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역자 | 손은혜 | 정가 | 15,3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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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21-11-18 | 분야 | 사회과학>정치외교>한국정치 |
책정보 | ISBN 9791190136587 쪽수 320쪽 크기 138*210*25 |
뉴스에 매일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무슨 일을 할까?
대한민국의 주권자, 시민을 위한 친절한 정치 안내서!
감염병이 유행하고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던 시기, 정치부에 새로 배치받은 저자는 국회와 청와대, 총리실을 취재한다. 정치학을 전공했기에 자신 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막상 취재를 시작하니 정치권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국회에서 열리는 수많은 회의에는 누가 참석해서 어떤 말을 쏟아 내는지, 21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는 국회 법사위원장을 두고 왜 그렇게 날 선 반응을 보였는지, 청와대 수석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국무총리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치의 실상을 취재하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다시 공부해 습득하고, 의원실을 비롯한 취재처의 문을 두드리며 최대한 다가가 질문하는 수밖에 없었다.
법 하나 만들기 위해 벌어지는 수많은 논의의 현장을, 누군가는 단식까지 불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방역 조치와 피해 지원을 두고 고심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 과정을 지켜본 저자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기 전에는 몰랐던 청와대와 총리실, 국회가 하는 일을 소개하는 이 책을 펴냈다. 국회의원, 국회 보좌관,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전 수석과 비서관 등 열한 명의 정치인 및 관료와 나눈 생생한 인터뷰는 정보의 깊이를 더했다.
좋은 정치는 좋은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며, 좋은 정치인은 결국 시민들의 손으로 뽑는다. ‘비판하고 참여하고 격려하고, 이렇게 정치와 함께 숨 쉬는 사람이 늘어 갈수록 우리 정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 저자의 소망이 이 책을 통해 전달되기를 바란다.
1982년 부산 출생.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2007년 1월 KBS에 입사해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국제부를 거쳐, 2011년 현재 사회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 권력의 정점, 청와대
1-1. 청와대에서는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한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사람들
인사가 만사다
한국 사회 모든 갈등은 청와대로 모인다?
INTERVIEW 01 한 걸음씩 양보했다면 어땠을까?: 김제남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
1-2. 욕먹고 갈등하고, 청와대도 사람 사는 곳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보며 소통을 생각하다
민정수석실발 갈등을 취재하며
실패를 인정할 줄 아는 정부를 꿈꾼다
INTERVIEW 02 내가 배운 것을 정책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이병헌 대통령비서실 중소벤처비서관
2. 총리실, 그 애매함에 관하여
2-1.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공존하는 대한민국
국무총리는 무슨 일을 할까?
청와대 대신 총리실? 국정을 조정하는 곳, 국무조정실!
INTERVIEW 03 갈등의 시대에 걸맞는 리더십을 고민하다: 정기남 전 국무총리비서실 정무실장
2-2. 상처와 아픔을 남긴 코로나 정국, 정부는 무엇을 했나
방역 단계를 둘러싼 긴 논의
코로나19가 던진 화두, 선별이냐 보편이냐
INTERVIEW 04 국무조정실은 행정부를 조율해 끌고 가는 운전사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INTERVIEW 05 답이 없는데 답을 찾아야 하는 숙명에 관하여: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
3. 민주주의의 꽃, 국회
3-1. 국회는 숨 가쁘다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 국회의원의 역할
21대 국회 1호 법안은?
아쉬움 가득한 대정부질문의 기억
INTERVIEW 06 반대편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정치를 꿈꾼다: 곽현준 국회사무처 국제국장
3-2. 법 하나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중대재해처벌법
부동산 관련 입법의 딜레마
입법이란 무엇인가
INTERVIEW 07 함께 비 맞아 주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3-3. 사회의 부정을 감시하는 국회
‘비전문가’ 정치인은 ‘전문가’ 관료를 통제할 수 있을까?
