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불교영화들이 선보이고 있다.
극영화부문에서는 티벳 감독 페마 체덴이 연출한 ‘진파(Jinpa)’가 관심을 모은다. 영화 ‘진파(Jinpa)’는 광활한 고원지대를 달리던 영화의 주인공 트럭운전사가 로드 킬로 죽어가는 양과 누군가를 죽이러가는 젊은 히치하이커를 태워주면서 전개된다. 평범한 하루의 삶이 두 죽음을 맞닥뜨리며 삶의 숭고함과 죽음의 비루함을 판타지속에서 표현된다. 티벳 출신 감독 페마 체덴이 티벳 현지에서 티벳어로 촬영했다. 티벳인의 일상속에서 티벳인들이 추구하는 피안의 영성을 찾아가는 감독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상영시간 86분, 컬러, 중국)
태국영화 ‘천국으로 흐르는 강’(감독 푸앙소이 악선사왕)은 죽은 엄마를 떠나보내는 주인공을 통해 삶과 죽음이 뒤섞이는 현재의 모습을 통해 기억의 의미를 묻는 영화다. 극 영화의 구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은 다큐멘터리 방식을 따라감으로써 생사가 동시에 존재하는 사실감을 불러일으킨다. (상영시간 77분, 컬러, 태국/독일)
스스로 불교신자임을 밝힌 대만 차이밍량 감독의 신작 ‘너의 얼굴’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영화 ‘너의 얼굴’은 감독의 페르소나인 영화감독 이강생의 인터뷰를 통해 전개된다. 이강생은 배우의 몸짓을 버리고 인간의 자리로 돌아와 자신의 학창시절과 어학공부에 대해 말하는데 배우의 자리에서 인간의 자리로 되돌아가서 자신의 연기를 완성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대만의 예술영화 감독으로 ‘비정성시’의 허우 샤오시엔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감독으로 불리는 차이밍량은 2012년부터 만주장정이라는 특이한 연작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이번 작품이 이 연작시리즈와 어떤 관련성을 담을지도 주목된다. (상영시간 77분, 컬러, 대만)
일본 영화 ‘일일시호일’(감독 오모리 타츠시)은 ‘다도(茶道)’가 소재다. 스무 살이 된 소녀가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다도를 통해 구원과 안식처를 찾는다는 평범한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어렵고, 까다로운 규범을 가진 다도를 통해 소중하게 지키고 싶은 가치를 찾는다는 이야기. 차분한 연출과 밀도있는 연기가 볼만하다. (상영시간 100분, 컬러, 일본)
단편영화 ‘슈퍼 동자승’(감독 셰낭 기암조 타망)은 액션영화를 즐기는 열한 살 동자승 타쉬와 타쉬가 만난 군복 입은 소년의 이야기다. 동자승 타쉬가 만난 소년은 소년 병사였던 것. 절에 들이다겨 소년병을 찾는 정부군과 반란군을 둘러싼 상황과 두 소년의 우정이 동화같이 그려지는 영화다. 감독 셰낭 기암조 타망 (Shenang Gyamjo TAMANG)은 10년 가까이 부탄, 인도, 네팔 등지의 사원을 돌며 티베트어를 가르치는 구루다. 영화현장을 돕다가 켄체 노르부 감독으로부터 영화를 배웠으며, 처음 연출한 영화 <새의 해>는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단편경쟁에 상영됐다.(상영시간 18분, 컬러, 대만/네팔).
애니메이션 '몽키 매직'(감독 마시하이 )은 동양 최고의 판타지 고전인 『서유기』를 현대적 재해석한 영화다. 주인공 손오원이 여의봉을 구해 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손오공이 사는 화과산으로 떠나 그곳에서 만난 전설의 원숭이 왕 손오공에게 여의봉을 얻기 위한 이야기와 여의봉을 지키기 위한 모험이 펼쳐진다는 스토리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불리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과 해운대일대 5곳의 영화관 30개 스크린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는 79개국 32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