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출판사가 발간한 박찬일 셰프의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와 폴 쇼워스의 동화책 <소리산책>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7 하반기 세종도서로 선정됐다. 또,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 ‘올해의 불서’ 우수상에 장현갑 영남대 명예교수의 신간 <심리학자의 인생실험>이 선정됐다. 이로써 불광출판사는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로 선정된 선재스님의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와 원더박스의 <내가 세계를 지배한다면>을 포함해 총 5종의 도서가 주요 우수도서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된 『소리 산책』은 아빠랑 강아지랑 함께 동네와 공원을 걸으며 경험하는 다채로운 소리의 축제를 그린 동화책이다.
아빠 구두 소리, 강아지 발톱 소리,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딱따구리 소리가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표현되었고, 동네와 공원의 정다운 풍경은 산뜻한 수채화로 되살아났다. 뉴욕타임즈 편집장을 역임한 폴 쇼워스가 글을 썼고,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문혜진 시인이 번역했다.
어린이들에게 소리에 집중하며 걷는 경험을 통해 약동하는 생명의 기운이 몸과 마음에 넘쳐흐르는 체험을 해줄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글 잘쓰는 셰프로 유명한 박찬일 셰프의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는 이탈리아 요리를 전공한 서양음식 셰프가 자연에서 막 거둔 재료에 과장이 없는 조리 과정과 양념을 더한 최선의 맛을 찾아 산과 들, 바다를 누빈 기록이다.
여정에는 정관, 선재, 대안, 우관, 적문 스님 등 사찰음식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열세 분의 스님이 동행했고, 농부들은 그들이 일구는 땅으로 기꺼이 안내했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땅에서 자라는 작물이 가장 성숙한 때를 기다렸다가 손수 거두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섬세한 셰프의 감수성으로 표현했다.
월간 불광에 3년 여 동안 계속된 산과 들, 바다가 내준 부엌에서 차려낸 맛의 성찬을 따라간 여정의 소박한 기록이다.
올해의 불서 우수상에 선정된 장현갑 영남대 명예교수의 <심리학자의 인생실험실>은 한국 심리학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장현갑 선생의 학자로서의 화려한 경력 뒤에 숨겨진 남모를 고통을 극복한 치유 이야기다.
장현갑 선생은 어린 시절 공부만 잘하던 왕따에 외톨이였으며, 이로 인한 극심한 트라우마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우울증과 의존성 성격장애를 앓았던 경험을 갖고 있다. 또 지병인 고혈압과 심장질환에 시달리며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끔찍했던 사건은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객원교수로 있을 때 겪었던 끔직한 사고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잊고 싶은 인생 경험을 솔직하게 토로한다. 이유는 단 하나다.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어떤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삶의 지혜”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다.
그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스런 현실에 직면해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그 핵심이 바로 인생의 괴로움을 저절로 덜어내는 뇌와 마음의 자기치료다. 긍정적인 생각이 뇌의 구조를 바꾸고, 뇌가 건강하고 행복해지면 괴로움의 본질인 번뇌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 또한 몸의 면역 기능이 상승해 질병의 예방과 치유에도 효과적이다.
한편 상반기 세종도서로 선정됐던 <선재스님의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는 요리사가 많아지고 맛있는 음식은 넘쳐나지만, 한편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현실을 꼬집으며 사찰음식에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한 이야기다.
선재스님에 의해 사찰음식이 산문山門을 나와 대중의 곁으로 내려온 지 30여 년. 그동안 사찰음식은 우리 곁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움직여 왔는지 선재 스님이 30년 넘게 ‘음식 수행자’로 살면서 그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묶었다.
‘삶의 근본으로서의 음식이란 무엇인가’, ‘몸과 마음과 음식은 어떤 관계인가’, ‘수행자의 음식이 현대인에게 왜 절실한가’ 등, 여기에 ‘한국인이 사계절 꼭 먹어야 하는 사찰음식 51가지’ 등 일상에서 당장 해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레시피를 담았다.
이를 통해 스님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 음식과 생명의 가치, 곧 모든 생명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음식은 곧 생명, 먹는다는 것은 곧 산다는 것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만화책 <내가 세계를 지배한다면>은 사회를 이루는 요소와 정치의 역사를 아우르는 흥미로운 플롯으로 대안적 사회 시스템을 살펴보고 상상하는 신개념 사회 탐구 만화다. ‘내가 세계에서 하나뿐인 통치자가 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만화로 표현한 책이다.
『내가 세계를 지배한다면』은 이 같은 저자의 개인적이고도 야심만만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우리 모두 한번쯤 그런 상상을 해보지만, 그다음 단계로까지 상상을 밀고 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이 만화가는 자신의 ‘사고 실험’을 강행한다. 일단 유일한 통치자로서의 복장을 마련해 입고(역사 속 여러 통치자의 의복과 그 상징을 알아보는 것도 코스에 포함!) 본격적으로 현안을 살피기 시작한다.
어떻게 세계 시민을 통치할지 궁리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정치 체제와 이념, 금융과 경제, 인구 문제와 종교, 선전과 미디어 등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의 역사와 현재를 둘러본다. 여기에는 초중고 사회 교과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다루는 세계 역사 속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핵심적 주제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나아가 갈수록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현실을 획기적으로 타개할 만한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대안적 아이디어들도 두루 탐구한다. 그리고 ‘자기 맘대로’ 선택하고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