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엘리엇은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잔인한 4월이라던 봄, 부산의 한 불교대학에선 순풍이 불었다. 막 문을 연 도심 포교당에서 시작한 불교대학 첫 졸업생이 150명에서 딱 1명 모자랐다.
감소하는 출가수행자, 이미 고령화에 접어든 불자들, 식어버린 불교대학 열기…. 아무리 ‘불교 도시’ 부산이라지만 설명하긴 어려운 바람이었다.
그 중심에는 부산 여래선원 주지 효산 스님이 있었다. 두 개의 도량 살림을 도맡고, BTN불교TV 방송 진행자면서, 여여불교대학 학장이었다. 절 살림 하나 건사하기도 어려운 이 시국에 2~4개 소임을 숙명처럼 받아들인 스님이었다. ‘쓰리잡 스님’이라는 별칭(?)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궁금했다. 부산 여래선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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