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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뜻과 절개를 굳게 지녀
몸을 꾸짖어 게을리하지 말며,
그른 줄을 알면 선한 데로 옮겨
허물을 뉘우쳐 고치고
부드럽게 조화되어야 합니다.”
但堅志節하야 責躬匪懈하며
知非遷善하야 改悔調柔어다.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의
큰 뜻을 품은 수행자가
어찌 일신의 안위를
돌보겠습니까.
늘 첫 마음을 상기하여
게으름을 물리치고,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 합니다.
부드럽고 조화롭게
대중 속에서 화합합니다.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의 의미는 ‘온갖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착한 일은 받들어 행하라’라는 뜻입니다.
30
“부지런히 닦으면
관하는 힘이 더욱 깊어지고,
갈고 닦으면 수행이
더욱 청정해질 것입니다.”
勤修而觀力이 轉深하고
鍊磨而行門이 益淨하리라.
옛 어른스님들께서는
이 공부를
‘초고추장에 고드름 찍어 먹는 맛’
또는 ‘죽 떠먹은 자리’ 등으로
비유하셨습니다.
처음엔 도무지 뚜렷한 맛도
표가 나는 진전도
없는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바보처럼 닦다 보면
득력得力을 하게 될 때가
반드시 오게 됩니다.
지치지 않고 묵묵히, 부지런히
닦아야 할 일입니다.
31
“길이 불법을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일으키면
도를 닦는 업이 항상 새로워지고,
항상 기쁘고 다행스럽다는 마음을 품으면
마침내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長起難遭之想하면
道業이 恒新하고
常懷慶幸之心하면
終不退轉하리니
사람 몸을 받아
부처님 가르침 만나기가
맹구우목盲龜遇木*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불법을 만났으니,
이 귀한 인연에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마음을 늘 가슴에 품고
발심·정진한다면,
경계에 의심하고
장애에 주저앉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맹구우목盲龜遇木은 『잡아함경雜阿含經』 제15권 「맹구경盲龜經」에서 나온 말입니다.
눈 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바다 위로 머리를 내는데, 구멍 뚫린 나무 한 토막 만나
그 구멍 속으로 머리를 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만큼 사람 몸 받기 어렵다는 비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