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그림자는 누구 것?]
어느 상인이 여름 날, 먼 길을 가기 위해 당나귀 한 마리를 빌렸습니다.
상인은 당나귀 주인이 이끄는 나귀를 타고 설레설레 먼 길을 떠납니다.
하루 이틀, 지나고, 길은 계속 됩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어느 들판에 이르렀을 때 두 사람은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작열하는 태양을 피할 곳이 없어 그림자 있는 곳을 찾던 상인은 마침 당나귀 서 있는 곳에 나귀의 그림자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옳커니! 상인은 쾌재를 부르며 나귀 그림자 아래 더위를 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나귀 주인이 오더니, 그림자는 내 것이니 자기가 쉬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인은 기가 막혔습니다.
" 아니, 이보시오, 내가 이 나귀를 빌렸으니 당연히 그림자도 내 것이지 않소?"
성이 나서 고함치는 상인을 보고 주인 역시 흥분하여 주장합니다.
"당신이 빌린 것은 내 당나귀지 그림자가 아니지 않소? "
그 말에 다시 열받은 상인이 더 크게 소리 칩니다.
"아니, 이런 경우 없는 사람 봤나? 당나귀를 빌리면 당연히 그림자도 빌린 사람
것이지, 무슨 그림자를 따로 빌리오?"
주인은 주인 나름대로 기가 막힙니다. 이 더위에 나도 좀 쉬어야겠는데, 아니, 나귀만 빌린거지 어디 나귀 그림자까지 빌린다고 하였남? 나귀 주인은 나니까 어디까지나 그림자는 내 것인데 상인이 우기니 기가 막혀도 너무 막히는 것이었습니다.
상인은 상인 나름대로 그림자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나귀 주인이 야속하고 비정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해가 질 때까지 네가 너무 하니 하며 다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당나귀는 고삐를 풀고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나요?...
불자님들! 당나귀 그림자는 과연 누구의 것일까요?
항상 내 입장에서는 내가 진리인 법입니다. 아시는 분은 저에게 연락 하시기 바랍니다...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