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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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 조애너 메이시 지음 / 이중표 옮김
  • 승인 2020.02.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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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시스템이론은 생명·생태·윤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저작·역자

조애너 메이시 지음

이중표 옮김

정가 22,000원
출간일 2020-02-19 분야 불교
책정보

432쪽|판형 152×225mm|책등 두께 26mm | ISBN 978-89-7479-779-9 (0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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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인공지능 시대에 꼭 읽어야 할 현대 철학의 신고전!

인공지능을 탄생시킨 일반시스템이론과

불교 연기법의 공통분모인 상호인과율,

이 두 사상을 융합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책의 목적은 일반시스템이론과 불교라는

두 사상 체계를 활용해서 상호인과율의 특성을 밝히고

자연 시스템의 법칙(Dharma)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_조애너 메이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승리하며 인류에게 큰 충격을 주기 이전에 이미 IBM의 ‘왓슨’이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보험회사와 병원에 고용되어 수백 명의 전문가가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었다. 인공지능 시대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곁에 와 있었다. 밝은 미래와 암울한 미래의 엇갈린 시선이 존재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욱 우리는 인공지능을 배우고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을 탄생케 한 시스템이론과 인공두뇌학(cybernetics)의 기원을 다룸과 동시에 불교의 연기법(緣起法)과 비교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의 개념은 이미 2차 세계대전 때 시작되었고, 인공지능에 영향을 끼친 시스템이론은 유럽 중세시대부터 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시스템이론과 너무도 흡사한 사상이 2,500여 년 전 붓다에 의해 연기법(緣起法)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이 책은 이 놀라운 공통점을 하나의 실로 엮어 보여준다. 이러한 상호해석을 통해 인공지능은 물론, 생명·생태·윤리 등에 관한 철학적 토대와 도덕적 근거를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소개 위로

조애너 메이시(Joanna Macy) 지음

1929년 미국 LA에서 태어나 웨즐리대학교를 졸업하고 시러큐스대학교에서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불교학, 일반시스템이론, 심층생태학을 연구한 생태철학자이다. 불교생태학의 토대를 일군 그는 평생을 평화운동과 환경보호 운동에 바치며 살아왔다.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환경문제를 불교적 시각으로 풀어보려 한 그의 시도는 전 세계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시도 속에서 그는 자신의 학문을 사회활동과 연결하여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이론적 틀과 획기적인 실천 방법론을 만들어냈다. 이 방법론은 세계의 교육자 및 NGO, 시민활동가들이 채택하여 활용되고 있으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절망을 극복하고 능동적으로 사회활동에 동참하도록 힘을 주고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거주하며 고령임에도 활발한 저술 작업과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중표 옮김

전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 후 동 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로 위촉됐다.

호남불교문화연구소 소장, 범한철학회 회장, 불교학연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불교 신행 단체인 불국원을 설립하여 포교와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정선 디가 니까야』, 『붓다의 철학』, 『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 『불교란 무엇인가』 외 여러 책이 있다.

목차 위로

제1부 배경

머리말

서론

제1장 인과율에 대한 고찰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처럼

선형적 단일 방향 인과 패러다임

서양의 단일 방향 인과율

인도의 단일 방향 인과율

서양의 상호인과 패러다임

상호인과율에 대한 불교의 시각

불교와 일반시스템이론의 상호보완적 해석

제2부 상호인과율에 대한 이해

제2장 불교의 연기설

다르마에서 인과론의 중심 역할

불교 이전 인도의 선형 인과율

서양의 선형적 견해들과의 비교

연기에 대한 불경의 설명

제3장 상호인과율로서의 연기

실체에서 관계로

제일원인은 없다

상호의존의 구문론

인과 요소들의 상호성

아비다르마의 해석

상호의존으로서의 연기

제4장 일반시스템이론

단일 방향 인과 패러다임이 갖는 과학의 문제들

시스템에 대한 생명과학의 이해

인공두뇌학과 피드백 개념

시스템적 불변성과 계층조직

사회과학에서의 시스템이론

인지 시스템

시스템과 가치

제5장 일반시스템이론의 상호인과율

시스템 안에서의 원인들의 변환

인과 고리로서의 피드백

네거티브 피드백 과정

포지티브 피드백 과정

원인에 대한 고찰

제3부 상호인과율의 여러 차원

제6장 과정으로서의 자아

모든 것은 변한다

자아를 개별적이라고 생각하는 착각

명확한 경계선은 없다

치명적인 망상

제7장 아는 자와 알려지는 것의 연기

요인들의 수렴으로서의 지각

의식: 조건에 의해 변천하는 것

정보 회로

투사를 통한 세계 만들기

자기 재조직으로서의 학습

인지의 한계

대상 없는 앎

아는 자는 누구인가

제8장 몸과 마음의 연기

선형적 견해들

서로 기대고 있는 두 개의 갈대 단처럼

동전의 양면

모든 시스템의 내면성

마음의 편재성과 특징

물질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

마음쓰기

제9장 행위자와 행위의 연기

자기동일성과 책임

환생의 문제

까야(身)와 까르마(業)