국감 취재, 사회 곳곳의 부조리를 찾아서
INTERVIEW 08 '날 뽑아 준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을 만나고 싶다: 한상필 보좌관(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실)
4. 정당 정치, 진보와 보수를 넘어
4-1. 여당을 만나며, 진보인 듯 진보 아닌 사람들
INTERVIEW 09 진보는 오늘보다 내일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것!: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4-2. 야당을 만나며, 품격 있는 보수를 찾아서
INTERVIEW 10 약자를 보듬는 따뜻한 보수가 필요하다: 조해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4-3. 제3의 길, 정의당과 소수정당을 만나며
원내 제3정당의 무게, 정의당을 만나다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 소수정당의 움직임
INTERVIEW 11 보수도 진보도 아닌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간다: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
4-4.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진보와 보수가 수없이 헛갈리는 대한민국
운동권을 위한 변명
정치인에게 돈이란?
그들이 가진 소명에 눈을 크게 뜨고
닫는 글: 위로하는 정치를 찾아서
책을 쓰는 이유 & 감사의 글
미주
그 안의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2020~2021년, 저자는 정치부로 발령받는다. 청와대 취재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정치학을 전공한 기자인 자신도 청와대 조직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그런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조직도를 수첩에 붙여 두고 청와대 구성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청와대 조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책실장, 두 실장 아래 여덟 명의 수석과 두 명의 보좌관, 그 아래 500명 가까이 되는 비서관과 행정관은 무슨 일을 할까? 「정치, 이렇게 굴러갑니다」는 뉴스에는 자주 등장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청와대 조직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청와대를 출입하며 함께 취재한 곳은 총리실이다. 총리실은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을 아울러 일컫는 말로, 저자 역시 그곳을 취재하기 전까진 그 중요성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헌법에 따르면 국무총리는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역할을 하는데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단서가 붙는다. 이처럼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국무총리의 권한과 책임은 애매하기만 하다.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총리실 역시 마찬가지다. 국정 업무를 조정한다 해서 이름부터 국무조정실이다. ‘업무를 조정하는 게 업무’라니, 이처럼 모호한 곳이 또 있을까? 하지만 감염병 유행 정국에 총리실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해 보였다. 저자는 평소 잘 알려지지 않은 국무총리의 권한에 대해 안내하고 총리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국회
국회의원, 나아가 정치의 역할을 묻는다
청와대와 총리실을 취재하기 전, 저자가 정치부에서 첫발을 들인 출입처는 국회다. 20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21대 국회 출범을 준비하던 시기, ‘20대 국회의 성과로 여겨지는 법안과 폐기되어 아쉬운 법안’을 꼽아 보는 것으로 정치 보도를 시작했다. 당시 아쉬운 법안으로 중대재해처벌법과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꼽을 때까지만 해도 몰랐을 것이다. 두 법안이 21대 국회 개원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통과되리라는 것을.
그렇지만 법이 그냥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이 당 1호 법안으로 내세우며 주력했지만 순탄치 않았다. 2020년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의 수는 모두 882명. 하루 평균 2.4명이 죽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지만 ‘기업 활동의 자유를 제약한다’, ‘사고에 책임을 묻는 건 과한 처사다’와 같은 말에 가로막힌다. 급기야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단식에 돌입하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절충안을 내며 자당 의원을 설득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역시 산업재해는 당의 입장을 떠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말을 보탠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중대재해처벌법은 통과되었다.
이와 달리 속전속결로 처리된 법안도 있다. 바로 부동산 관련 법 개정안이다. 당시 거대 여당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발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야당은 의회 독재라며 맞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부동산 정책에 발맞추어 종부세(종합부동산세), 양도세(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세제 개편안이 모두 통과되었고, 세입자 보호를 내세운 ‘임대차 3법’ 역시 빠르게 통과되었다.
이처럼 지지부진했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과정과 속도감 있게 진행된 부동산 관련 법안 개정 과정을 취재하며 입법이란 무엇인지, 나아가 정치의 역할이 무엇인지 저자는 묻는다. 입법 과정은 물론 정쟁으로 가득 찬 2020년 가을의 대정부질문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느낀 순간과 미등록 이주 아동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국정감사를 취재하며 보람을 느낀 순간도 이 책에 오롯이 담았다.
