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부처님 오신날 행사인 베삭 축제와 관련해 싱가포르불교연맹 (SBF : Singapore Buddhist Federation)이 불교도들의 방생행사의 제고를 촉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싱가포르 인터넷 신문 <스트레이트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불교연맹은 “야생동물이 아닌 인간에 의해 대량으로 양식되는 생명을 야생에 그대로 풀어놓는 것은 생명을 보호하는 불교의 가르침에 일치하지 않는다”며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불교도들은 올해 부처님 오신날 행사일인 5월 29일 베삭(Vesak) 축제를 맞아 전통적으로 물고기와 새, 거북이, 귀뚜라미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을 생명존중의 의미를 담아 야생에 풀어주는 방생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야생에 방생된 동물의 80-90 %가 방생된지 하루 안에 죽고, 살아남은 동물 역시 지역 생태계의 균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방생에 동원되는 많은 동물들이 야생동물이 아니고, 인간에 의해 대량으로 양식되는 동물이기 때문에 야생으로 돌아갈 경우 하루 안에 대부분 죽게 돼 방생의 의미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싱가포르의 국립 공원위원회 (National Parks Board)는 방생행사를 통해 동물을 자연보호구역으로 풀어 내지 못하도록 대중적인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또 무단으로 동물을 자연에 풀어 놓은 사람들에게는 적발 시 최고 5만 싱가포르 달러 (약 3천 5백만원)의 벌금형이나 6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싱가포르불교연맹은 방생 행사 보다 육식없는 식단을 채택하거나 동물보호활동을 벌이는 단체나 동물보호소 등을 지원하는 것이 위기를 겪는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왕립인류학연구소의 찬 초우 와(Chan Chow Wah)는 스트레이츠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상황에 있는 동물을 방생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대부분 방생을 위해 판매되는 동물들은 대량으로 양식되는 동물들이며 이들을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생태환경조건에서 방생할 경우 자연상태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찬 연구원은 “전통적 방식의 방생보다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선택하면 보다 많은 동물들을 구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