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미술관은 오는 12월 26일 전시 <시간을 보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가들이 시간을 경험하고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가시화하는 작품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시에 참여한 17인의 작가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시간을 바라보고, 시간에 도전한다. 이런 도전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우리의 삶 자체를 본질적으로 보여주고, 우리의 흔적을 남기려는 의지의 표출일 것이다.
예술가가 보이지 않는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특정하거나 인상적인 순간을 박제하고자 하는 욕망, 시간의 흐름을 작품을 통하여 포착하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수행을 통한 작품의 시간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 등으로부터 출발하는 다양한 표현방식은, 오늘날 우리가 시간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방식, 더 나아가 예술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집약하여 드러낸다.
시간을 바라보고 이를 포착하려는 노력은 비단 시각예술만이 아닌, 인간의 창작행위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욕망이라 볼 수 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파악할 수 없고,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영원(infinity)에 가까운 개념으로서 시간은 ‘유한한 삶’이라는 한계 속에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두렵지만 매혹적인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우리 삶의 총체이자 현실로서 다양한 반응과 해석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무한에 가까운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자 노력한다. 서울대학교미술관 2019년도 마지막 전시 <시간을 보다>는 보이지 않는 '시간'을 이미지로 포착하고 시간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아내려는 노력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세 가지 접근방식을 선택하였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의 특성을 초월하여 순간의 인상과 그것이 야기하는 심상을 붙잡아내고 고정하는 '순간의 박제', 끊김 없이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축적하여 그 움직임의 궤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시간의 궤적', 그리고 시간 자체를 작품의 질료를 삼아 그 안에서 끝없는 수행을 통해 시간성을 표면화하는 “수행의 시간”이라는 부제를 설정하여 서로 다른 성향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을 통하여 시간을 마주하는 방법론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전시는 내년 3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자료제공: 서울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