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하고 장엄한 법당의 이미지가 변하고 있다. 사찰의 법당이라고 하면 근엄한 불상과 후불탱화 혹은 각종 법구와 장식으로 장엄된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물론 아직도 대부분의 법당은 그러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다른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도쿄의 아라카와구의 코우묘지(光明寺). 정토진종 본원사파 소속의 도심 사찰이다. 잘 정돈된 정원과 깔끔하게 관리되는 사찰의 모습의 일반적인 일본 사찰과 다르지 않다. 이곳의 법당에서 지난 10일 색다른 법회가 열렸다.
이른 바 <프로젝션 맵핑 법회>가 그것이다. 중앙에 모셔진 아미타여래 입상만 그대로이고, 나머지 법당의 벽면은 마치 극장의 스크린 처럼 화려하게 변화하는 법회다.
프로젝션 맵핑은 건물의 외벽이나 내부 벽면에 대형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컴퓨터그래픽 화면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코우묘지(光明寺)에서 구현된 법회의 테마는 <지옥과 극락정토>였다.
한가로운 삶의 모습과, 화려한 꽃, 물결 치는 숲속의 나무, 새소리가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보여주고, 이어 까마귀떼의 불길함, 붉은 지옥의 불, 끓어오르는 용암과 아비규환의 지옥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지옥속의 두려움이 극에 다다를 무렵 나타나는 스님과 독경,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평온함이 이 법회에서 표현된다. 그리고 투명하게 파랗게 드러나는 벽면의 모습에 아미타여래입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색의 빛과 황금색 극락정토의 이미지가 펼쳐진다.
코우묘지(光明寺)가 이러한 법회를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카미 주지 스님은 “이것이 본래 사찰의 모습”이라고 산께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와카지 스님은 “과거 사찰은 그 시대의 문화와 의학 등의 최신의 지식이 모여 있었던 곳이었다”며 “사람을 모아 최신 문화와 지식을 전파하는 역할이야 말로 사찰의 본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젝션 맵핑 법회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는 것이야말로 도심사찰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 프로젝션 맵핑 법회와 법문은 이와카미 주지스님의 고안으로 마련된 것이다.
“사실 지옥은 저 세상 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왕따, 스트레스를 겪는 지금이 지옥일지로 모릅니다. 누구나 어떤 계기에 의해 현실속의 지옥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이겨낼 힘을 주어야 할 곳이 불교의 의미입니다”
이와카미 스님은 불교와 사찰의 의미에 대해서도 간명하게 정리했다.
코우묘지가 프로젝션 맵핑 법회를 처음 개최한 것은 올해 3 월. 참가자의 40%가 40세 미만의 젊은 층이었다. 반응도 좋았다. 불교를 소재로 한 프로젝션 맵핑 법회에 대해 “재미 있었다”거나 “새로운 감각에 놀랐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관심이 생겼다” 는 등 긍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코우묘지는 8월에 열리는 법회에서는 <부처님의 젊은 시절>을 소재로 한 영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