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월정사 탑돌이가 박칼린 연출 뮤지컬과 만난다.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가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여는 ‘2021 오대산 문화축전-천년의 숲, 희망이 불다’에서다.
이번 문화축전의 킬러 콘텐츠는 탑돌이다. 탑돌이는 1,00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삼국유사』 「김현감호조(金現感虎條)」에 등장하는 총각과 처녀의 탑돌이 장면, 『우요불탑공덕경(右繞佛塔功德經)』이 기록한 탑돌이의 38가지 공덕이 증명한다. 특히 월정사 탑돌이는 강원도무형문화재 28호 지정, 탑돌이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정념 스님은 9월 28일 오대산 문화축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탑돌이를 언급하며 강조했다. 스님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탑돌이는 종교의례이자 민속이며 문화유산”이라며 “공연 등 현대문화와 융합하고 대중이 참여하는 문화로 재조명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다. 오대산 문화축전에 탑돌이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이 오른다. 박칼린 감독이 연출한 <리파카 무량>이다. 박칼린 감독은 사리탑과 탑돌이에서 영감을 받아 본 작업에 동참했다. 2023년 정식 공연이 목표인 만큼 오대산 문화축전에는 쇼케이스 무대로 뮤지컬 <리파카 무량>을 선보인다.
뮤지컬 제목 ‘리파카(Lepaka)’는 ‘석공’이란 뜻의 산스크리트어다. 오래전 가상의 불교국가에서 벌어지는 석공 ‘무량’과 최고 통치자인 ‘혜류여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뮤지컬이 펼쳐진다. ‘무량’이 험난한 수행의 길을 걸으며 최고 석공 장인이 되기까지 여정, 아버지 뒤를 이어 일찍 왕위에 오른 ‘혜류여왕’이 반대파로부터 왕권을 지키며 역사에 길이 남을 사리탑을 세우는 이야기다. 쇼케이스 공연에서는 ‘무량’, ‘혜류여왕’, 무량의 스승 ‘백산’의 뮤지컬 넘버를 비롯해 12명의 무용수가 함께 참여하여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뮤지컬 배우 신성수가 ‘무량’으로, 김소향이 ‘혜류여왕’으로, 황성현이 ‘백산’으로 연기한다.
주말이면 할머니의 부산 금정산 금정암에서 지냈다는 박칼린 감독은 “주지스님 의뢰를 받고 소설 ‘무영탑’을 읽고 썼던 ‘탑’이라는 작품이 떠올랐고,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월정사 탑돌이를 뮤지컬 어법으로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을 고르고 깎는 청년 석공의 마음, 탑을 세우고 탑돌이로 회향하는 이야기로 만든 뮤지컬”이라고 부연했다.
오대산 문화축전 킬러 콘텐츠인 ‘코로나 극복기원 오대산문 희망의 야단법석 월정사 탑돌이’는 10월 8일 오후 2시에, 뮤지컬 <리파카 무량>은 10월 9일 오후 3시에 국보 제48-1호 팔각구층석탑 앞에서 진행한다.
이밖에는 오대산 문화축전은 코로나19로 지친 심신 충전하는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10월 8일 오후 1시 김덕수 사물놀이와 엠비크루 비보잉으로 막을 올린 뒤 기후위기를 성찰하는 녹색 미래 좌담회(10월 8일 오후 2시), 한강시원지 문화제(10월 9일 오전 10시 30분), 달라이 라마와 오대산 명상지도자 대담 프로그램 국제명상세미나(10월 10일 오전 10시)가 이어진다. 문화축전 모든 기간 자연명상마을 옴뷔(OMV)에서 명상 체험존을 운영하고, 곳곳에서 버스킹(거리 공연)과 전시회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