구조와 작용

과거와 현재

다르마와 결정론

선택의 결정성

결정 주체로서의 인지 시스템

제10장 자아와 사회의 연기

참여와 특수성

개인과 공동체의 상호의존

사회 시스템의 다르마

제11장 상호 윤리

다른 존재들에 대한 관심

관용과 인습 타파

정치적 참여

바른 삶[正命]과 경제적 분배

목적과 수단

제12장 개인과 사회 변화의 변증법

재결합의 자유

나무와 불꽃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색인

상세소개 위로

현대 서양사상과 고대 동양철학의 만남,

일반시스템이론과 불교를 통해 본 자연 시스템의 법칙(Dharma)

생태철학자이자 불교학에도 깊은 조예가 있는 저자 조애너 메이시는 기원과 목적이 너무나도 다른 불교의 연기법과 현대의 시스템이론이 상호해석 가능하며, 이를 통해 두 사상을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두 사상을 연결하는 고리는 상호인과율이다. 상호인과율이란 쉽게 말해서 원인과 결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뜻이다.

인과의 과정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흔히 원인은 과거이고 결과는 미래로 인식한다. 따라서 원인은 당연히 결과에 영향을 주지만, 결과가 원인에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원인과 결과가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끝을 맺는다고 생각해왔다. 이것을 직선과 같이 단일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인과론이라고 하여 ‘선형 인과론’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인류 대부분은 이러한 선형 인과론의 사고 틀에 사로잡혀 있었다. 선형적 사고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의 법칙을 설명할 수 없었다.

만약 이 세상이 선형 인과론으로 설명한다면, 원인 속에 변화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결과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인과론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선형적 인과율이 원인과 결과의 두 개의 변수를 지닌 문제들에는 타당하지만 여러 변수를 지닌 복잡한 상황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인과율에 대한 견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 주목받는 것이 바로 ‘상호인과율’이다.

원인과 결과가 일방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하며, 원인들끼리도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순환적 인과관계(cyclical causality), 호혜적 인과관계(reciprocal causality), 상호적 인과관계(mutual causality) 또는 상호결정(interdetermination) 등의 용어로 정의한다. 그리고 일반시스템이론이 바로 이 상호인과율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설명하는 사상이다.

한편, 불교에서도 현대의 상호인과율과 매우 흡사한 사상이 ‘연기법(緣起法)’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연기는 해탈에 관한 불교적 관념의 바탕을 두고 있다. “연기를 보는 사람은 법(dharma)을 보고, 법을 보는 사람은 연기를 본다.”라고 경전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연기는 붓다가 깨달은 실체 그 자체이다.

연기법 안에서 실재는 역동적인 상호의존적 과정으로 나타난다. 현상은 불변하는 본질 같은 것 없이 신체적, 정신적 요소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발생한다. 따라서 무아(無我)이며,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한다. 이것을 현대어로 바꾼다면 ‘자연 시스템 법칙’이 된다.

 

인공두뇌학(Cybernetics), 인공지능은

상호인과율을 자동화시킨 것!

놀랍게도 인공지능의 메커니즘이야말로 상호인과율에 적확히 부합한다. 이 거대한 세상을 움직이는 시스템을 설명하는 일반시스템이론을 자동화시킨 것이 바로 인공두뇌학과 인공지능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사상가들은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에 관한 개념과 과정에 대해 인공두뇌학(cybernetics)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저자는 이를 시스템적 인공두뇌학(systems cybernetics)이라는 의미로 확장해서, 생명과학과 정보 및 컴퓨터 과학에서 도출된 좀 더 포괄적인 용어인 일반시스템이론(general systems theory)과 상호 대체 가능한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생물학자이자 일반시스템이론의 아버지인 폰 베르탈란피(Ludwig von Bertalanffy)는 “단일 방향 인과관계 속에서 작용하고 있는 분리된 단위들의 체계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입증되었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의 시스템에 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중 인공두뇌학(cybernetics)의 발전은 이러한 사고에 도움이 되었다.

