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옻칠 기법으로 독특한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 김정은 작가의 개인전 <물들다(absorb)>가 2019년 12월 18일(수)부터 열흘간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옻칠을 차용해 회화 작업의 폭을 넓힌 옻칠 회화 작품 십여 점이 선보일 에정이다.
옻칠화는 기원전 1~3세기 전부터 활용됐던 옻칠 기법에서 파생한 새로운 회화로 전통 공예와 순수 회화를 접목시킨 새로운 장르다. 옻은 화학 물감과 달리 생명력을 지닌 천연물질로서 옻의 민감한 반응을 다루고 의지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뛰어난 역량이 요구된다. 그림을 그린 후에는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하며, 새로운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수 차례 이상 말리고 덧칠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옻칠화의 까다로운 제작기법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 내면의 소리를 작품에 담아낸 김정은 작가의 작품은 일반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회화의 이미지를 새롭게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의 의식으로부터 흘러나와 무의식의 찰나에 붓끝으로 표현되는 작품 활동이 마치 삶의 중도를 찾아가는 여정과 같다고 말한다. 더불어 2년여 동안 전국 각지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스님과 자연으로부터 배운 삶의 태도가 이번 작품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그 인연으로 이번 전시회 출품작 중 하나인 <운문사>는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의 구순을 기념하며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김정은 작가는 이번 작품 전시를 통해 선입견 없이 세상과 대중과 소통하길 바랐다. 저마다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