정치 보도 1년, 무엇을 찾고 싶었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여의 정치권 취재를 마친 저자는 수많은 정치인과 관료를 만나며 무엇을 취재하고 싶었는지, 출입처를 드나들며 무엇을 찾아 헤맸는지 반추한다. 그리고 정치권을 취재하는 도중 위안을 느낀 순간이 적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때로는 헛발질을 하는 것 같으나 종종 치열하게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분투하는 것 같으나 또 간혹 넘어지고, 넘어지는 듯하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지난한 가치 논쟁과 정책 경쟁을 거쳐 아주 더디지만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볼 때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그 과정을 지켜본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좋은 정치가 좋은 세상을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렇게 취재 과정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네 가지 축, 다시 말해 청와대, 총리실, 국회, 정당의 권한과 역할을 소개하는 정치 상식서를 내놓았다.
이 책에는 청와대 전 수석과 국무조정실장, 다양한 정당의 국회의원들은 물론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사무처 직원과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비서관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치인과 관료 열한 명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청와대와 총리실 구성원은 어떻게 선발되며 무슨 일을 하는지, 진보와 보수는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규모가 작은 소수정당은 존재감을 내보이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 평소 드러나지 않았던 정치권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각자 품고 있는 가치관과 이상은 달라도 ‘좋은 세상’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회와 청와대, 총리실이 하는 일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사회의 아픔을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려는 관료를 만날 때, 각자 지향하는 가치는 달라도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 분투하는 정치인을 볼 때면 힘이 났다고 이야기한다. 좋은 정치인과 관료를 만드는 주체는 결국 평범한 시민들이다. ‘비판하고 참여하고 격려하고, 정치와 함께 숨 쉬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우리 정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는 저자의 바람을 담아 이 책을 펴낸다.
4쪽
이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간의 국회, 청와대, 총리실 출입이 끝났습니다.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며 정치부에서의 1년 동안 내가 그토록 찾고 싶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반추해 보았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정치권을 취재하며 제가 찾고자 했던 것은 ‘위로하는 정치’였던 것 같습니다. 사회의 아픔을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려는 관료와 각자 지향하는 가치는 달라도 저마다의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 분투하는 국회의원을 볼 때면 힘이 났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굴곡진 삶의 아픔을 이겨 낸 정치인을 만날 때면 고마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위안도 얻곤 했습니다.
정치권 취재를 하는 동안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위로받으며 아주 조금은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헛발질을 하는 것 같으나 종종 치열하게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분투하는 것 같으나 또 간혹 넘어지고, 넘어지는 듯하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난한 가치 논쟁과 정책 경쟁을 거쳐 아주 더디지만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볼 때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 역사의 흐름처럼, 운명처럼, 내 인생도 미세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도 품게 됐습니다.
_7~8쪽
우리나라 대통령이 가진 권한은 다양합니다. 일단 행정부의 최고 지도자 역할을 합니다. 조약을 체결하고, 외교 사절을 신임하고 파견하는 역할도 합니다. 대통령은 헌법 개정안을 발안할 수 있고, 국가 주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할 수도 있습니다. 국회에 임시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고, 국군 통수권과 긴급명령권, 계엄 선포권 등의 권한도 갖습니다. 입법에 해당하는 권한, 즉 법률을 제안하고 공포하고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있습니다. 사법에 해당하는 사면·감형·복권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이토록 막강합니다.
_19~20쪽
청와대 조직에 대해 알아 가면서 청와대 각 비서관실과 행정부 각 부처 간의 관계가 어떠한지 궁금해졌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청와대 정책실의 일자리수석 하에는 일자리기획비서관, 고용노동비서관, 중소벤처비서관 등이 있는데, 고용노동비서관은 고용노동부 업무를 함께 들여다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안을 다룰 때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과 실무를 하는 고용노동부 가운데 누가 더 힘이 있을까? 이러저러한 부동산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 정책실 경제수석 아래 국토교통비서관과 국토교통부 실무자 가운데 누가 더 입김이 셀까? 여러 정책 이슈가 나올 때마다 사뭇 궁금해질 때가 많았습니다.
