와야 하지? 무슨 이득이 있지?’부터 생각합니다. 우리가 뭔가를 잃었을 때 불행을 느낍니다. 다음은 훼(毁)와 예(譽), 즉 불명예와 명예(infamy or laudation)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입니다. 세 번째 쌍은 칭(稱)과 기(譏) 즉 칭찬과 비판(Praise and criticism)입니다. 마지막으로 고(苦)와 락(樂), 즉 고통과 즐거움(Suffering and joy)이 있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생각보다 매우 간단한 내용입니다. 근데 불명예/명예와 칭찬/비판은 뭐가 다른가요? 칭찬과 비판(칭과 기)는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와서 우릴 비판하거나 칭찬합니다. 그러면 우린 그에 대해서 응해야 합니다. 반면에 다른 한쪽은 시간이 있습니다. 즉각적인 반응과 관심을 요하지 않는 겁니다. 이에 비해서 불명예와 명예(훼와 예)는 더 커다랍니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칭과 기만큼 사적이지 않습니다.

선 수행을 한다면 팔풍이 힘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훼와 예, 즉 불명예와 명예에 있는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누군가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저 사람은 사악해요. 모두 저 사람을 보세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게 불명예입니다. 모든 이들이 한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선의 개념에서는 말이나 소의 무리가 우릴 밀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와서 우릴 비난하면 총을 꺼내서 그냥 그 사람만 쏘면 됩니다. 간단한 문제입니다. 그걸 권하진 않지만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불명예(훼)에 비해서 비난(기)은 그 힘이 적습니다.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팔풍은 우리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선 수행을 한다면 우린 그런 힘들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어떤 게 우리를 움직이게 합니까? 그 힘들을 알아차려야만 합니다. 그래야 그런 팔풍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팔풍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우릴 움직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거기 바로 선이 있습니다. 어떤 힘이 우릴 움직이게 만드는지 모르면 곤란에 처합니다. 혼란 속에 살아야 하는 겁니다. 우릴 움직이게 만드는 여덟 가지 힘에 대해서 각각 다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배우자나 가족이 화내면서 소리를 지를 때, 그런 게 바로 비난(기)입니다. 그때 맞서 싸우지 않습니다. 그것이 선을 수행하는 사람의 대응 방식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지칠 때까지 그냥 둡니다. 상대가 화나서 길길이 날뛰게 그냥 두십시오. 그런 후 여러분이 움직이면 됩니다. 상대가 아직 힘이 있어서 강력하다면 그때 싸우지 마십시오. 그들이 뭐라고 하든 “네, 네, 그래요. 그래”라고 답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감정에 지치게 내버려두십시오. 그들이 피곤해지면 그때 두들겨 패는 겁니다. 때리기에 적절한 때를 고르는 겁니다. 물론 자비로운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겁니다.

참고 법문: 영화 스님의 ‘팔풍, 방귀 뿡뿡(8 Winds-Fart Fart)’(2014년 4월 19일)

 

현안(賢安, XianAn)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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