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불편’으로 적립하는 ‘그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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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편’으로 적립하는 ‘그린포인트’
  • 허진
  • 승인 2020.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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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earth 얼쑤!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소비다. 불필요한 포장과 일회용 제품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로 알려진 연희동 ‘보틀팩토리’는 커피를 머그잔이나 유리잔에 담아 주고, 테이크아웃을 원하는 손님에게는 보증금을 받고 가게 텀블러를 빌려준다. 보틀팩토리가 매월 주최하는 제로 웨이스트 마켓 ‘채우장’에서는 곡물, 채소, 향신료 등 다양한 제품들을 포장 없이 판매하기 때문에 개인 용기를 지참해야 물건을 살 수 있다. 망원시장 ‘카페M’ 내 상시 운영되고 있는 세제 리필 샵 ‘알맹’은 포장되지 않은 세제 내용물을 소비자가 용기를 가져오면 무게를 달아 판매한다. 꼭 이런 친환경 매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외출할 때 텀블러와 다회용기 챙기기, 종이 영수증 대신 모바일 영수증 받기, 장 볼 때 장바구니 챙기기 등 일상 속 작은 습관들로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제품 겉면 친환경 인증, 저탄소 인증을 확인해보자. 친환경 인증은 에너지·자원 투입과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한 제품을 대상으로, 저탄소 인증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했거나 같은 종류 제품의 평균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대상으로 정부가 부여한다. 식품도 이왕이면 생산과 포장, 운송, 음식물쓰레기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한 저탄소 식품을 소비하자. 최근 늘고 있는 채식, 과대 포장된 가공식품 대신 제철 채소나 유기농 식자재를 소비하는 것, 운송 거리가 짧은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것 모두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가전제품 살 때 소비 효율이 높거나 에너지 절약 상품을, 주방 도구 살 때 플라스틱 대신 환경친화적인 나무 소재로 만든 제품을 고르는 것도 기억하자.

 


아나바다 운동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뜻으로 물자를 불필요하게 낭비하지 말고 재활용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IMF 외환 위기 시절 등장한 정부 주도 캠페인이지만 환경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된 지금도 적용할 수 있다. 의류업계는 생산, 운송, 소각, 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 전체 양의 10%를 유발하며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 옷 대신 중고 옷을 사거나, 옷을 사는 대신 빌려 입으면 의류 생산, 운송, 소각, 폐기로 인한 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중고 의류 매장 ‘마켓인유’에서는 입던 옷을 온라인 신청을 통해 판매할 수 있으며 지급받은 포인트를 돈으로 환전받거나 매장의 중고 옷을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다. 패션 공유 플랫폼 ‘클로젯셰어’는 개인끼리 옷과 가방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옷과 가방을 저렴하게 빌릴 수 있고 평소 잘 입지 않는 옷을 다른 사용자에게 공유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타고(37.4km 기준), 가까운 거리는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2km 기준)만으로도 1년에 1인당 30년생 소나무 75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일주일에 하루 ‘지구에 쉼표 찍는 날’을 정해 대중교통을 타고, 서울시 ‘따릉이’, 대전시 ‘타슈’ 등 지자체가 실시하는 공공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활용하자.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무인대여 시스템으로 이용요금이 저렴하고 대여소 상호 간 24시간 대여·반납이 가능해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QR코드로 한 번만 스캔하면 손쉽게 대여하고 반납도 간단한 ‘QR형 뉴따릉이’를 시범 운영하고 있고 올 상반기까지 5,000대로 확대해 편의성을 더 높일 계획이다.

 


친환경 소비는 말 그대로 개인의 이익이 아닌 환경을 위한 행위다. 하지만 자동으로 따라오는 혜택을 놓칠 수는 없다. 그린슈머로서 정부 부처, 지자체, 기업에서 제공하는 친환경 혜택을 살뜰하게 챙기자.    

• 환경부 ‘에코머니’
• 에코머니는 친환경 활동에 대한 포인트 리워드 서비스다. 에코머니 제휴 카드인 그린카드로 ‘친환경마크’와 ‘탄소 배출량’ 등 인증 마크가 새겨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구매액 일정 비율이 포인트로 적립된다. 적립된 포인트로 이동통신, 대중교통 자동납부, 기부, 상품권 교환 등이 가능하다.

• 환경부 ‘탄소포인트제’ 및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 에코머니 제휴 카드 발급 후 탄소포인트 혹은 에코마일리지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전기, 수도, 도시가스 에너지 사용량 절감에 따른 에코머니 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다.

• 국립공원공단 ‘그린포인트’
• 국립공원 내 쓰레기를 수거해 국립공원 내 ‘탐방지원센터’로 가져가면 무게를 측정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제도다. 적립된 포인트는 주차장, 야영장, 대피소 등 국립공원 시설 이용 시 사용하거나 사은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 커피 전문점 ‘텀블러 사용 할인’ 및 화장품 ‘공병 수거 혜택’
•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할리스, 커피빈, 엔제리너스, 폴바셋, 이디야 등 많은 커피 전문점에서 텀블러 사용 시 200~5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텀블러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매장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이용하자). 러쉬, 키엘,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 등 공병을 판매처에 반환하면 적립금, 할인, 제품 등 ‘친환경 혜택’을 제공하는 화장품 브랜드도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 친환경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존에 갖고 있던 물건을 억지로 버리고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건 환경을 위한 소비가 아니다. 내가 가진 물건을 끝까지 잘 사용하고 난 뒤에 지속 가능한 친환경 물건으로 대체하는 ‘건강한 소비’로 이어져야 한다.

글. 
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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