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을 받다가 등교를 앞두고 정신적·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는 학생. 단절된 채 인터넷·스마트폰에 중독돼 불안·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동·청소년의 정서안정과 정신돌봄 교육의 필요성이 한층 대두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 이전부터 서구사회는 아동·청소년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마음챙김 명상을 공교육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세계 40만 명 이상의 학생에게 명상을 통한 정서교육을 시행한 영국의 학교 ‘마음챙김 프로젝트(MiSP, Mindfulness in school project)’, 20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을 교육하며 명상 교육을 필수 공교육으로 도입하고자 노력하는 미국의 ‘마인드풀 스쿨즈(Mindful schools)’ 사례가 대표적이다.

왜 서구사회는 명상교육에 주목한 것일까?

| 명상컨퍼런스 1일차 ‘명상, 교육이 되다’

2021 서울릴랙스위크 명상컨퍼런스 ‘마음챙김이 있는 교실(Mindfulness in Education)’이 11월 5일 온라인 줌 웨비나와 오프라인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동시에 개막했다. 조계종이 주최하고 불광미디어와 불교신문이 주관하는 명상컨퍼런스는 11월 7일까지 3일간 명상교육의 공교육 도입을 위한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해답을 구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명상컨퍼런스 기간에는 국내외 명상 교육의 권위자 14명이 이론·실습을 강연하며, 이후 11월 8일부터 10일까지는 어린이, 청소년, 학부모, 교육자를 위한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연사들의 안내로 직접 체험하는 집중 수행주간이 펼쳐진다.

명상컨퍼런스 1일차인 이날은 ‘명상, 교육이 되다’를 주제로 오프닝 토크 후 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 소장 미산 스님, 마인드풀 스쿨즈 수석이사 메건 스위트,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권용실 교수, 넥스트 스텝 다르마·마인드풀 헬스 케어 창립자 오렌 제이 소퍼의 강연이 차례로 이어졌다.

먼저 미산 스님, 메건 스위트, 수잔 카이저 그린랜드가 ‘지금, 마음챙김 교육을 이야기하는 이유’라는 주제의 오프닝 토크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세 사람은 명상교육이 미국에서 어떻게 도입·시행되고 있는지, 해외의 사례가 한국 명상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등을 논의했다.

미국 마음챙김 교육에 관한 이론과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한 메건 스위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공교육에서 ‘마음챙김’ 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육자의 마음챙김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생님들에게 마음챙김이 불교 명상에서 시작돼 개발됐다는 것을 이해시킨 뒤, 어떤 것들이 비종교적으로 변했는지 짚어주죠. 또 마음챙김을 수행하면 나타나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신경과학이나 뇌과학 등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해줘요.”

미국 ‘이너 키즈(Inner Kids)’ 프로그램 개발자이자 『마음챙김 놀이』의 저자인 수잔 카이저 그린랜드도 마음챙김을 공교육에 도입할 때는 비종교적인 프로그램으로 개발해서 적용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 학생·교육자 모두 필요한 ‘마음챙김’

오프닝 토크 후 첫 번째 연사로 ‘하트스마일명상’을 개발·보급하는 미산 스님이 나서 ‘과학적 명상 프로그램의 개발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미산 스님은 “명상과학은 동서양에서 오랫동안 전승·실천돼 온 명상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뇌신경 및 인지심리과학적 등 과학적 방법을 통해 규명하는 융복합적 새로운 학문”이라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행복, 진리, 사랑의 덕목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사인 메건 스위트는 ‘3호흡 실전연습’ 등을 직접 시연하며 교육자들의 마음챙김이 왜 중요한지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MBSR(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교사들에게서 실제로 번아웃 감소, 자기연민(자기돌봄) 증가와 함께 효과적인 교육이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으로 국내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의학 분야의 권위자인 권용실 교수는 ‘공공정책으로서 마음챙김 교육의 도입’을 주제로 명상교육의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국내 명상교육 현황 및 도입을 위한 준비 사항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명상 수행 공동체인 스피릿 록 명상센터의 교사협의회 회원인 오렌 제이 소퍼가 ‘교육에서의 마음챙김’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마음챙김과 비폭력대화』의 저자로 불교 전통 수행과 마음챙김 언어를 결합해 명상과 비폭력대화를 이해하기 쉽게 전파하고 있다.

오렌 제이 소퍼는 마음챙김의 이로움으로 ‘주의력과 집중력’, ‘초월적 알아차림(Meta-Awareness)’을 꼽으며, 마음챙김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육자에게 꼭 필요한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마음챙김은 우리가 화를 내거나 반응하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잠시 멈추게 합니다. 아이들에게 순간적으로 화를 내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죠. 교육자들이 마음챙김을 하면 현재에 더 머물고 차분해지게 되며, 그럴수록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더 많아집니다. 이번 명상컨퍼런스는 여러분들이 찾아보고 배울 수 있도록 많은 수행법을 제공합니다. 어떤 방법이 여러분에게 맞는지 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명상컨퍼런스 2·3일차 세부 강연 주제.

-2일차(11/6) ‘어린이를 위한 마음챙김 명상’ ▲명상, 미래 사회를 위한 준비(김경승) ▲어린이/교육자/상담사를 위한 활동 기반의 마음챙김 놀이(수잔 카이저 그린랜드) ▲한국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명상 프로그램 개발(곽영숙) ▲교육자를 위한 실용적인 연민 명상(킴 존 페인) ▲SEE Learning 사회, 정서, 인성 교육의 체계(혜주 스님), 3일차에는 ‘청소년을 위한 마음챙김 명상’.

-3일차(11/7) ‘청소년을 위한 마음챙김 명상’ ▲오프닝 토크-어떻게 내가 나를 도울 수 있을까(서광 스님·카렌 블루스) ▲마음챙김과 자기연민을 통한 청소년 인성교육(서광 스님·효림 스님) ▲10대들을 위한 MCS(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카렌 블루스) ▲10대들을 위한 마음챙김–학교, 스포츠, 삶에 몰입하는 방법(에이미 샐츠만) ▲평화로운 교실을 위한 회복적 대화(신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