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란 무엇인가?]---욕심과 원의 차잇점
욕심과 원은 얼핏 보면 말만 바뀐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원과 욕심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릅니다.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한 생각 차이에 세상이 바뀌는 것입니다.
첫째, 욕심은 '내가 있는 것'이요 원은 '내가 없는 것'입니다.
내가 없으니 남이 있을 리도 없습니다. 나라는 것이 있을 때는 남이라는 그림자가 지지만, 나라는 것이 없으면 그림자가 질 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욕심을 원으로 바꾸면 나와 남이 없어지고 우리 모두의 일이 되어 한 마음으로 함께 가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욕심은 '내가 하는 것'이요 원은 '부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하시는 일이니 장애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일체 중생을 구하시겠다, 한 중생도 구제되지 못하면 지옥 끝까지 따라 가서라도 끝끝내 저 중생 구제하겠다, 이런 거룩한 원을 수 없는 세월 동안 세우시고 저희를 위해 윤회의 고달픈 길을 수없이 오가신 분이 바로 부처님입니다. 또한 세상에서 제일 좋은 현미경을 동원해 샅샅이 살펴 보더라도 그 마음에 남을 해치는 곳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분이 부처님이십니다. 오로지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마음만 가득 찬 분이 부처님인 것입니다. 이런 부처님이 하시는 일이므로 조금이라도 어긋날 수가 없으며, 또한 한 중생도 기쁘지 않거나 반대하는 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원으로 하는 일은 일마다 즐겁고 어려울 때마다 도와 주는 분이 생기며 성취할 때마다 잘한다, 하고 일체 중생이 같이 기뻐하는 것입니다.
셋째, 원은 부처님에 대한 '약속'이요 '맹세'입니다.
우리는 흔히 부처님 앞에 무엇을 (해) 달라고 하는 것을 원이라고 착각합니다. '부처님, 무엇 무엇하게 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해 놓고 자신은 '원을 발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러나 무엇을 달라고 하는 것은 원이 아닙니다. 원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은 부처님에 대한 약속, 부처님에 대한 맹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불교의 원은 맹세할 '서(誓)'를 같이 써 '서원(誓願)'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총원인 사홍서원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또한 '무엇을 해 주십시오~'하는 마음은 '거지 마음' 입니다. 달라고 하면 주고 싶어도 갑자기 주기 싫어지는 것이 우리 마음입니다. 그리고 '해 달라 , 주십시오' 하는 마음은 의존적인 마음이요 어두운 마음입니다. 어두운 마음을 내는데 밝은 원이 이루어질 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밝은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밝은 생각, 밝은 마음을 부처님께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밝은 마음, 그것은 바로 부처님께 내가 적극적으로 맹세를 하는 것이요 부처님께 나의 각오를 약속 드리는 것입니다. '부처님, 제 소원을 이루어 주십시오' 하는게 아니라, '부처님, 제가 이러저러한 일을 하여 부처님 꼭 기쁘게 해 드리겠습니다...' 이러는 것이 원입니다. 달라는 사람은 부담스럽지만 약속하는 사람은 대견스러운 법입니다. 우리는 부처님 전에 이렇게 밝은 마음을 공양 올려야 할 것입니다.
불자님들! 모두 모두 욕심 대신 원을 공양 올려 보시옵소서! 보살은 서원으로 깨달음에 이른다는 말씀도 있듯, 우리는 원으로 성장하고 성숙합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무겁고 힘들어지는 욕심이 아니라, 가질수록 밝아지고 성장하는 크나큰 서원의 아침을 날마다 맞이 하시기를,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 전에 발원 드려 봅니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