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연사가 붓다 빅 퀘스천 강단에 섰다. 12회를 진행한 붓다 빅 퀘스천의 연사는 총 38명. 자신이 서 있는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연사들이 붓다 빅 퀘스천에 남긴 명강연 중 되새겨야 할 문장을 선정했다.
● 미산 스님 상도선원장
“생각과 감정, 눈·귀·코·혀·몸·뜻으로 밀려 들어오는 오감 정보에 끄달려서 자기 중심을 잃어버리면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감정, 오감 정보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우리의 마음은 순간 맑고 밝아집니다.”
● 금강 스님 해남 미황사 주지
“무주(無住)는 ‘머무름이 없는 마음’을 말합니다. ‘내가 했다’고 하는 마음이 없는 거죠. 마음에 ‘나’만 가득하면 자유롭지 못합니다. 머무르지 않는 마음이 바로 자유로운 마음입니다. 가득 채운 그릇을 어디에 쓸까요? 담을 수가 없습니다. 빈 그릇[無住]이 쓸모 있습니다.”
● 원영 스님 서울 청룡암 주지
“승가의 기본 생활 원칙은 언제라도 떠날 수 있게 간소하고 검소하게 사는 것입니다. ‘출가’라는 자유로운 삶 속에서 단순하게 사는 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야합니다. 2,600년 전 부처님과 제자들 삶이 나와 무슨 상관이야 하겠지만,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조성택 고려대 교수
“불교는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대중들에게 아무 차별 없이 알려준 최초의 종교입니다. 부처님은 누구도 차별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비밀리에 전수하지도 않았습니다. 제자들과 똑같이 살았습니다. 깨달은 자, 부처님은 매력적인 분이십니다.”
● 김정호 덕성여대 교수
“분노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합니다. 친구의 좌절은 위로하고 이해하면서 자신의 좌절에는 왜 그렇게 혹독한가요? 분노할 때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위로하고 이해하고 감싸야 합니다. 나와의 관계맺기 계기를 만드는 분노는 나의 스승입니다.”
● 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비교는 불행을 부르고, 자애는 행복을 부릅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은 상대적인 기준에 따라 다릅니다. 명예, 부, 성적 등 비교 대상과의 우월적 위치에 서야만 하죠. 그렇지 못할 땐 괴로움을 부릅니다. 자신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사랑하세요. 그리고 그 자비와 연민을 세상으로 확장하세요.”
● 전현수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우리는 결과를 통제할 수 없지만 원인을 바꿀 순 있습니다. 우울한 느낌이 드는 그 방에서 잠깐 벗어나 밖으로 나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미 벌어진 안 좋은 상황을 곱씹고 후회하면 마음이 더 아픕니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고, 후회해서 후회가 없어지면 후회가 없겠죠?”
● 명법 스님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무지(無知)의 지(知)는 이해의 시작입니다. 타자에 의해 대상화된 ‘me’가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주체로서의 ‘I’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도법 스님 실상사 회주
“인간은 전생의 업대로, 신의 뜻대로, 정해진 사주팔자대로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내 삶을 창조하는 창조주입니다. 그러니 바로 지금 여기에서 삶의 주체인 당사자가 마음먹고 행하면 행하는 대로 삶이 창조되는 법입니다.”
● 강신주 철학자
“사람들은 불쾌한 것을 보면 피합니다. 그런데 올바로 보는 것, 즉 정견(正見)에는 불쾌한 것을 목격했을 때 고개 돌리지 않는 것도 포함됩니다. 노숙자를 보고 왜 피합니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직시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지옥임을 자각하세요. 불교의 자비행은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 장현갑 한국명상학회 전 명예회장
“MBSR을 개발한 존 카밧진은 불교명상이 만성 통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환자 자신의 마음에서 발생합니다. 즉 태도를 바꾸면 어떤 질병도 고칠 수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해 일어나는 반응을 불필요하게 해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세요. ”
● 박문호 뇌과학자
“뇌과학에서 말하는 깨달음에 접근하는 방법론은 전전두엽의 의지력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수행 중 깨달음은 교감과 부교감 시스템이 연결되면서 1/100초만에 폭발적으로 일어나는데, 여기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나옵니다. 이때 몸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셀프(자아)도 사라집니다.”