_25~26쪽
정치의 본질은 지금 여기,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고통과 갈등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여러 이유로 시민들은 오늘도 청와대로 향하고, 청와대의 문을 두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정권이 집권하든 부디 그 아픔에 더 민감하게, 더 따뜻하게 반응하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정책과 제도를 통해 상황을 더 나아지게 만들 방안을 고민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_52쪽
일반적으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 아래에 부통령을 둡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헌법은 의원내각제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부통령 대신 국무총리를 두고 있습니다. 당초 대한민국 헌법 초안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국무총리가 실권을 쥐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에 머무르는 의원내각제 국가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초대 대통령으로 사실상 내정되었던 이승만 대통령이 대통령중심제를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헌 의회 헌법은 이미 의원내각제에 기반을 둔 상태였는데 여기에 대통령제를 덧입히다 보니 대통령도 내각제처럼 의회에서 선출하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_90쪽
많은 일을 하는 국회는 정말 바삐 돌아갑니다. 각 정당은 요일별로 수많은 회의를 이어 나갑니다. 처음 국회를 출입하게 됐을 땐, 무슨 회의가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많이 열리나 의아했습니다. 정치부 기자라면 정당별 회의에서 오가는 이슈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중략)
국회에서 열리는 수많은 회의, 정치판이 돌아가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국회 구성원, 더 넓게는 정치인들이 맡은 직책과 역할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스에 매일 나오는 저 정치인이 어떤직책을 맡은 사람인지 알면 그의 말과 행동의 행간을 이해할 수 있고 정치를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_153쪽
입법이란 움직이는 생물처럼 그 시대 시민들의 의식과 그때그때의 사회 상황에 반응하며 끊임없이 가치 판단을 조율해 나가고 고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많은 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모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법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들의 신념과 시민들이 지향하는 삶 사이에는 때로 꽤나 큰 차이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 간극이 좁혀질 때 이 사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정할 수는 없겠지만 국회가 ‘가장 억울하고, 가장 많이 빼앗긴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제 몫을 찾아 주는 법’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길 바랍니다.
_192쪽
정당 정치, 진보와 보수 모두 중요하지만 이 모든 논쟁을 뛰어넘어 정치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정치인 개개인이 가슴속에 어떤 이상을 품고 있는가’인 것 같습니다. 정치인이 품고 있는 ‘소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죠.
(중략)
국회를 출입하면서 많은 정치인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만날 때마다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의 소명은 무엇일까? 인류애인가? 진보 혹은 보수로 대변되는 신념 추구인가? 사회를 더 좋게, 더 행복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진심이 있는가? 권력에 대한 근원적인 욕구와 본인 이름을 알리고 싶은 허영심을 얼마나 잘 자제할 수 있을까?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일까? 이런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다 보면 좋은 정치인, 좋지 않은 정치인이 어느 정도 가려지곤 했습니다.
_300~305쪽
좋은 정치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초석이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정치가 좋아지는 것이냐?” 누군가 제게 물으신다면 다소 교과서적이지만 건전한 비판, 성숙한 참여가 중요하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들께서는 정치와 정치인에 관심을 가지고, 건전한 비판을 이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을 통해서든 직접 소통을 통해서든, 정치권과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에 귀를 많이 기울이셨으면 합니다.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정치와 그렇지 못한 정치가 구분이 되겠지요. 소중한 나의 투표로 잘한 정치인과 잘못한 정치인을 심판하고, 잘한다 싶은 정치인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응원하셨으면 합니다. 자질 있는 정치인이 돈 때문에 쓰러지지 않도록 후원금도 보내고, 정당에 가입하셔도 좋겠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시민단체를 통해서 목소리를 내셔도 참 좋겠습니다.
비판하고 참여하고 격려하고, 이렇게 정치와 함께 숨 쉬는 사람이 늘어갈수록 우리 정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그 길에 이 책이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_3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