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우리를 찾아 온 부처님]
이제 청소년기에 있는 저의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놀던 어릴 때가 가끔은 그리운가 봅니다. 학교 생활에 지칠 때면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어릴 때가 좋았어!". 이 때마다 저는 무슨 큰 비법이라도 있는 양 아이들에게 말하지요. "다시 어릴 때로 돌아 가고 싶지?" 이런 제 말에 아이들은 네, 하고 답하고는 눈을 반짝이며 저의 다음 말을 기다립니다.
"너희들이 나중에 너희같은 아이들을 낳게 되면 그 때 다시 돌아 갈 수 있단다!" 무슨 대단한 비법이라도 나올 줄 알았던 아이들은 저의 이 말에 피이 웃음을 터뜨리며 어처구니 없어 합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제가 어릴 때 돌아 가고 싶느냐는 말만 나오면 피이 하며 저를 상대도 하지 않지만요..
아이들은 우리를 찾아 온 부처님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통해 잊어 버렸던 어릴 때 그 고운 마음들을 다시 되살리게 되고, 아이들을 통하여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을 다시 가게 됩니다. 아이들이 아기일 때는 우리도 아기 시절로 가고, 아이가 유치원, 초등학교를 갈때면 우리도 가슴 벅차던 그 시절로 돌아 갑니다.
하늘은 푸르고 맑기만 하던 시절. 아무리 놀아도 하루 해는 하늘에 깔깔 거리며 떠 있고 달, 꽃, 시냇물이 정답게 우리에게 이야기 하던 그 곱고 맑았던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아이들이 아니면 우리는 결코 그 때 그 시절-밤하늘의 별들은 반짝이고 은하수는 산너머 끝없던 그 신비롭고 환희롭던 때로 가지 못할 것입니다.
또 우리는 아이들을 통해서 철 없는 삶을 청산하고 성숙한 삶으로 향하게 됩니다. 나만 제일이고 나만 위해 살던 그 삶을 청산하고,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삶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 우리는 배우게 됩니다. 제 아무리 망나니같은 분들도 아이들을 위해서는 겸허하고 인내하고 노력할 줄을 압니다. 정녕 아이들은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시는 작은 부처님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같이 무한 경쟁 시대에 사회에 나갈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리고 뒷바라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저는 그다지 좋은 부모가 되지도 못하나 어쨌든 저는 저를 찾아 온 작은 우리 부처님들을 공양 잘 하려 합니다. 그래서 저의 공양 듬뿍 받으신 우리 부처님들이 마침내 사회에 나가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그들의 좋은 벗이 되는 날, 저는 삼세의 모든 부처님 전에 다함없는 감사와 찬탄을 올리겠습니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