● 인경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이사장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너무나 만연해 있죠. 스트레스와 현실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명상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고, 알아차림을 강화해 통찰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또 명상상담은 현실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일묵 스님 제따와나선원장
“‘나’는영원하지 않으며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나’를 관찰하면서 스스로 이 지혜를 체득하는 게 위빠사나의 핵심입니다. 몸을 관찰하면서 순간순간 일어나는 마음을 관찰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괴로움의 원인을 정확히 알았다면 스스로 벗어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 월암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전 의장
“선에서는 마음이, 사람이 부처라고 합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바로 참선, 곧 간화선 수행입니다. 간화선 수행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생로병사 등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사유하고, 사유를 넘어선 의심을 통해서 생사의 해탈을 향해 가는 게 간화선 수행의 핵심입니다.”
● 배광식 서울대 명예교수
“잘살자는 게 인간의 변함없는 바람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잘사는 거죠. 현전일념(現前一念). 지금 여기 한 생각 한 마음, 이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잘 살고 못 사는 것이 결정됩니다.”
● 소남 스님 한국티베트센터 광성사 주지
“믿음이 중심인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수행을 통해 얻는 지혜가 중심인 종교입니다. 왜 수행하나요? 이고득락(離苦得樂), 고통을 여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티베트에서는 람림, 즉 보리도 차제라고 하는데 기초부터 단계별로 수행하되, 절하면서 매사에 자신을 낮추십시오.”
● 윤성식 고려대 명예교수
“욕망은 금욕으로 통제하면 더 가속화됩니다. 우리는 욕망 앞에 정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돈은 그 자체로는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내가 흔들리지 않을 몸과 마음이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즉, 소유하되 집착하지 않는 것이죠. 열심히 벌되 인색하지 않을 정도로 쓰세요.”
● 고미숙 고전평론가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욕망을 쿨하게 인정하고 그 방향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발산과 수렴, 생성과 소멸의 파도를 타며 내가 방향을 갖고 조율하는 것이죠. 소유에서 존재로, 증식이 아닌 생성으로, 고립에서 공감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욕망에서 해방돼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 법인 스님 일지암 전 암주
“혼자여도 ‘외롭지’ 않고 ‘넉넉한’ 삶, 함께여도 ‘괴롭지’ 않고 ‘즐거운’ 삶을 사세요. 소유와 집착의 판에서 나와 ‘인문학 공부’, ‘수행’, ‘체능’ 등 즐거움의 판으로 들어가세요. 무조건 억누르는 게 아닌, 해체하고 방향을 바꿔 나의 다양한 욕구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길입니다.”
● 자현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아파트 시세처럼 객관적 기준으로 가격을 매길 수 있으면 철학, 문화재처럼 객관적 기준으로 가치를 정할 수 없으면 미학의 영역입니다. 인간의 행복은 주관적 판단의 영역, 즉 미학의 영역입니다. 현재 내 모습을 직시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불교 공부의 시작입니다.”
● 성태용 건국대 명예교수
“불교의 정체성을 오해하고 관념적인 세계에 빠져서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불자가 많습니다. 불교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 오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종교입니다. 불교가 불교인 이유를 정확히 알고, 발을 땅에 착실하게 디딘 채 불교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권오민 경상대 교수
“깨달음의 방식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사실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비달마 불교에서 말하는 견도(見道)에 이르는 과정은 총 4단계로, 부처님·불제자와 친근해지는 것, 정법을 듣는 것, 들은 바를 참답게 생각하는 것, 들은 바를 받아들여서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
“우리 한민족은 새로운 삶과 이념을 지향하며 기존의 안정된 터전을 떠나 이 땅에 정착한 사람들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개, 용맹함 등의 정신적 유산을 많이 잃었지만, 발심만 하면 빠르게 도약할 수 있는 민족입니다. 협소한 반도적 사관, 인식, 문화, 시스템을 깨야 합니다. ”
● 권영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 교수
“실크로드는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여전히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다라 불상에서 우리는 불교 미술의 포용력을 볼 수 있습니다. 유럽 헬레니즘 문화를 받아들여 불교식으로 소화하고, 이를 이웃에 전달한 능력이지요.”