인공지능은 매우 어렵게 느껴지지만 어떤 면에서 작동원리는 매우 단순하다. 인공지능이란 결국 인간의 사유체계를 기계에 이식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간의 사유는 체험과 학습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과거의 체험은 현재의 행동으로 이어지며,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수정 보완이 이루어진다. 다른 말로 이를 피드백(feedback)이라고 한다. 피드백 과정은 자연계에서 스스로 유지하고 조직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의 능력과 유사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피드백은 무기 체계에도 사용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미사일이 스스로 탄도를 감시하고 추적하도록 궤도를 수정하게 해주는 작동원리와 같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상호작용 속에서 자아가 없다고 말하는데, 이 말은 곧 인공지능이 더 발달해 인간처럼 사유하고 판단하게 되더라도 결국 무아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저자는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자연 시스템에서도 고정불변의 속성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고를 통해 인류는 인식의 대전환을 이룰 수 있고, 생명·생태·윤리의 제 문제를 분별없이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상호인과율로 통칭되는 이 이론에서, 인간 개개인이 그 상호발생적 패턴에 참여하고 있음을 인정할 때, 인간 의식의 구원은 물론 미래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교와 현대과학 이론을 융합하여 철학적 토대를 마련한 저자의 뛰어난 통찰력은 우리에게 인류의 미래를 밝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이끄는 철학적 기반

무엇보다 “이 책은 불교를 바르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역자 이중표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역자의 말을 더 들어보자. “불교는 어렵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은 불교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불교는 우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사유구조와는 다른 사유체계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저자는 상호인과율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선형인과율에 의지해서 세계를 이해하고 있는데, 불교는 세계를 상호인과율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의 연기법은 상호인과율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며, 그렇게 하면 불교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시대를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청되는 시대로 진단하고, 불교와 일반시스템이론의 상호인과율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안한다. 그리고 불교를 활용해서 시스템이론을 해석하고, 시스템이론을 이용해서 불교를 해석한다. 그는 이 책에서 불교와 현대의 시스템이론은 그 기원과 목적의 명백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호해석이 가능하며, 상보적인 해석을 통해 두 사상이 보다 확실하게 이해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보적인 해석을 통해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포괄하는 원리들이 드러나며, 그것들이 우리 시대에 출현한 생태학적 세계관의 철학적 토대와 윤리적 근거가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 책이 불교의 이해에 바른 관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실천원리를 불교와 현대의 과학사상을 토대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여 그것을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가 우리 시대의 문제들에 주는 답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인지를 이 책은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난해한 불교 용어를 일반적인 말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따라서 이 책은 불교를 전공하는 사람은 물론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으며, 특히 현대의 여러 문제에 대하여 답을 구하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의 세계를 치유하기 위해서, 우리는 계층적 실재관과 단일 방향적 인과 패러다임으로부터 물려받은 물질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 사실 불교와 시스템이론은 물질계가 이미 마음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정신적 사건들과 인과적으로 함께 발생하는, 또는 그것들이 분리할 수 없는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시각이 인간의 의식을 구원하고 폭넓게 한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저자의 말)

 

책속으로 위로

자아의 의존적 본성, 그리고 그에 따르는 자아의 광대함과 자아 체험의 실행 가능성은 모든 현상의 근본적인 상호의존성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인과율에 대한 붓다의 핵심 교리, 즉 연기설(緣起說, paṭicca samuppāda) 속에서 설명되고 있다는 것을 나는 깨닫게 되었다. 붓다가 다르마(dharma, 진리)와 동일시했던 이 교리 속에서, 가르침 그 자체를 제외하고, 모든 것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서로 조건이 되어 나타난다. 실로 ‘다르마’라는 단어는 실체나 본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질서정연한 과정 그 자체, 즉 사물들이 작용하는 방식을 나타낸다. _7쪽

나는 많은 서양 사상과 힌두 철학을 오염시킨 인과를 단일 방향으로 보는 생각들로부터 철저하게 벗어난 이 상호인과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인식은 내가 불교를 접한 지 약 8년 후에 만났던 일반시스템이론에 의해 촉진되었다. 실재를 과정으로 보는 시스템 철학의 시각, 물질적 또는 정신적 사건들의 자기조직화 패턴에 대한 시스템 철학의 인식, 그리고 이들 자연 시스템의 역동성 속에 법칙이 있다고 인정하는 점이 붓다의 가르침과 놀랄 만큼 일치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연기설과 마찬가지로 시스템이론은 인과율을, 속발(續發)하는 사건이 그물처럼 짜여 있는 회로에서 발생하는 상호적인 것으로 본다. _8쪽

나는 가장 폭넓은 철학적 용어로 상호인과율의 진상을 드러내려고 했으며, 붓다의 연기설의 학문적 이해를 바로잡고 증진시키려고 했다. 나아가 일반시스템이론의 철학적·도덕적 함의들을 드러내려고 했다. _13쪽

