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일본의 한 여성 서예가가 세계에서 가장 큰 사경작품 <반야심경>을 전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교도통신과 NHK등 일본 언론들은 화제의 주인공 33세의 가나자와 쇼코(Shoko Kanazawa)씨의 전시를 일제히 보도했다. 쇼코씨는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에 있는 료운지(龍雲寺 Ryoun-ji)에서 높이 4미터, 길이 16미터의 초대형 반야심경을 전시하고 있다.
그녀가 이 작품을 쓴 것은 지난 2015년. 에히메 현 이마바리에 있는 센유지(仙遊寺 Senyu-ji)에서 자신의 서른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원하는 크기의 종이가 없어 높이 4미터, 길이 2미터의 중국 종이를 주문했다.
작품이 공개되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가장 큰 고비는 거대한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다. 료운지의 키미야(Kimiya)스님이 작품전시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작품 크기가 법당의 크기보다 2배가 넘는 것을 알고는 고민에 빠졌다. 결국 키미야 스님은 작품을 전시할 열반당을 건축가와 상의해 작품전시를 할 수 있는 크기로 확장했다.
료운지의 열반당은 전시를 위해 확장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개관식을 가졌다. 쇼코씨는 개관식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개관이후 4만명이 넘는 사람이 쇼코씨의 작품을 보기 위해 다녀갔다.
쇼코씨는 1985년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났다. 그녀의 어머니 야스코씨는 그녀가 자칫 사회에서 소외될까 두려워했다. 서예를 가르치던 교사였던 어머니 야스코씨는 쇼코가 5살때부터 서예와 그림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어린 쇼코는 10살 때 처음으로 반야심경을 사경할 수 있었다. 힘들어하는 딸을 위해 인내심을 가르치며 그녀를 지켜봤다. 쇼코는 20살이 되던 해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
어머니 야스코씨는 “쇼코의 서예와 사경작품에 대해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저는 쇼코의 상태를 숨기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쇼코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이를 위해 전시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쇼코씨는 개인전을 가진 후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후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1000여회가 넘는 전시회를 가졌다. 그녀의 작품을 소장한 박물관도 4곳이 생겼다.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하며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심어줬다.
그녀의 작품에는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눈물겨운 노력과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일어서려했던 의지가 담겨있다. 사람들은 작품을 보며 그녀의 노력에 감탄한다. “우리는 얼마나 사소한 장애에 무릎꿇고, 어쩔 수 없는 숙명에 고개숙이는가”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