● 전인평 중앙대 명예교수
“예배의 의미를 담은 인도 음악은 불교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와 오늘날 우리 음악의 뿌리가 됐습니다. 인도에서 기원한 악기, 음악 연출 방법, 춤동작 등은 4세기 후반 벽화고분 ‘안악 3호분’에 남아있으며, 이는 현재 우리 음악의 원형을 살피는 데 귀중한 자료입니다.”
● 장준우 미식칼럼니스트
“모든 음식에는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좋고 나쁨은 사물이 아닌 그걸 섭취하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해도 식탐을 가지고 많이 섭취하면 나쁘게 되는 것처럼요.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누구와 이 음식을 먹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맛있는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 박찬일 요리연구가
“과식하지 말고 가급적 좋은 음식을 먹는 것. 이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각하며 감사해하는 것. 이것이 먹을 것을 통해 부처님 말씀에 좀 더 다가가는 방법입니다.”
● 선재 스님 한식진흥원 이사장
“부처님은 자연을 거슬러서 먹지 말라고 합니다. 모든 식문화는 햇빛과 바람과 공기를 통해 자라납니다. 제철이 아닌 작물을 기르려면 성장촉진제를 줘야 하고, 비닐하우스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킵니다. 자연의 리듬에 맞춰 제철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가장 완벽한 유기농은 바로 제철음식입니다.”
● 원제 스님 김제 수도암 수좌
“기도는 욕망의 거래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시는 분이 부처님이라는 생각은 기도가 아니죠. 조건을 걸지 않고 단지 자신의 역할을 드러내는 다짐의 실천은 언젠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방향으로 삶을 바꿉니다. 그렇게 부처님 가르침을 내 삶으로 증명하는 게 바로 기도입니다.”
● 정목 스님 유나방송 대표
“한마디 말이 꽃향기가 되고, 한마디 말이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고, 한마디 말이 지친 사람에게 의자가 되며, 한마디 말이 상처 입은 이에게 신비한 약이 되고, 내가 하는 말 한마디가 어둠을 밝히는 등불 되게 하소서.”
● 이현주 목사 사람 철학자
“차를 타고 어떤 목적지를 가는데 기름이 떨어지면 멈춥니다. 갈 수 없는 거예요.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막상 살아보니 (목적지는) 뻔히 아는데 힘이 부족할 때가 옵니다. 에너지가 필요하죠. 어떻게 살아갈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밥 먹듯이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윤순진 서울대 교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구 종말이 오는 시간이 12시라고 할 때 지금 우리는 11시 58분 20초에 서 있어요. 에너지를 절약하고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 전환’이 필요합니다.”
●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비상사태라고 하면 비상하게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닐까요? 녹색 사업 몇 개 발굴하는 정도의 안이한 방식으로는 사회 대전환을 이뤄낼 수 없어요. 각자도생은 불가능합니다. 모두가 같은 배를 타고 있고 함께 배를 움직여야 합니다.”
●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 소장
“피부에 이상이 생겨 연고를 바르는 건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요법일 뿐입니다. 위장이 안 좋아서 피부에 이상이 생겼다면 위장을 치료해야 재발하지 않겠죠. 기후위기는 지구가 겉으로 드러낸 ‘증상’ 중 하나일 뿐이에요. 표면의 환경문제만 보지 말고 증상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지요.”
● 구본권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은 답이 정해진 문제, 매뉴얼이 있는 문제에서 기계를 절대 능가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일은 답이 없는 문제 즉, 인생에 관한 화두를 늘 던지는 거죠. 항상 답이 없는 문제를 만들고 질문하고 고민하고 배우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대비하는 길입니다.”
● 양형진 고려대 교수
“어떤 것도 스스로 존재할 수 없고 다만 인연에 따라 존재할 뿐입니다. 이것은 마치 두 개의 수소 원자가 한 개의 산소 원자를 만나 물이 되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나’는 고정불변의 성질이 아니라, 언제든지 인연에 따라 변화하면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 보일 스님 해인사 승가대학장
“부처님 당시의 사유, 언어, 관념을 지금까지 고집했다면 현재의 이 사바세계 불교는 없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이기에 그 누구도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큰 변화의 시대에 어떤 언어로 화답할지, 불교의 유연하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