이 책의 목적은 일반시스템이론과 불교라는 두 사상 체계를 활용해서 상호인과율의 특성을 밝히고 자연 시스템의 법칙(Dharma)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은 역동적으로 상호의존하고 있는 세계 속에서 작용하고 있는 인과의 과정들을 고찰할 것이다. _27쪽

일반시스템이론에 대한 나의 설명은 시스템이론의 선구적 사상가들의 생명과학과 시스템적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학) 분야의 기초적인 저작에 근거하고 있다. _30쪽

어떤 사상가들은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에 관한 개념과 과정에 대해 인공두뇌학(cybernetics)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내가 이 책에서 그 용어를 사용할 때는 그것을 시스템적 인공두뇌학(systemscybernetics)이라는 의미로 확장해서, 생명과학과 정보 및 컴퓨터 과학에서 도출된 좀 더 포괄적인 용어인 일반시스템이론(general systems theory)과 상호 대체 가능한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_32~33쪽

생물학자이자 일반시스템이론의 아버지인 폰 베르탈란피(Ludwig von Bertalanffy)는 “단일 방향 인과관계 속에서 작용하고 있는 분리된 단위들의 체계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입증되었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의 시스템에 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중 인공두뇌학(cybernetics)의 발전은 이러한 사고에 도움이 되었다. _55쪽

‘피드백(feedback)’이라고 불리는 - 미사일이 스스로 탄도를 감시하고 수정할 수 있게 해 주는 - 과정은 자연계에서 스스로를 유지하고 조직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의 능력과 유사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것은 분자든 포유동물이든 질서가 있고 의도를 가진 패턴들이 어떻게 부동

의 원동자나 목적인에 의지하지 않고서도 존속하고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_56쪽

일반시스템이론과 초기불교 교리의 관점을 함께 활용하면 상호인과 율과 그 함의들에 관해 많은 것이 밝혀질 수 있다. 다른 어떤 사상 체계 속에서도 인과 과정에 대한 이러한 견해가 그렇게 정합적이고 명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_61쪽

일반시스템이론이 서구 사상에 지배적이었던 단일 방향의 인과구조로부터 이탈한 것과 마찬가지로, 연기설은 근본적으로 불교 이전과 비불교적 인도의 인과관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_73쪽

나는 인류가 지난 2,000년 동안에 지식의 나무에서 얻은 결실 가운데 가장 큰 성과는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한다. _145쪽

정보이론과 인공두뇌학의 출현은 시스템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스스로를 조직하는 과정들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개념들을 제공했다. _157쪽

상호인과율의 관점이 보여 주는 세계에서는 “만물이 유전한다.” 상호의존적이며 호혜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은 과정 속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도 예외 없이 이러한 사건들의 유동적인 상태 속에 있다. _212쪽

인공두뇌학이 조금만 더 진전한다면 보통으로 이해되고 있는 ‘자아’는 단지 생각하고, 행동하고, 결정하는 보다 큰 시행착오 시스템의 작은 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이 시스템은 어떤 주어진 순간에 어떤 주어진 결정에 직접 관련된 모든 정보 통로를 포함한다. ‘자아’는 서로 얽혀 있는 보다 큰 과정들의 영역에서 부적절하게 한정된 부분의 그릇된 실체화이다. _224~225쪽

상호인과율의 인식론에서는 알려지는 것은 무엇이고 아는 자는 누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고정된 자립자존적 개체로 고정되거나 적시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_269쪽

현재와 과거의 기억은 구조와 작용의 상호인과적 관계가 계속되기 때문에 서로를 수정한다. 이전 행동의 결과는 시멘트 속에 내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지각됨으로써 현재 속에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_321쪽

상호인과율에서 윤리의 영역은 행위를 넘어 해석으로, 행동을 넘어 이데올로기로 확장된다. 우리의 이론화는 객관적이거나 가치 중립적이 아니라 우리의 윤리적 책임을 안고 있는 상대적 구성물들에 근거를 두고 있다. _370쪽

상호인과율은 마음과 물질 사이의 상호의존관계를 인정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의식과 몸은 실존의 상관적인, 즉 의존적으로 상호 발생하는(연기하는) 측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_379쪽

불교는 어렵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은 불교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불교는 우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사유구조와는 다른 사유체계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저자는 상호인과율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선형인과율에 의지해서 세계를 이해하고 있는데, 불교는 세계를 상호인과율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의 연기법은 상호인과율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며, 그렇게 하면 불교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 준다. _410~4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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