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석으로 시작하는 호거산의 아침.
작은 소리에서 큰 소리로, 새벽 목탁이 아침을 알리면 세상 모든 미물이 깨어난다.
붓다의 새벽 탁발 조용한 발걸음처럼 스님네 도량석이 끝나면 나지막히
신새벽 예불이 시작되고, 어디 새우는 소리조차 숨을 죽인다.
한껏 긴장된 아침이 지나고,
도반 스님 둘이 솔숲을 걷는다
둘둘 감아넘긴 목도리에 털모자 낙락장송 사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시는가
새벽 한기 몸속 파고드는 세상의 길
혼자서는 힘든 길
도반 있어 함께 가는 길 누구라도 도반되어 가야할 길 그길
운문사 새벽예불을 보았는가 비장한 듯 신산한 듯
세상의 어느 아침보다
맑게 빛나는 운문사 새벽예불
“청정한 계향戒香과
침묵의 정향定香,
반야의 혜향慧香 사루어 비나니 삼계의 도사이자 사생의 자부께
온 몸 온 마음으로 예를 올리나이다“
새벽 운무를 가라앉히는 나직한 예불 소리가 운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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