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의 대의와 단어 설명까지, 법화경 28품의 온전한 해설
구마라집에 의해 한역된 『법화경』은 모두 69,384자의 한자가 들어가 있는 방대한 경전이다.(한 번 이상 등장하는 한자만도 1,742자나 된다.) 방대함은 차치하고라도 온갖 비유 점철된 경전이기 때문에 행간 하나하나에 숨겨진 뜻을 제대로 읽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반대로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에서 『법화경』은 그동안은 한문 원본만 있거나 한글 번역만 있는 사경집 혹은 독송집 위주로 시중에 유통되었다. 간혹 『법화경 강의』나 『법화경 강설』이라는 제목으로 묶인 책이 있었으나 제목과는 달리 총 28품의 『법화경』 중 일부 품(특히 신도들에게 인기 있는 「관세음보살보문품」 등)만을 설명한 것이었다. 이 책은 1품인 「서품(序品)」에서 28품인 「보현보살권발품(普賢菩薩勸發品)」까지 『법화경』의 전 품을 강설한 것이다.
강설에는 대의와 요지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비유에 포함된 단어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되어 있어 대승의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 위앙종의 제9대 조사 선화 상인, 미국인 출가 제자를 위한 『법화경』 강설
이 책은 허운 선사에 의해 중국 위앙종의 제9대 사법인(賜法人)으로 임명된 선화 상인(宣化上人)이 귀의한 제자 다섯 명(처음에는 두 명)를 대상으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불교강당에서 진행한 『법화경』 강의를 편역한 것이다.(강의 중간에 일반인도 종종 법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1968년 10월 16일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시작하였고 같은 해 11월 9일 마쳤다. 전체 『법화경』 강의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관세음보살보문품」 강의가 끝난 다음날(11월 10일)이다. 이후 정확히 2년 만인 1970년 11월 10일 모든 강의가 끝났다.(이 책은 강의 순서가 아닌 『법화경』의 목차에 따랐다.)
미국인 제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이기 때문에 대승의 요지뿐 아니라 행간과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직 불법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 제자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법화경』 자체가 비유로 점철된 경전이기 때문이다. 이 비유가 담고 있는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이해’에서 출발해 ‘불교 교리의 체계’, ‘대승의 출현과 발현’, ‘법화 사상의 요체’를 사다리 타듯 하나하나 밟고 올라가야 한다. 덕분에 『법화경』에 처음 입문하는 불자들은 물론 그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보고 싶은 유학인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선(禪)과 정토 수행으로 중국에서 이미 일가를 이룬 선화 상인이 불법의 불모지 미국에서 제자들을 상대로 한 강연은 그래서 21세기 『법화경』을 공부하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