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이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특별전시 두 개를 동시에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는 백제석탑을 테마로한 사진작품을 전시하는 <백제탑의 흔적을 찾아서 - 사비에서 금골까지>와 근대 불교미술의 선구자, 일섭스님의 삶과 예술을 다룬 특별전 <금용 일섭(1900-1975)-근대 부처를 만들다>이 그것이다.
지난 14일부터 7월 1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 전시관 중앙홀에서 열리는 <백제탑의 흔적을 찾아서 - 사비에서 금골까지>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문화재사진연구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특별전시회다. 이번 특별전에는 우리 문화재 가운데 석탑을 소재로 문화재사진연구소 회원들이 촬영한 대표적인 사진작품 25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백제계 석탑의 흔적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사비(지금의 부여)에서 금골(지금의 진도)까지 백제탑 및 백제양식을 계승한 석탑을 한자리에 모아 백제탑을 재조명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작품은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강진 금곡사 삼층석탑, 곡성 가곡리 오층석탑, 진도 금골산 오층석탑, 화순 운주사 거북바위 교차문 칠층석탑 등을 소재로한 사진 25점이다.
18일부터 7월 1일까지 열리는 근대 불교미술의 선구자, 일섭스님의 삶과 예술을 다룬 특별전 <금용 일섭(1900-1975)-근대 부처를 만들다>는 호남 출신의 금어로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사찰에 불상과 불화, 단청 작품을 남긴 금용 일섭 스님의 삶과 예술세계를 더듬어보는 전시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부 ‘전통에서 배우다’에서 조선 말기에 활약했던 스승들과 함께 만든 일섭의 초기 작품을 소개하고 2부에서 ‘근대 불교미술계를 이끌다’로, 스승에게서 독립하여 불교미술품을 조성하기 시작한 일섭이 근대 불교미술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의 중요한 사건들을 조명한다. 3부 ‘대금어의 길’에서는 일섭이 40~50대에 조성한 대작들을 소개한다. 이 시기 일섭은 많은 후배와 제자들을 이끌고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였다. 높이 4m 이상의 대형 후불도(後佛圖)*를 조성하거나, 한 사찰의 불상‧불화‧단청을 모두 조성하는 등, 대규모 불사를 행하는 종합 예술가의 면모를 보인다. 4부는 ‘장인에서 예술가로’ 라는 주제로, 근대 불교미술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제자 양성에 힘쓴 일섭의 면면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현대 불교미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몇몇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불교적 도상에 충실하면서도 재료와 기법을 달리한 웹툰 작가의 팔상도, 대리석 조각가의 불상, 철 조각가의 사천왕상 등 현대 작가들의 기발한 불교미술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