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은 붓다의 가르침이 담긴 기계다. 과장된 말로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실이다.
위의 영상은 아이폰의 기본 앱인 <건강> 앱에 나오는 영상들이다. 50초가량의 앱을 관통하고 있는 철학은 바로 연기법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심어놓은 삶의 철학이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삶의 균형을 잡아야 하며, 마음챙김의 삶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연기와 중도와 명상수행이 아이폰이라는 기계에 담겨 있다. 다만 그것을 종교적 의미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로 설명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알려진 대로, 선불교에 누구보다 심취했던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느꼈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를 여행하기도 한다. 그즈음 그가 읽었던 책이 바로 쵸감 트룽파 린포체(Chogyam Trungpa Rinpoche)의 ‘영적 물질주의를 해부하다(Cutting through Spiritual Materialism)’나 인도의 영적 스승 파라마한사 요가난다(Paramahansa Yogananda)가 집필한 ‘영혼의 자서전(Autography of a Yogi)’ 등이었다.
애초에 잡스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힌두교였다. 그러나 인도를 여행하며 힌두교의 숙명론이나 차별에 실망한다.
인도여행을 다녀온 후 잡스는 스즈키 순류 선사의 <선심초심>등을 읽으며 불교를 다시 보게된다.로스 알토스에 있는 하이쿠 선원에서 선수행을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잡스는 스즈키 선사의 제자였던 코분치노 오토가와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는다.
잡스는 훗날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출가하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스승이었던 오토가와 스님은 잡스의 출가를 만류한다. 대신 “미래를 바꿀 큰일을 하라”고 조언한다.
잡스와 오토가와 스님의 관계는 계속 이어진다. 그는 애플을 창업해 큰 성공을 이루었지만, 이사회로부터 쫓겨난다. 애플에서 해고된 후 기업용 컴퓨터 회사 넥스트를 창업했을 때 잡스는 오토가와 스님을 회사의 공식적 조언자로 영입한다. 로렌 파월과의 결혼식에는 오토가와 스님이 직접 주례를 서기도 한다.
<I-mind>의 작가 김범진은 잡스가 선수행자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정신은 단순, 파격, 직관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단순한 디자인, 본질을 꿰뚫는 파격, 그리고 생각의 함정을 빠져나오는 직관의 힘이 구현된 것이 바로 아이폰 이었다는 것이다.
아이폰의 디자인이나, 기능, 곳곳에 숨겨진 콘텐츠를 살피다보면 그러한 판단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위의 영상을 통해 보듯, 연기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중도의 균형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러하기 위한 마음챙김 수행을 보여준다. 물론 불교를 드러내지는 않는다.